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위즈 베테랑 내야수 허경민(36)이 자신이 꼬마팬들을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이유를 공개했다.
허경민은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LG 트윈스와 방문 경기에서 5번 타자 및 3루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으로 KT의 8-2 승리를 견인했다.
첫 타석 타구가 3루수 직선타로 마무리된 아쉬움을 맹타로 달랬다. 허경민은 3회초 2사 1루에서 임찬규의 한가운데 체인지업 실투를 좌전 안타로 연결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KT의 5회 4득점 빅이닝에도 허경민이 있었다. 샘 힐리어드가 3-2 역전을 만들자 LG는 허경민의 타석에서 마운드를 임찬규를 약셀 리오스로 바꿨다.
허경민은 최고 시속 161㎞ 강속구를 던지는 리오스를 상대로 초구부터 공략해 좌전 1타점 적시타로 연결했다. 리오스의 시속 155㎞ 직구가 몸쪽 낮게 잘 들어왔지만, 허경민의 타격 스킬이 한 수 위였다. 7회와 8회에도 안타를 추가한 허경민은 6월 13일 수원 NC 다이노스전 이후 올해 두 번째 개인 한 경기 4안타에 성공했다.
그러면서 시즌 타율도 0.316에서 0.330으로 크게 끌어올렸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허경민은 "타자들이 앞에서 찬스를 만들어준 덕분에 나도 좋은 기운을 이어받아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타격 코치님들과 많은 부분을 대화하면서 컨디션 저하도 극복할 수 있었다. 지금 이 분위기를 이어 나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게 관리할 부분"고 소감을 밝혔다.
잠실에서 오래 뛴 선수답게 잠실야구장 성적이 어마어마하다. 11경기 타율 0.381(42타수 16안타)로 KT의 잠실 LG 원정 5전 5승을 이끌고 있다. 이에 허경민은 "팀 동료들이나 코치님들이 잠실만 오면 잘하는 것 같다고 말해준다. 최대한 그 말을 귀담아듣지 않으려고 한다. 그냥 다른 구장과 똑같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많은 나이에도 여전한 그물망 수비 역시 투수들을 돕고 있다. 허경민은 "사실 공격이나 수비에서 한 번 실수가 나오면 계속 생각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점수 차가 몇 점이든 더는 실수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본디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던 KT의 기존 팀 컬러는 탄탄한 마운드와 그를 뒷받침하는 수비였다. 차츰 주전 야수들의 노쇠화로 잠시 그 견고한 벽이 흔들릴 때도 있었으나, 허경민의 가세로 KT 내야진도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그뿐 아니라 김상수(36), 오윤석(34)과 함께 멘토 역할을 하면서 권동진(28), 류현인(26), 이강민(19) 등 어린 야수들의 빠른 성장도 돕고 있다.
허경민은 "내가 경기에 나가는 이유이기도 하고, 내가 야구를 더 오래 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수비라고 생각한다. 캠프 때부터 항상 가장 먼저 생각하는 부분이 수비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격은 내가 아니더라도 팀에 잘 칠 수 있는 타자들이 정말 많다. 하지만 수비는 내가 경기에 나가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가장 먼저 신경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한 영향력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넘실댄다. 최근 허경민은 구단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안타를 보고 기뻐한 한 어린이 팬을 찾았다. 7월 8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 허경민의 안타에 한 어린이 팬이 기뻐하는 모습이 중계에 잡혀 지인들을 통해 허경민의 귀에도 들어갔다.
마침 그 어린이 팬의 생일날 나온 안타여서 의미를 더했다. 이에 허경민은 21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 방문할 어린이 팬을 직접 만나 특별한 선물을 줄 예정이다. 이처럼 허경민은 두산 시절부터 어린이 팬들을 잘 챙기는 선수로 잘 알려졌다.

그 이유를 묻자 그는 "나도 어렸을 때 야구를 보고 프로 선수들을 응원하며 자랐다. 그때부터 받은 사랑을 지켜나가고 돌려드리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어린 시절 솔직히 선수들에게 부러진 방망이나 야구공이나 장갑도 달라고 해봤다. 그럴 때 잘 받아주는 선수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었다. 그런데 그런 기억이 10년, 20년이 지나도 계속 남아 있더라"고 떠올렸다.
선배가 솔선수범하니 후배들도 자연스레 따른다. 창단 첫 100만 관중을 앞둔 KBO 막내 구단의 홈 경기 때면 경기 종료 1~2시간 뒤에도 퇴근하는 선수들을 보기 위해 남아 있는 팬들로 인산인해다. 팬들에게 하나하나 사인하고 사진을 찍어주는 KT 선수들의 모습은 이제 익숙하다.
허경민은 "나는 그걸 팬서비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받은 사랑을 당연히 돌려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하는 일이다. 그런데 자꾸 좋은 이야기를 해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라고 말을 아끼면서 "이건 내가 야구를 하는 동안은 물론이고, 야구를 그만둔 뒤에도 지켜나가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특별히 내가 뭔가를 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당연히 해야 하는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보단 선수들과 소소하게 쌓은 추억이 또 야구장을 놀러 올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했다. 허경민은 "어린 친구들에게 나와의 기억이 몇 년이나 남을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아까 말했듯이 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물건을 받고 기분 좋은 기억이 생긴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감사하다"고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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