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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나라', 멈추어진 슬픈 바람의 4개월

'바람의 나라', 멈추어진 슬픈 바람의 4개월

발행 :

최문정 기자
사진


"이번 승전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후한을 칠 그날까지 나와 고구려의 진군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KBS 2TV '바람의 나라'가 15일 36회 방송을 마지막으로 멈추지 않을 것만 같던 행보에 마침표를 찍었다. 파란만장한 주인공 무휼(송일국 분)의 인생만큼이나 다사다난했던 방송 4개월 장정의 막을 내렸다.


이날 방송에서 무휼은 14일 방송에 이어 부여와 사활을 건 마지막 전투를 치렀다. 달라진 것은 무휼을 비롯한 고구려 군이 지난 방송분에서 화형이라는 처참한 방법으로 잃은 죽마고우 마로에 대한 울분을 전투에 대한 열의로 승화, 짙게 드리웠던 패색을 걷고 파죽지세로 부여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무휼을 비롯한 고구려군의 변모에 전쟁의 양상도 180도로 바뀌었다. 화살을 맞고 고통스러워했던 무휼이 투지로 불타오르게 된 데 반해 도전(박건형 분)은 거듭된 패의 여파에 결국 칼에 맞아 심각한 부상까지 입은 참혹한 몰골을 한 채 물러서고 말았다.


또한 무휼은 전승 행진 끝에 부여성까지 함락한 후에는 대소왕(한진희 분)과 독대, 그의 입에서부터 패배를 인정받는 한편 대제국 형성의 꿈까지 계승받았다. "폐하의 죽음과 부여가 내가 대제국을 이루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더 큰 포부를 밝히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여기까지만 보면 일부 시청자의 기대처럼 해피엔딩일 수도 있겠다 기대가 슬그머니 고개를 든다. 형이기도 한 해명태자가 계승해준 고구려 영토 확장의 꿈을 현실화하게 된 것이니 말이다. 허나 태어날 때부터 "어미를 죽이고 형제를 죽이고 아비를 죽이고 그 자식까지 죽여 고구려를 패망으로 몰고 갈 것"이라는 신탁을 들었던 무휼의 일생인만큼 웃으며 안녕을 고하는 결말은 꿈일 뿐이었다.


무휼은 앞서 죽마고우인 마로를 눈앞에서 잃은데 이어 동무이자 연적이었던 도진을 잃었다. 자살을 택하기 앞서 도진이 마지막으로 부탁한 두 남자의 일생의 사랑인 연(최정원 분) 역시 지키기 못한 채 떠나보내고 말았다.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를 잃으며 시작된 아픈 인생은 결국 소중한 인연들을 줄줄이 잃는 것으로 신탁을 현실화한 것이다.


괴유(박상욱 분)와 세류공주(임정은 분)의 임신 등 사소한 즐거움들이 아쉬운 마음을 달래주기는 했다. "주몽 폐하 때부터 시작된 길고 긴 싸움이었다"는 무휼(송일국 분)의 대사에 잠시 상황에 맞지 않는 웃음이 새어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제가 보는 마지막 세상이 폐하의 품이어서 다행입니다"라면서 숨을 거두고만 연의 모습과 자신을 지탱해주었던 대부분의 끈이 잘린 채 운명의 바람에 휩쓸려 선 무휼의 통곡은 새드엔딩이라는 말에 마침표를 찍었다.


무휼은 마지막 "훌륭한 태왕이란 보이진 않으나 이 나라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항상 백성 곁에 있는 바람 같은 왕"이라고 호동에 당부하며 새로운 바람을 기렸다. 멈추지 않을 듯한 바람은 멈춰졌지만 여전히 이어질 듯한 역사처럼 바람 역시 종영 아닌 종영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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