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의 두 슈퍼스타, 쇼헤이 오타니(32·LA 다저스)에 이어 '청정 홈런왕' 애런 저지(34·뉴욕 양키스)까지 오는 2028년 LA 올림픽 출전 의지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메이저리그(MLB) 톱스타들의 잇따른 '올림픽 찬성론'에 사무국의 선수 차출 허용도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화려한 잔치를 앞둔 한국 야구 앞에는 '6개국 제한'이라는 바늘구멍 예선 통과라는 냉혹한 현실이 놓여 있다.
애런 저지는 1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도미니카 공화국과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전을 앞두고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야구의 세계적 성장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날 저지는 "이번 WBC의 가장 놀라운 점은 각국을 대표하는 '최고 중의 최고 선수들이 모였다는 것"이라며 "전 세계 어린아이들이 TV를 통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들이 국가대표 자부심을 갖고 뛰는 모습을 보는 것이야말로 야구를 성장시키는 올바른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저지가 향후 야구계의 주요 이벤트로 '올림픽'을 직접 언급했다는 점이다. 저지는 "우리 앞에는 올림픽이 있고, 다음 WBC가 있으며, 곧 시즌도 개막한다. 이 모든 것은 다음 세대를 위해 야구를 키워나가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산케이 스포츠와 스포츠 호치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타니는 베네수엘라에 패한 뒤 "아직 출전권을 따낸 것은 아니지만 복수를 위해 도전해보고 싶다"며 올림픽 출전 의사를 밝힌 데 이어, MLB를 상징하는 또 다른 아이콘인 저지까지 힘을 보탠 것이다.
슈퍼스타들의 이 같은 발언은 MLB 사무국과 구단주들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는 결정적 동력이 되고 있다. 그동안 부상 위험과 시즌 중단 등을 이유로 올림픽 차출에 미온적이었던 MLB 사무국도 WBC의 흥행 성공과 미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인 만큼 선수들의 강력한 열망에 2028 LA 올림픽 정예 멤버 파견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 조항만 조율하면 된다는 보도까지 이미 나왔다.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야구 종목은 7월 중순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하지만 메이저리거들이 총출동하는 '드림팀' 대결을 지켜봐야 할 한국 야구의 처지는 낙관적이지 않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에 따르면 2028 LA 올림픽 야구 종목은 개최국 미국을 포함해 단 6개국만 본선 무대에 나갈 예정이다. 이미 이번 WBC에 할당된 아메리카 2개의 티켓은 도미니카 공화국과 베네수엘라가 따냈다. 남은 3개의 티켓을 두고 싸운다. 2027년 열리는 WBSC 프리미어12에서 아시아 국가 1장, '유럽-오세아니아' 국가 1장으로 배분될 전망이다. 2028년 3월(잠정 예정) 열리는 파이널 예선 토너먼트에서 대륙 안배 없이 1장의 티켓 향방을 정한다고 한다.
지난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 당시에도 6개국 체제로 운영되며 본선 진출권 획득 자체가 '전쟁'이었음을 감안하면, 전력 평준화가 가속화된 현재 아시아 및 세계 예선 통과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지난 2025년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가 공언한 대로 올림픽이 '야구의 월드컵'이 되기 위해서는, 한국 야구 역시 '이름값'에 기댄 안일한 준비가 아닌 환골탈태 수준의 전력 강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지의 말대로 세계 야구는 분명 성장하고 있고, 그 정점은 2028년 LA가 될 전망이다. 그 화려한 무대에서 한국 야구가 들러리가 아닌 주역으로 설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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