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국 야구 대표팀의 중심 타자로 성장한 문보경(26·LG 트윈스)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한일전 도중 오타니 쇼헤이(32·LA 다저스)와 나눈 대화도 공개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2009 WBC 대회 이후 무려 17년 만에 2라운드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비록 도미니카공화국과 8강전에서는 실력 차를 드러내며 0-10,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떠안았지만, 문보경이라는 확실한 국제용 타자를 발견한 건 큰 수확이었다.
문보경은 귀국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뭐랄까, 후련하기도 하고, 되게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정말 많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또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의 경우, 단순한 메이저리거들이 아니라 올스타급 선수들이었다. 한 명, 한 명 배트를 치는 것을 되게 유심히 지켜봤다. 또 상대 선발로 나섰던 크리스토퍼 산체스 역시 지난해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를 했던 투수였다. 그런 선수의 공을 쳐볼 수 있었다는 건 좋은 경험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문보경은 산체스의 공에 대해 "한국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공이었다. 되게 좋았던 것 같다. 좋았다는 말밖에는 딱히 떠오르는 말이 없다"고 전했다.
문보경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첫 경기인 체코전부터 만루홈런을 터트리는 등 1라운드에서만 11타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WBC 1라운드 최다 타점 신기록이었다.
그는 "일단 개인 기록을 떠나 17년 만에 WBC 8강을 갔다는 것, 그리고 그 안에 제가 있었다는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WBC는 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각 나라에서 나오는 대회다. 그런 선수들과 겨루면서, 또 제가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것에 발전을 더 할 수 있었다고 느낀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타점 신기록에 관해 "사실 그런 기록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래도 MLB.com에 올라오고, 또 언제 올라올지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되게 좋았다"며 웃었다.
새롭게 생긴 '슈퍼문'이라는 별명에 대해서는 "일단 정말 마음에 드는 별명이다. 되게 멋있는 별명인 것 같다. 또 새로운 별명이 생기게 돼 정말 좋다. 다음이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더욱 성장을 해서 또 국가대표로 나가게 된다면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지금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둬 돌아오면 좋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빅리그에 진출하고 싶은 꿈도 생겼을까. 그는 "이번에 제가 나가서 생겼다는 건 아니고, 이전부터 항상 모든 야구 선수들의 꿈은 메이저리그 진출이라 할 수 있다. 언젠가 기회가 왔을 때 도전할 수 있다면 도전해보고 싶다. 그런 생각은 늘 했다. 더욱 열심히 해 좋은 선수가 돼서 그런 자리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상적이었던 상대 선수는 누구였을까. 문보경은 "주니어 카미네로(탬파베이 레이스)였다. (류)현진 선배의 땅바닥 쪽으로 향하는 커브를 그냥 안타도 아닌, 장타로 연결하더라. 괜히 최고의 MLB 올스타급 선수가 아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고 치켜세웠다.
오타니와 있었던 뒷이야기도 들려줬다. 문보경은 1라운드 한일전에서 7회말 파울 타구 수비 도중 펜스와 충돌, 아찔한 장면을 연출한 바 있다. 당시 1루수였던 문보경은 이어진 7회말 오타니가 자동 고의4구로 출루하자, 1루에서 오타니와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보경은 "괜찮냐며 영어로 말을 걸어주더라. 그래서 괜찮다고 했던 것 같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상대 선수의 몸 상태까지 걱정해주는 오타니의 품격이 드러난 장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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