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연패보다 더 가슴 아픈 소식이 전해졌다. 돌연 동료와 헤어지게 된 KIA 타이거즈 선수단 사이에선 애절한 마음이 전해졌고 시라카와 게이쇼는 눈물까지 흘렸다. 트레이드로 팀을 떠나게 된 이형범(32)과 생이별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KIA는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시즌 12차전에서 3-9로 패한 뒤 투수 이형범을 내주고 내야수 하주석을 받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4위에 있는 KIA는 쉽게 상위권 팀들과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고 6위 한화는 가을야구를 위해 뒷심을 발휘해야 하는 중요한 상황에서 각자 약점으로 꼽힌 내야와 불펜을 보강하기 위해 서로의 카드를 맞췄고 3연전 종료와 함께 트레이드 소식을 전했다.
김도영과 김선빈에게 휴식을 적절히 부여하고 확실한 주인을 찾지 못한 유격수 자리의 구멍을 메우기 위한 카드로 하주석이라는 적절한 카드를 받아온 KIA지만 선수들로선 정든 동료와 갑작스러운 이별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양 구단은 이미 합의를 마친 상황이었지만 경기가 진행 중이었기에 종료 직후에야 트레이드를 공표했고 선수들 또한 경기 후에야 이 소식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KIA 선수단은 경기 후 마운드로 모여들었다. 그 중심엔 이형범이 있었다. 같은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단체 사진을 남겼다. 눈시울을 붉히는 선수들도 있었고 이형범도 마찬가지였다.
취재진과 만난 이형범은 "살짝 울었다"며 "경기 후에 감독님이 부르셔서 갔는데 (한화로) 가게 됐다고 하셨다. '너에게 좋은 기회'라고 말씀해주셨는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불러달라'고 했다. 한화도 좋은 팀이고 이렇게 가게 됐기에 마음을 더 크게 먹고 잘해보겠다"고 말했다.
2012년 특별 지명으로 신생팀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은 이형범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나 2019년 양의지가 NC로 향하며 FA 보상 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날아올랐다. 그해 6승 3패 19세이브 19홀드로 불펜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이형범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2024시즌부터 고향팀 KIA로 이적했다. 지난 두 시즌 활약은 아쉬웠으나 올 시즌 19경기 24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ERA) 3.00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던 터였기에 더욱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아 성사된 트레이드라는 걸 잘 알고 있지만 고향팀에 대한 특별한 애착, 정든 동료들, 예기치 못했던 이별 등 모든 것이 아쉬움이라는 감정으로 모여들었다.
이형범은 "예상을 못해서 그런가 선수단 전체 인사할 때 슬프더라. 이제 KIA에서 자리 잡나 싶었는데 뭔가 떠나기가 조금 그렇다. 정도 많이 들었고 워낙 친한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며 "KIA는 정이 많은 팀이다. 워낙 선수들도 정이 많고 끈끈한 게 많았다. 그래서 떠나기 싫은 팀이었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그래서 올해 잘하게 됐는데 이렇게 가게 돼 아쉽긴 하다.
가장 짧은 인연인 시라카와의 눈물이 이형범의 감정선을 건드렸다. 이형범은 "동료들은 애써 웃으면서 좋은 말을 해주는데 시라카가 울더라. 마음이 많이 여린 것 같다. 저도 시라카와 우는 걸 보고 조금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그래도 다같이 밥을 먹기로 해서 가서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려고 한다. 어차피 다들 안 볼 사이는 아니지 않나"라고 아쉬움을 애써 감췄다.
데뷔 후 4번째 팀을 만났다. 새롭게 마음을 다잡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 이형범은 "좋은 기회로 가는 것이기에 가서 한화를 위해 던지려고 한다"며 "올해는 욕심 부릴 생각은 없었고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는 게 목표였다. 그 목표는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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