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를 품은 달'의 김도훈 PD가 "거장을 죽음으로 내모는 업계 현실이 안타깝다"며 한국 드라마의 거장 고 김종학 PD의 죽음에 비통해했다.
김도훈 PD는 지난 23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김종학 감독께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믿을 수 없는 소식에 하루 종일 멍한 기분이다"라며 "대학 시절 '여명의 눈동자'를 보기 위해 MT 날짜를 바꾸지 않으면 가지 않겠다고 선배들에게 떼를 쓰고, '모래시계'를 보며 드라마 PD의 꿈을 키운 나인데"라고 밝혔다.
김 PD는 이어 "경력이 일천한 나조차도 이 계통에서 일을 하며 뜻하지 않게 많은 적을 만들고 수없이 상처를 받았지만, 나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시간을 버텨온 노장의 속은 오죽했을까"라며 "드라마계의 거장을 죽음으로 내몰 수밖에 없는 업계의 현실이 진정 안타깝다"고 전했다.
김도훈 PD는 지난해 인기를 모은 '해를 품은 달'의 연출자이자 오는 10월 방송을 앞둔 MBC 새 메디컬드라마 '메디컬탑팀'(가제)의 연출을 맡았다.
앞서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이하 한연노)도 "고 김종학 PD는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태왕사신기' 등 한국 드라마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작품을 연출한 스타감독이었으나 그 역시 잘못된 외주제작시스템의 가해자이자 피해자"라며 "방송사에게만 유리한 외주제작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이런 말도 안 되는 비극은 계속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고 김종학PD는 1981년 MBC드라마 '수사반장'으로 데뷔해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태왕사신기'를 연출하며 한류드라마의 선구자로 손꼽혀 온 스타 연출자다. 고인은 지난해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신의'의 연출을 맡았으나, 방송 중간 불거진 출연료 미지급 문제로 법적분쟁에 휩싸였고 고소를 당해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등 고초를 겪었다.
고인은 지난 23일 오전 경기도 분당의 한 고시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종결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5일 오전 8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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