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강지섭이 확실한 차세대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SBS 주말극장 '하늘이시여'(극본 임성한ㆍ연출 이영희)에서 여성스러운 말투와 몸짓을 하며 철없는 여대생 슬아(이수경 분)와 알콩달콩한 에피소드를 선보이고 있는 '강이리'가 바로 그다.
"오디션을 봤는데 임성한 작가님이 마음에 들었나 봐요. 꼭 역할을 주고 싶다고 하셨는데, 그 역할이 설마 '이럴 줄'은 몰랐어요."
극중 중성적인 목소리와 몸짓만 보면 '게이가 아니냐'는 의혹도 납득이 갈 만 한데, 수영장신 등에서 드러낸 다부진 근육과 굵은 얼굴선 등을 보면 확실히 남자는 남자이구나 싶다. 게다가 직접 만나 그의 중저음의 목소리와 시원스러운 행동들을 접하고 나니 오해는 눈 녹듯 사라진다.
"처음 오디션을 보고 뽑혔을 때는 캐릭터가 설정되어있지 않았어요. 그래서 평범한 목소리도 해보고 터프하게도 해보고 그랬는데, 그냥 한번 해봤던 여성스러운 캐릭터로 정하시겠다는 거에요. 민망해서 못하겠다니까 작가님이 대신 '나중에 멋있는 남자로 탈바꿈 시켜주겠다'고 약속하셨죠."
두 사람의 '합의'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하늘이시여'의 시청률 중 3분의 1은 왕모와 자경의 로맨스가, 다른 3분의 1은 이리와 슬아의 에피소드가 끌어올렸다는 말을 들을 만큼 강지섭은 시청자들의 호감을 사고있다.
"부모님도 이제는 무척 좋아하세요. 동네 사람들이 너무들 좋아하시니까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셔서 동네 잔치를 하자고 난리에요. 아주머니들이 특히 좋아하셔서, 어디를 가면 참 많이 예뻐해 주세요. '원래 목소리 그래요?' 물어서 대답하면 깜짝 놀라기도 하구요."
◇ '왕의 남자' 이준기, '하늘이시여' 강지섭 중성 연기로 뜬 스타
강지섭의 급부상은 이준기와 여러모로 흡사하다. 태권도와 운동을 즐겼던 터프가이 이준기는 영화 '왕의 남자'에서 여성 못지않은 중성적인 매력을 과시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고, '마이걸'을 통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강지섭 역시 종류는 다르지만 '하늘이시여'에서 귀엽고 사근사근한 중성적인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고, 둘 다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점이 같다.
또한 둘 다 부산 출신으로 맨 몸으로 상경해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모델로 연예계에 입문했으며, 단기간에 이 같은 인기를 얻었다는 점이 같다.
"예전에는 지하철을 타고 다녔는데, 이제는 도저히 못 타겠어요. 몇 달 사이에 부쩍 많이 알아 보세요. 초반에는 지하철을 타면 한 두 분씩 와서 '잘 보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정도였는데, 요즘엔 카메라폰부터 꺼내고 달려드니까 민망해서요."
최근에는 부모님을 뵙기 위해 부산에 가서 선물을 사기 위해 백화점에 들렀다가 봉변을 치르기도 했다. 잠시 진열장 앞에서 가격표를 보며 물건을 고르다 고개를 드니 주변에 수십명의 사람들이 에워싸고 있었던 것.
"정말 그 층에 있던 사람들은 다 모였어요. 젊은 사람들은 카메라폰을 꺼내서 들고있고 아주머니들도 '이리다 이리' 그러면서 모여들었는데 난감했어요. 그런 경험은 처음이라 너무 당황했는데, 결국 물건도 못 사고 직원 통로로 빠져나왔어요."

◇ 중국 불법어선 때려잡던 해경출신..빈손으로 상경해 1년만에 스타
강지섭은 2002년 8월 해군에 자원 입대했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고 터프한 성격이었던 강지섭은 해병대와 해군 중 어느 곳에 지원할까 고민하다, 결국 '제복이 멋있다'는 이유로 해군을 택했다.
해군에 입대해서도 훤칠한 키와 몸매가 눈에 띄어 해경으로 차출됐고, 1년반 가량은 경비정을 타고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어선을 단속하는 일을 했다. 극렬하게 반항하는 중국 선원들이 도끼와 칼을 들고 덤벼들어 아찔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
"많으면 하루에 3~4척도 잡았어요. 한번 잡히면 벌금을 2억원 가량 내야 풀어주기 때문에 반항이 격렬해요. 칼과 도끼를 들고 달려들어서 육박전이 벌어지기도 하고, 대원 중 한 명이 물에 빠져서 익사할 뻔한 사고도 있었죠."
터프가이 강지섭은 평소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약 1년 전에 맨몸으로 상경했다. 곧바로 모델 일을 시작했지만 부족한 수입 때문에 각종 아르바이트를 병행했고, 그러다 우리은행 CF를 찍은 뒤 임성한 작가의 눈에 띄어 '하늘이시여'에 잇따라 캐스팅됐다.
불과 1년여만에 차세대 스타로 급부상한 강지섭은 최근 각종 예능 프로그램으로부터 섭외 1순위로 떠오르며, 2006년 최고의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다.
"이제 시작이니까 열심히 해야죠. 워낙 '이리' 캐릭터의 인상이 강해서 다음 작품 선택에 신중해져요. 4월까지 이 드라마에 최선을 다하고, 그 뒤에는 연기변신을 할 생각입니다."
<사진=구혜정 기자 photonine@>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