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 시상대 제일 위에 섰다. 막판 대역전극으로 이뤄낸 감동적인 금빛 레이스만큼이나 '맏언니' 이소연(33·스포츠토토)부터 챙긴 시상식도 감동을 안겼다.
최민정과 김길리(이상 성남시청) 노도희(화성시청) 심석희(서울시청)로 구성된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4초014의 기록으로 이탈리아(4분4초107), 캐나다(4분4초314)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결승선 4바퀴를 남기고 이뤄낸 대역전극이었다. 3번째로 레이스를 펼치던 한국은 최민정이 캐나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선 뒤, 마지막 주자 김길리가 결승선 2바퀴를 남기고 이탈리아까지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김길리는 선두를 마지막까지 지켜낸 뒤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앞서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최가온(세화여고)에 이어 한국 선수단 대회 2번째 금메달이자 쇼트트랙 종목에서 나온 한국 대회 첫 금메달이다. 이번 대회를 포함해 역대 9차례 대회 가운데 무려 7번째 금메달(은메달 1개)을 차지하며 이 종목 '세계최강' 입지를 재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여자 대표팀은 이후 시상식에서도 감동적인 순간을 연출해 냈다. 동메달(캐나다)과 은메달(이탈리아) 선수들이 먼저 시상대에 오른 뒤 마지막 '금메달' 한국 선수단 차례. 이소연을 중심으로 나란히 5명의 선수가 섰는데, 다른 4명의 선수는 이소연이 오르기 전에 먼저 시상대에 발을 내딛지 않았다. 대신 이소연이 먼저 시상대에 오를 수 있도록 양옆에서 제스처를 취하며 기다렸다.
이소연을 위해 동생들이 준비한 일종의 세리머니였다. 1993년생인 이소연은 2012년에 처음 국가대표가 됐으나, 이번 대회가 생애 첫 올림픽일 만큼 그동안 올림픽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그러나 2025~2026시즌 국가대표 선발전 4위에 오르며 마침내 올림픽 무대에 섰다. 이번 대회에선 개인전엔 나서지 못했으나 대신 단체전 계주에서 힘을 보탰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역대 최고령 기록을 세우며 계주 준결승에 나섰던 이소연은 한국이 예선 전체 1위로 결승에 오를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다만 19일 결승 무대는 나서지 못했다. 5명이 계주 엔트리를 꾸린 한국은 준결승에선 이소연이, 결승에선 노도희가 각각 출전했다. 이소연은 결승전에선 직접 레이스를 하진 못한 채 동생들을 간절하게 응원했다. 다행히 여자 대표팀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 무대는 함께 뛰진 못했지만, 대회 내내 동생들을 잘 이끌고 앞서 준결승에서도 힘을 보탠 '맏언니' 이소연을 동생들은 잊지 않았다. 김길리는 "다 같이 맏언니를 돋보이게 해 주자고 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언니가 먼저 올라간 뒤에 올라가자고 했다"고 했다. 덕분에 이소연은 환하게 웃으며 꿈에 그리던 올림픽 시상대 제일 위에 가장 먼저 섰고, 그 이후에야 다른 선수들도 시상대에 올라 기쁨을 표출했다. 밀라노의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도 대회 처음으로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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