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계 최고의 2인자는 누구?

최근 다(多) MC체제로 구성된 토크쇼가 대세인 만큼 메인 MC 외에도 2인자들의 비중이 커졌다. MBC '세상을 바꾸는 퀴즈(이하 '세바퀴')'의 박현석 PD는 "메인 MC로 박미선, 김구라, 이휘재가 진행을 맡고 있지만 실제로 이경실, 조형기, 조혜련, 김지선, 김태현이 2인자로서 보조 MC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박 PD에 따르면 이들은 축구로 따지면 공격형과 수비형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미드필더 역할을 한다. 이들은 게스트와 같은 자리에서 게스트를 편안하게 풀어주면서 그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코미디 요소를 뽑아주는 역할을 하는가 하면 그것이 여의치 않을 때 자신의 몸을 던지며 개인기로 웃음을 유발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특히 2인자들은 1인자 주위에서 그를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주로 하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강호동의 옆에서 '톰과 제리'로 캐릭터를 잡은 유세윤과 붐이 있다.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서 강호동이 선 굵은 강펀치로 게스트를 당황하게 만든다면 유세윤은 깐죽거리는 잽으로 게스트를 화나게 만든다. 결국 게스트는 강호동의 말에 순순히 따를 수밖에 없는 셈.

SBS '스타킹'에서 붐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방송 카메라 앞이 서투른 일반인 출연자에게 붐은 친근하게 다가가 출연자가 최대한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게끔 도움을 준다. 붐은 출연자를 놀리기도 하고 출연자가 하는 기이한 행동을 따라하거나 예쁜 여성 출연자가 등장했을 때 사심을 표현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보조 MC 역할을 수행한다.

강호동과 함께 1인자 MC로 꼽히는 유재석 역시 훌륭한 2인자와 함께 한다. KBS 2TV '해피투게더'에서 친절하고 배려있는 유재석의 진행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퉁명스런 태도로 일관하는 박명수. 그의 이 같은 거침없는 태도가 게스트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요소로 작용할 뿐 아니라 비교적 센(?) 질문도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를 구축한다.

KBS 2TV '남자의 자격'에서 고참 이경규에게 도전하는 이윤석. 과거 이경규라면 쩔쩔매던 그가 변했다. 이경규가 김성민에게 "융통성 없다"며 구박하면 꼭 나타나서 이경규도 마찬가지라며 한 마디 거든다. '라인' 개그가 지고 '천적' 개그, '절친' 개그가 대세인 현재 이윤석은 이경규를 이빨 빠진 호랑이 캐릭터로 만들면서 다른 캐릭터들까지 살려주는 재미를 주고 있다.

최근 예능 관계자들은 1인자 MC도 중요하지만 적재적소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하는 2인자 MC의 중요성에 대해 자주 언급한다. 현재 1인자로 군림하는 유재석, 강호동도 2인자 시절의 고된 훈련을 거친 후 최고가 될 수 있었던 만큼 현재 2인자들이 미래의 1인자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