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이 대표팀 훈련장을 찾아 후배들을 격려하며 냉철한 전망을 내놓았다.
박지성은 17일 오후(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의 국가대표팀 훈련장인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취재진과 만나 "1차전에서 좋은 경기를 펼쳤기 때문에 그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멕시코는 우리 조에서 최강이라 불릴 수 있는 팀인 데다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이기 때문에, 사실상 조별리그에서 가장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비기기만 해도 성공이라는 현실적인 시선에 대해 박지성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전술적으로 수비에 치중해 역습을 하든 전방 압박을 하든 결국 이기려고 경기에 나서야 비길 수도 있고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비기려고 경기장에 나가기보다 어떻게든 이긴다는 마음가짐으로 부딪쳐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최국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과'과 고지대에 대해서는 지난해 미국에서의 경험이 큰 자산이 될 것으로 봤다. 박지성은 "멕시코는 초반부터 거칠게 나와 한국을 위축시키려 할 것"이라면서도 "선수들이 작년에 미국에서 거의 멕시코 홈과 다름없는 분위기를 이미 경험해 봤기 때문에 그 경험이 이번 2차전을 준비하는 데 상당히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신뢰를 보냈다.

상대 뒷공간을 파고들 미드필더진의 역할도 짚었다. 그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나 황인범(페예노르트), 백승호(버밍엄 시티) 등 1차전에서 보여준 패스와 움직임이 있다면 충분히 좋은 찬스를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마요르카 시절 이강인을 지도했던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감독과의 사제 대결에 대해서는 이강인을 팀의 키플레이어로 꼽으며 "상대 수비 한 두 명이 압박할 때 이강인이 개인 기량으로 탈압박해 나온다면 상대에게 큰 위협을 줄 수 있다"고 기대를 걸었다.
한국 축구의 오랜 고질병으로 꼽히는 월드컵 2차전 잔혹사 징크스에 대해서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지성은 "징크스라는 건 언젠가 깨져야 하는 것"이라며 "이번 선수들이 월드컵에 대한 우려를 기대로 바꿔놓은 상황인 만큼, 이런 징크스들도 하나씩 기록을 바꿔가며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월드컵보다 이번 2차전에 거는 기대가 더 크다"고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으로 캡틴 손흥민(LAFC)의 활용법에 대해서는 "원톱이든 왼쪽이든 어느 위치에 서느냐의 문제보다, 손흥민이 경기에 나섰을 때 우리가 어떤 이득을 가져올 수 있고 주변 선수들이 어떤 찬스를 맞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위치에 구애받지 않는 존재감 자체를 높이 평가했다.
후배들을 향한 따뜻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박지성은 "선수들이 워낙 잘하고 있어서 조언할 것은 없다. 단지 부상 없이 본인들이 경기장에서 하고 싶은 것들을 모두 보여주기만 한다면 그것 이상 바랄 것이 없다"며 월드컵을 즐기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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