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무대에서 아시아 축구가 '승점 자판기' 취급을 받았다. 한국 축구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일정이 모두 끝났다. 직전 카타르 대회 32개국 체제에서 16강에 올랐던 한국은 48개국 체제로 확대된 이번 대회에서 32강 진출에도 실패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북중미 월드컵 A조에서 1승 2패(승점 3), 2득점 3실점, 득실차 -1을 기록했다. A조 3위로 조별리그를 마친 뒤 조 3위 팀 간 순위 경쟁에 나섰지만, 끝내 32강 진출권을 따내지 못했다.
이번 대회는 기존 32개국 체제에서 48개국 체제로 확대됐다. 토너먼트도 16강이 아닌 32강부터 시작된다. 각 조 1, 2위뿐 아니라 12개 조 3위 팀 가운데 성적이 좋은 8개 팀도 32강에 오르는 방식이다. 하지만 한국은 조 3위 12개 팀 가운데 10위에 머물렀다.
조 3위 1위 콩고민주공화국을 비롯해 2위 스웨덴, 3위 에콰도르, 4위 가나, 5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6위 알제리, 7위 파라과이, 8위 세네갈이 토너먼트 무대에 올랐다. 1위부터 7위까지는 모두 승점 4를 확보하며 안정권에 들었다. 8위 세네갈은 1승 2패(승점 3)에 그쳤지만,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이라크를 5-0으로 대파했다. 세네갈은 8득점 6실점, 득실차 +2를 기록하며 다른 승점 3 팀들을 제치고 막차를 탔다.
한국과 함께 이란도 조 3위 경쟁을 벌였으나 9위에 그쳤다. 이란은 이번 대회에서 벨기에, 이집트, 뉴질랜드와 함께 G조에 묶였다. 하지만 약체로 평가받은 뉴질랜드와 2-2로 비기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후 골키퍼의 활약을 앞세워 벨기에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최종전 이집트전에서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3무(승점 3)에 머물렀고, 조 3위 경쟁에서도 밀렸다.


아시아 팀들의 전체 성적도 실망스러웠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한 AFC 소속 국가는 총 9개국이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이란, 이라크, 요르단,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우즈베키스탄이 본선 무대를 밟았다. 이번 대회부터 48개국 체제로 확대되면서 아시아에 주어진 본선 티켓도 8.5장으로 늘어났다. 특히 요르단과 우즈베키스탄은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참가했다.
하지만 9개 팀 가운데 32강에 오른 팀은 일본과 호주뿐이었다. 한국은 A조 3위에 그쳤다. 멕시코, 체코, 남아공과 함께 묶이며 '역대급 꿀조'라는 평가도 받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B조 카타르는 1무 2패(승점 1)로 최하위에 머물렀고, G조 이란도 3무에 그치며 탈락했다. H조 사우디아라비아도 2무 1패(승점 2)로 조 4위에 머물며 여정을 마쳤다.
I조 이라크, J조 요르단, K조 우즈베키스탄은 더 뼈아픈 결과를 받아들었다. 세 팀 모두 조별리그 3경기에서 전패했다. 그야말로 승점 자판기였다. 아시아 팀들은 출전권 확대의 수혜를 받았지만, 본선에서는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했다.


외신의 시선도 차가웠다. 영국 가디언은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막판 아시아 팀들의 상황을 전하며 "암울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일본과 호주만 32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는데, 실제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본 매체 게키사카도 "아시아 팀들의 월드컵 출전권이 늘어났으나 일본을 제외하면 모두 고전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나마 호주와 일본이 조별리그를 통과해 아시아의 자존심을 지켰다. 호주는 D조에서 1승 1무 1패(승점 4)를 기록하며 조 2위로 32강에 올랐다. 한국시간으로 내달 4일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이집트와 32강 맞대결을 펼친다.
일본도 F조에서 1승 2무(승점 5)로 조 2위를 차지했다. 네덜란드와 비기고, 튀니지를 완파했으며, 스웨덴과도 무승부를 거두며 무패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다만 32강 상대는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이다. 한국시간으로 오는 30일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브라질의 32강전이 열린다.
호주 역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FIFA 랭킹만 놓고 보면 호주가 27위, 이집트가 29위로 큰 차이가 없다. 여기에 이집트에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라는 세계적인 슈퍼스타가 있다. 어쩌면 북중미 월드컵에서 아시아 팀들이 활약하는 모습은 일찍 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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