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엄지원이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를 성공적으로 끝마치며, 올해 'KBS 연기대상' 대상 후보로 떠올랐다.
'데뷔 23년 차' 엄지원은 올해 그 어느 때보다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앞서 3월 화제의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나민옥 역할로 특별출연을 뛰어넘는 존재감을 발휘했고, 뒤이어 5월엔 넷플릭스 시리즈 '탄금'에서 민연의로 분해 광기 어린 모성애 열연을 보여줬다.
여기에 엄지원은 주말드라마 첫 도전까지, 광폭 행보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2월 1일부터 이달 3일까지 무려 6개월간 KBS 2TV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이하 '독수리 5형제')의 주연 마광숙 역할로 시청자들을 찾아갔다.
'독수리 5형제'는 오랜 전통의 양조장 독수리술도가의 개성 만점 5형제와 결혼 열흘 만에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졸지에 가장이 된 맏형수 마광숙이 빚어내는 가족극이다.
엄지원은 마광숙으로 그야말로 얼굴을 갈아 끼우고, 54회라는 긴 호흡을 든든하게 이끌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희생을 감수, 묵직한 리더십을 뽐내며 안방극장에 따뜻한 감동과 웃음을 선사했다. 더불어 엄지원은 한동석 역의 안재욱과 연애, 결혼, 출산을 아우르는 진득한 멜로 연기까지 명품 배우다운 스펙트럼 넓은 연기력을 선보였다.
이에 엄지원이 벌써부터 올 연말 'KBS 연기대상' 대상 후보자로 점쳐지고 있는 것. 실제로 엄지원의 열연에 힘입어 '독수리 5형제는 시청률 20%를 돌파, KBS 주말드라마의 부활을 일굴 수 있었다. 결국 뜨거운 인기로 인해 기존 50부작에서 4회 연장이 결정됐고, 3일 방송된 마지막 회는 20.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엄지원은 최근 진행된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연장까지 갈 수 있다는 건 배우로서 '훈장'과 같은 것이니까, 제작진이 동의를 구했을 때 감사하게 생각했다"라는 벅찬 소감을 남겼다.
이어 그는 "기존엔 제가 2030 세대가 좋아할 만한 작품을 주로 하다가, 어른들까지 다 알아보신 작품을 한 건 '독수리 5형제'가 처음이었다. 이전엔 식당에 가도 절 잘 못 알아보셨는데, 지금은 정말 많이들 알아봐 주신다. 그런 힘은 주말드라마에 있구나 생각했다"라고 '독수리 5형제'의 파급력에 놀라워했다.
출연 이유 또한 '독수리 5형제'가 부모님 연령대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작품이었기 때문이라고. 엄지원은 "처음 제안받았을 땐 대본이 단 8개만 나온 상황이었다. 근데 그것만으로 정말 재밌게 읽었고 제가 광숙이란 인물을 잘 그려낼 수 있을 거 같은 그림들이 많이 떠올랐다. 제가 연기를 오래하긴 했지만 광숙처럼 밝고 씩씩한 캐릭터는 거의 만나지 못해서, 더 마음에 끌리기도 했다"라고 남다른 애정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배우 생활을 20년 넘게 했는데, 부모님이 좋아하실 만한 작품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마침 '독수리 5형제'가 두 분이 재밌게 보실 수 있는 드라마란 생각에, 배우인 딸이 작품으로 주는 선물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출연했다"라고 깊은 효심을 드러냈다.
'독수리 5형제'는 단연 부모님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엄지원은 "제가 한 모든 작품 중에서 가장 좋아하신다. 집에서 절 '마 대표'라고 부르시고, 재방 삼방 사방까지 다 챙겨보신다. 드라마 '작은 아씨들' 때도 이런 얘기를 한마디도 안 하셨는데 '독수리 5형제'는 너무 재밌고 잘한다고 좋아하셨다. 친구분들도 엄청 좋아했다고 그러셨다. 이제 종영해서 우울해하실 정도다"라고 부모님의 '독수리 5형제' 앓이에 혀를 내둘렀다.
마광숙 역할에 대해선 "큰 의도를 갖고 임하진 않았다. '정말 오랜만에 나한테도 따뜻하고 밝고 스트레스받지 않고 볼 수 있는 작품이 왔네' 이게 가장 좋았으니까. 내가 이런 마음으로 연기한다면, 시청자분들도 좋아해 주시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가장 신경 쓰고 공을 들인 부분도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인물, 스토리가 되도록 집중하는 거였다"라며 진정성을 전했다.
이어 엄지원은 "광숙은 본인 감정에 굉장히 솔직하고 그걸 표현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또 표현하더라도 상대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한다. 감사함도 바로바로 표현한다. 그런 광숙의 마음이 참 예뻤다. 너무 따뜻한 사람이라, 저도 연기하면서 많이 배웠다"라고 역할에 푹 빠진 모습을 보였다.
'대상'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크게 호평받은 소회는 어떨까. 엄지원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독수리 5형제'를 했던 건 아니니까 기대해 본 적 없다. 저는 그저 밝고 따뜻한 드라마를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많은 분이 저와 같은 마음을 느끼시고 좋아해 주셔서 그것만으로 기쁘고 감사드린다"라고 겸손하게 얘기했다.
다만 엄지원은 '베스트 커플상' 부문에 대해선 욕심을 내비쳐 웃음을 안겼다. 그는 "광숙과 동석에게 베스트 커플상은 무조건 주시지 않을까요? 우린 당연히 받는 거고, '독수리 5형제' 커플들 중에서 과연 몇 팀이나 나올까 궁금하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내 엄지원은 "그만큼 우리 팀이 가족처럼, 형제들처럼 케미가 좋았고 실제로도 사이가 좋아서 다 (베스트 커플상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가족애를 그리는 팀이 돼서 함께 가야 하니까, 서로가 빠르게 친해지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단톡방을 만들어 우리끼리 술자리도 좀 갖고 끈끈함을 가지려 노력했다"라고 돈독한 팀워크를 자랑했다.
끝으로 엄지원은 "54부작이 정말 쉽지 않았는데 시청자분들이 사랑해 주셨기에 그 긴 시간들을 기쁜 마음으로 달려올 수 있었다. 끝까지 응원해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린다. '독수리 5형제'처럼 마음이 힘들 때 웃을 수 있는 그런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도록 노력하겠다"라면서 "저한테는 언제나 연기가 1번이다. 분량은 중요하지 않다. 단 한 두 신이라도 의미 있고 좋은 작품이라면 언제든지 참여하고 싶다. 연기하는 걸 사랑한다"라고 변함없는 초심을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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