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연예인 못지 않은 외모와 끼를 지닌 비연예인 출연자들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15일 종영한 SBS '로맨스 패키지'만 봐도 훈남 변호사, 미모의 커리어 우먼, 억대 매출의 사업가, 국립발레단 출신 강사 등 매력적인 출연자들이 즐비하다.
지난 7월 '로맨스 패키지' 서울 특집 1탄 용산 편에 '104호'로 출연한 영어 강사 라이언 킴(36·김유석)도 그런 출연자 중 한 명이었다. 훤칠한 키에 잘생긴 얼굴, 화려한 경력, 뛰어난 언변과 운동 실력까지 두루 갖춘 그는 여성 출연진과 시청자들의 마음을 단번에 흔들어놓았다.
◇미국 퍼듀대학교 경영, 회계 복수전공, 금융 부전공
◇메가스터디 수능 영어 영역 강사
◇G20 서울 정상회의 등 국제회의 통역사
◇20여 권의 영어 전문 서적 출간
◇KFM 경기방송 라디오 '팝스잉글리시' DJ
◇영어 유치원 윈저 로얄 스쿨 원장
◇기초 영어회화 사이트 ㈜KM에듀 '소원영어' 대표 원장
'로맨스 패키지'에서도 소개됐다시피, 라이언 킴은 여러 직업을 가졌다. 남부럽지 않은 이력을 쌓은 그가 '로맨스 패키지' 출연을 결심한 이유가 뭘까. "정말 연애를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었어요. 방송에서 이런 인연을 찾는다는 게 비현실적이지만…"
스타뉴스 '밥한끼합시다'가 그를 만났다. 서울 중구 한 중식당에서 가재 요리를 먹으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자기소개부터 해주겠어요?
▶사실 '로맨스 패키지'에 나온 자기소개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어요. 국제회의 통역사, 청담동 유치원 원장으로 나왔는데, 지금 주력하고 있는 쪽은 메가스터디 인터넷 강의, 기초 영어회화 사이트 '소원 영어' 운영이에요.
-기초 영어회화 사이트는 저도 찾아봤어요. 글 쓰는 걸 꽤 좋아하시는 것 같던데요.
▶네. 책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영어 교육 쪽으로 24권 정도 출판했어요.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지도 2년 정도 됐고요.
-'로맨스 패키지'에 출연한 소감은요?
▶사실 연애 프로그램을 처음 나간 건 아니었어요. 7~8년 전인가? 20대 후반에 나간 적 있었는데,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아니었죠. 리얼리티 연애 프로그램은 처음이라 생각보다 어려웠던 것 같아요. 정말 솔직하게 '누군가를 찾아야겠다'는 마음으로 나가다 보니까 말수가 늘었고, 편집이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안 나온 것도 있더라고요. 하하. 방송하는 동안에 정말 스트레스 많이 받았어요. 댓글이나 실제 방송도 안 보게 되더라고요. 나중에 기회가 또 있어서 유사한 프로그램에서 섭외가 오면 고민을 많이 할 것 같아요.
-오…방송을 안 보셨어요?
▶방송을 안 봐도 직원들이 모니터링을 해주기 때문에 방송에 어떻게 나왔는지는 알고 있어요. 제 회사 이미지 차원에서도 좋았는지 아니었는지 대응을 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대충 어떻게 나왔는지는 다 알고 있어요. 줄거리만 들어도 서운한 거죠. '캐릭터가 강하게 나왔구나'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만큼 가장 많이 관심을 받은 출연자가 아닐까요?
▶욕도 제일 많이 먹었고, 하하. 관심도 제일 많이 받고, 분량도 제일 많았고…
-'로맨스 패키지' 출연 후 종종 알아보는 분이 계시던가요?
▶생각보다 많이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주말에 이태원에 놀러 갔는데 지나가다 힐끗힐끗 쳐다보는 분들이 계세요.
-그래도 본인이 출연한 프로그램인데, 보지 않았다는 게 의외네요.
▶그렇죠. 그만큼 진실 되게 찍었다고 생각해요. 이미지 메이킹을 하고 어떻게 나오면 좋겠다는 그림을 그려놨으면 그대로 행동하고, 방송도 자신감 있게 봤을 것 같아요. 다른 방송에선 이미지 메이킹을 철저히 했던 편이라 볼 때 괴롭지 않더라고요. 이번엔 뭔가 카메라에 솔직하게 다 보이다 보니까 볼 용기가 안 나더라고요.
-그렇게까지 솔직했던 이유가 있어요?
▶사실 결혼 적령기이기도 하고, 정말 연애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방송에서 이런 인연을 찾기가 비현실적이긴한데, 워낙 좋으신 분들이 나오니까 그중에서 혹시 제 인연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죠. 좀 더 관리를 하려다가도 뭔가 진행이 되다 보면 진솔해지게 되더라고요.
-'로맨스 패키지'의 매력은 뭐였나요?
▶제가 한국에 친구가 많지 않은 편이에요. 초등학교만 한국에서 나오고,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다 미국에서 학교를 나왔어요. 제가 속한 분야가 아니면 다른 사람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로맨스 패키지'에 나가서 전혀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좋은 인맥을 만들었다는 게 좋더라고요.
-실제로 출연자들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나요?
▶그 뒤로 3~4번 정도 만나서 술자리도 하고, 종종 카카오톡도 주고 받아요. 주로 남자 분들하고 연락하는 것 같아요.
-'로맨스 패키지'는 전부 리얼이었나요?
▶네. 전부 리얼이에요. 극본이 하나도 없어요. 저희는 방에 있고, 스마트폰도 없어서 외부와 단절돼 있었죠. 시간도 되게 느리게 가는 느낌이었어요. 음…약간은 '누가 누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의도가 보일 때는 있었어요. 예를 들면 작가 분들이 '누가 혼자 있다'고 귀띔해 주는 부분은 있었는데, 대본은 전혀 없었습니다.
-출연자 중 가장 나이가 많아서 부담되는 것은 없었나요?
▶많이 부담됐죠. 첫날 선택의 과정에서 제일 호감이 갔던 분이 105호와 108호 님이었는데, 108호님은 첫인상에 나이가 어려 보여서 나이 차 때문에 다가가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런데 자기소개를 하고 나니까 105호보다 108호가 나이가 많아서 반전이었죠. 전 그때 용기를 얻었던 것 같아요. 하하.
-호감 가는 이성에게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편인 것 같더라고요.
▶네. 간을 보거나 주뼛거리는 스타일은 아니예요. 맘에 들면 좋다고 표현하고, 싫다고 하면 깔끔하게 포기하는 편이에요. 제가 아무리 좋아해도 상대가 마음에 없다면 굳이 쫓아다니거나 하진 않을 것 같아요. 뭘 해도 열심히 하는 성격이라, 이성한테 어필 할 때도 대중하지 않아요. 실제 거기서('로맨스 패키지')도 제가 가장 적극적인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평소 성격이라 어쩔 수 없던 것 같습니다. 표현 안 하면 후회가 남아서요.
-방송을 본 시청자 입장에선 바람둥이처럼 보였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모습도 보였을 것 같아요. 역시나 편집 때문이죠. 하하. 최종 결과물이 없었으니까요. 실제 삶에서 바람피웠던 적은 없어요. 한 번 연애하면 길게 했던 편이거든요. 사실 30대가 된 다음에 연애를 3년씩 딱 2번 해봤어요. 만나는 과정에서 제가 바람기가 있었다든가 여자를 많이 만났거나 한 적은 없어요.
-살면서 연애는 몇 번 했어요?
▶평생 사귄 횟수는 다섯 번 정도인 것 같아요. 올해 사실 초중반까지도 연인이 있었다가 헤어졌어요.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로맨스 패키지' 섭외가 칼 같은 타이밍에 들어왔죠. 마음에 준비가 많이 안 된 상태에서 나갔는데, 그게 방송에 영향을 많이 줬던 것 같아요. 멘탈이 되게 강할 때 나갔다면 의식적으로 자기관리를 하려고 했을 텐데, 외롭고 슬픈 게 있으니까 진솔한 느낌으로 말을 하게 된 게 없지 않았어요. 그래서 방송을 못 보게 되는 걸 수도 있어요. 너무 내려놨어요. 하하.
-커플 매칭이 안 돼서 많이 아쉽겠어요.
▶아, 많이 아쉽죠. 사실 녹화 끝나고 출연자 분들을 사석에서 보니까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게 되잖아요. 어찌 보면 제 인연은 없었다는 생각이 나중엔 들기도 했어요. 다들 프로페셔널하고 바쁘고 야망이 넘치는 분들이거든요. 저는 그런 사람들보다는 조금은 안정되고 일을 조금 내려놓고 연애와 결혼을 생각해볼 수 있는 분이 필요한 것 같아요.
-호감이 있었던 108호의 경우, 걸 그룹 다이아 출신 배우 조승희 씨였어요. 전직 아이돌이고 연예인인데 부담되지 않았나요?
▶부담이 많이 됐죠. 제가 연예계 관련된 분들은 부담스러워서 만나고 싶지 않다고 인터뷰를 했었는데, 알고 보니까 마음에 들던 분이 그쪽 분야라 고민을 많이 했죠. '정말 이 분과 연애를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더라고요. 실제 녹화할 때도 진지하게 계속 고민했어요. 그런 고민이 있어서 좀 더 갈팡질팡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상형은 어떤 사람이에요?
▶외모는 사실 많이 내려놨어요. 내 눈에 예쁘면 좋다고 생각해요. 성격이 많이 중요해지더라고요. 어둡고 음침한 사람보다는 밝고 활발한 사람이면 좋겠어요. 아…그리고 집착이 심한 사람은 못 만나겠더라고요.
-연예인 중 닮은 사람이 있다는 얘길 종종 듣지 않나요?
▶남자 배우 중 이준기, 여자 배우 중에선 김희선 씨 닮았단 얘기를 들어요. 슈퍼주니어 최시원 씨와 비슷하단 얘기도 듣고요. 저야 영광이죠.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시는 것 같아요.
▶강의도 롱런하려면 자기 관리가 중요하더라고요. 아무리 강의 내용이 중요하더라도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똑같은 거 같아요. 저도 학교 다닐 때 제가 좋아하는 외모를 가진 선생님이 수업하면 재밌고 집중이 잘 됐거든요. 이왕이면 저는 좋은 모습으로 다가가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교육은 '공신력'이라 생각해요. 제가 아는 지식은 다른 사람도 많이 알고 있을 텐데, 굳이 저에게 그 지식을 들었을 때 신뢰가 갈 수 있다 생각한다면, 제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보다 제가 얼마나 존경스러울 수 있는지가 중요하더라고요. 강의하면서 자기 관리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면, 어린 학생들 뿐만 아니라 저보다 나이 많은 성인 학생들도 저를 만만하게 보지 않고 어느 만큼의 존경은 생길 수 있더라고요. 저는 그 존경이 유지되는 게 좋습니다.
-이전에 다른 연애 프로그램에도 출연했었고, 지금 인터넷 강의를 하고 있어요. 심지어 라디오 DJ도 하고 있잖아요. 아무래도 방송이 라이언 킴 씨에게 잘 맞나 봐요.
▶네. 전 되게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자기 관리하는 걸 좋아하는 데 방송을 하면, 그게 채찍질이 되거든요.
저도 늘 미래에 대한 고민이 있거든요. 인터넷 강의가 지금 잘 된다고 언제까지 남아있을지 모르고, 새로운 플랫폼이 나오는 순간 다 멸종할 수도 있어요. 다음 세대를 준비하려면 제가 준비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준비가 된다는 건 다른 의미가 아니라, 연예인 분들처럼 어느 만큼의 인지도나 팬층을 만들고 교육을 조금 더 재밌게 할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
예를 들면 방송에서처럼 리얼리티로도 영어를 배울 수 있어요. 영어의 필요성을 계속 느끼게끔 해주면서 동시에 실제 배우는 것도 있게 하는 거죠. 전 교육이 지금보다 좀 더 재밌는 형태를 취해야 한다 생각해요. 세상은 변하고 있어요. 교육이 계속 딱딱한 형태를 갖추면 조만간 도태될 수도 있다 생각해요.
-연예계 진출은 정말 생각해본 적 없나요?
▶방송을 하고 있긴 하지만 교육의 끈을 놓고 싶진 않아요. 제가 제일 잘하고 좋아하는 거니까요. 요즘 설민석 선생님 같은 분이 제 롤모델이에요. 자기 분야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방송을 통해 영향력을 발휘하는 모습이 되게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교육을 되게 오래 하고 싶어요.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보는 연예인, 모델 제의도 있었지만 큰 매력을 느껴본 적은 없어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여러모로 제게 잘 맞는 것 같아요. 좋은 지식을 전달하는 위치에서 저를 보여줄 수 있는 게 좋아요.
-라이언 킴 씨가 꿈꾸는 인생의 미래는 어떤 건가요?
▶저는 되게 무난한 삶을 살고 싶었어요. 출퇴근하고 가정을 꾸리고, 가끔 여유 되면 여행 다니고…그런데 이미 멀어진 것 같아요. 사업을 시작한 시점부터 훅 시간이 가다 보니까 단란한 가정을 꾸리기엔 나이가 먹어버렸죠.
급하게 쫓진 않으려고요. 하는 일에 충실하면서 이 분야에 독보적인 사람, 사람들이 영어 교육하면 떠오르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정말 좋은 교육은 교육을 아예 안 하는 거라 생각해요. 자연스럽게 좋은 방향으로 주변에 배울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으면 공부를 안 해도 언어를 잘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제가 되면 좋을 것 같아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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