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시범경기라지만 정말 어쩌나 싶다. 통합 우승 2연패를 노리는 LG 트윈스가 필승조로 기대했던 선수들의 부진에 시즌 시작 전부터 골머리를 앓게 됐다.
LG는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 시범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14-13, 1점 차 신승을 거뒀다. 이로써 LG는 5승 1무 4패로 시범경기 3위를 유지했다. 삼성은 5승 5패로 LG에 0.5경기 차 뒤진 4위에 머물렀다.
이날 장·단 18안타를 몰아치며 14점을 뽑은 LG의 화력은 9회말 단 한 이닝에 모두 잊혔다. 염경엽 LG 감독은 14-6으로 앞선 9회말 여유 있는 상황에서 정우영을 올려 가능성을 시험했다. 최근 몇 년간 부진을 거듭하고 있던 정우영은 전성기와 달라진 자신의 몸 상태를 받아들이고 새롭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범경기 첫 등판부터 심각한 제구 난조를 보였다. 첫 타자 심재훈의 다리를 맞히더니 함수호의 타석에서는 아예 타석을 벗어나는 공으로 보는 사람도 불안케 했다. 결과는 함수호의 스트레이트 볼넷.
설상가상 윤정빈의 땅볼 타구마저 3루수 추세현이 처리해 주지 못하면서 무사 만루가 됐다. 결국 정우영은 전병우에게 스트레이트로 밀어내기 볼넷을 주면서 장현식과 교체돼 마운드를 떠났다. 이날 정우영이 던진 12개의 공 중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온 것은 단 1구였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필승조 장현식이 등판했다. 삼성 타석에는 육성 선수이자 우완 투수 홍승원이 들어섰다. 그런데 장현식은 좀처럼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집어넣지 못했다. 몸쪽 깊이 공을 연거푸 던지더니 기어코 홍승원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1루로 나가게 했다. 밀어내기로 투수 홍승원의 프로 데뷔 후 첫 타점이 탄생했다.
이후에도 삼성 타선은 장현식을 두들겼다. 류지혁이 3구째 직구를 가볍게 올려 쳐 좌중간 1타점 적시타를 쳤고, 김지찬 역시 중견수 희생플라이 1타점으로 점수를 냈다. 이해승은 아예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오는 장현식의 초구를 좌측 담장 밖으로 넘기면서 13점째를 만들었다. LG로서는 다행히 추가 실점은 없었다. 김헌곤과 심재훈이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LG는 1점 차 진땀승을 지킬 수 있었다.
이날 정우영의 최종 성적은 0이닝 동안 삼진 없이 1피안타 3사사구(2볼넷 1몸에 맞는 공) 4실점, 장현식은 1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3실점이었다. 앞서 선발로 등판한 임찬규 역시 4이닝 9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6실점으로 좋지 않아 승리에도 서울로 올라오는 염경엽 감독의 고민은 깊어지게 됐다.
타선의 활약은 고무적이었다. 포수 이주헌이 4타수 3안타(1홈런) 1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고, 박동원, 오지환, 구본혁, 홍창기도 멀티히트로 삼성 마운드를 두들겼다.
삼성 역시 고민이 큰 건 마찬가지다. 선발 투수 3이닝 10피안타 1볼넷 4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졌고, 이후 등판한 6명의 투수 중 누구 하나 피안타와 볼넷 없이 이닝을 막는 투수가 없었다. 타선에서 류지혁이 4타수 3안타 1타점, 구자욱이 3타수 2안타 3타점, 김지찬, 이재현, 김성윤이 멀티히트를 기록한 것은 위안이었다.
이날 LG는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문성주(좌익수)-오스틴 딘(1루수)-박동원(지명타자)-오지환(유격수)-구본혁(3루수)-천성호(2루수)-이주헌(포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임찬규.
이에 맞선 삼성은 이재현(유격수)-김성윤(우익수)-구자욱(좌익수)-르윈 디아즈(1루수)-함수호(좌익수)-최형우(지명타자)-김영웅(3루수)-박세혁(포수)-류지혁(2루수)-김지찬(중견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최원태.
LG 타선이 시작부터 삼성 마운드를 두들겼다. 1회초 2사 1, 2루에서 박동원, 오지환, 구본혁이 연속 1타점 적시타로 3점을 뽑았다. 2회초 1사 2루에서는 박해민이 우익선상 1타점 적시 2루타를 쳤다. 3회초에는 박동원과 오지환이 연속 2루타로 가볍게 한 점을 뽑고 구본혁이 중전 1타점 적시타로 6-0을 만들었다.
삼성도 3회말 1사 만루에서 구자욱의 좌측 담장으로 향하는 대형 2타점 적시 2루타로 추격을 시작했다. 디아즈가 중전 1타점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했고 최형우의 타구를 오스틴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가 추격이 끊겼다.
LG는 계속해서 점수를 냈다. 4회초 무사 1루에서 오스틴이 우중간 외야를 가르는 1타점 적시타를 쳤다. 5회초에는 바뀐 투수 이승현에게 이주헌이 좌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삼성은 5회말 김지찬, 이재현, 김성윤의 연속 안타로 한 점을 만회하고 구자욱의 우전 1타점 적시타, 디아즈의 땅볼 1타점으로 6-8까지 따라갔다.
LG는 7회초 5득점 빅이닝으로 승기를 잡았다. 이주헌의 좌전 안타, 최원영의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무사 2, 3루가 됐고 이재원이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었다. 이영빈이 우중간 2타점 적시타, 함창건이 좌익선상 1타점 적시 2루타, 강민균이 중전 2타점 적시타로 순식간에 5점을 더 냈다.
8회초 1사 2, 3루에서 송찬의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1타점까지 나오며 사실상 승기를 굳히는 듯했다.
그러나 9회 등판한 정우영과 장현식의 계속된 제구 난조에 무려 7실점 하며 LG는 한 점 차로 쫓겼다. 다행히 장현식이 마지막 두 타자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간신히 승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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