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라한 퇴장이다. 조별리그 최종전 이후 그저 다른 나라의 경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끝내 탈락을 확정 지으며 멕시코 현지를 떠났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단은 28일 오전(현지시간) 대회 기간 머물렀던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숙소 더 웨스틴 과달라하라를 떠났다.
사상 첫 48개국 무대에서 최종 34위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든 선수단은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른 아침부터 숙소 로비에는 대표팀의 마지막 모습을 눈에 담기 위해 현지 축구 팬들이 모여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팬들은 조기 탈락의 아픔을 겪은 태극전사들을 향해 열렬한 격려와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며 배웅했다.

버스에 오르는 선수들의 표정에는 허탈함이 그대로 묻어났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비롯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백승호(버밍엄 시티), 황인범(페예노르트) 등 주요 해외파 핵심 자원들의 모습이 드러났다. 다만 대회 내내 고군분투하고도 팀의 조별리그 탈락을 막지 못했던 주장 손흥민(LAFC)은 숙소를 나서는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되지 않았다.
이날 현지 기자회견을 통해 전격 사퇴를 선언한 홍명보 감독을 비롯해 구성된 본진은 가장 먼저 과달라하라를 떠나 한국으로 향한다. 본진에 포함되지 못한 나머지 선수단 역시 몇 명씩 조를 짜 항공편이 확보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전원 귀국을 완료할 방침이다.
축구협회 측은 공항 내 혼잡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귀국 시 별도의 미디어 인터뷰나 공식 행사는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앞서 홍명보 감독은 선수단 출국 직전인 오전 9시 30분 대표팀 베이스캠프인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취재진과 별도 질의응답 없이 진행된 회견에서 홍 감독은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하셨던 결과를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드리지 못했다. 그 책임은 모두 감독인 저에게 있다"며 사과문을 읽어 내려갔다.
이로써 큰 우려와 비판 속에서 출범했던 홍명보호 2기 체제는 최종 34위로 씁쓸하게 마침표를 찍었다. 멕시코, 체코, 남아공과 묶여 역대 최고의 대진운을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사체코전 승리(2-1) 이후 안이한 방심 속에 멕시코전(0-1), 남아공전(0-1) 참패로 자력 진출 기회를 스스로 놓쳤다. 타국 선수들의 발끝에 운명을 구걸했던 경우의 수마저 철저히 외면당하며 48개국 체제에서 조별리그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비극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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