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관심의 포인트가 캐릭터에서 관계로 옮겨가고 있다.
MBC '무한도전'이 '하찮은 형', '바보 형', '돌아이', '찌롱이', '항돈이' 등 수많은 캐릭터를 형성해 냈고,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과 SBS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이하 '패떴')에서도 '은초딩', '허당', '김계모', '천데렐라' 등 멤버들의 특징을 잡아낸 다양한 캐릭터들이 선보여졌다.
그러나 최근 안방극장에서 리얼 버라이어티가 확고한 위치를 점령하면서부터 웃음의 포인트가 캐릭터에서 멤버들 간의 관계로 변화되고 있는 추세다.
집단 MC체제로 이뤄지는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캐릭터는 방송 초반 멤버들이 서로를 관찰하면서 특징적인 모습을 찾게 되고 이를 의식적으로 메이킹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형성된다.
한 번 만들어진 캐릭터가 계속 유지되는 경우도 있지만 방송 활동이 길어지고 멤버들이 점차 다양한 경험을 쌓아가면서 새로운 캐릭터로 진화 혹은 변형되는 경우도 있다.
MBC '무한도전'을 시작으로 예능 프로그램에서 리얼 버라이어티가 대세를 이루기 시작하면서 고정 멤버들이 활동 시기가 1~2년을 넘어 서면서 이제는 멤버들간의 관계설정이 새로운 관심 포인트로 자리잡고 있다.
'패떴'의 경우 방송 초반부터 '국민남매', '덤앤더머', '실눈브라더스' 등 출연자들의 관계를 다양하게 설정, 활용하면서 친근감을 높이는 효과를 거뒀다. '천데렐라'와 '김계모' 또한 이천희와 김수로 두 사람간의 관계에서 만들어진 특징적인 캐릭터인 셈이다.

'1박2일'의 경우도 은지원과 MC몽이 '섭섭형제'로 분류되고, 강호동, 김C, 이수근의 '올드보이'(OB) 대 은지원, MC몽, 이승기의 '영보이'(YB)의 대결구도로 세대간 차이를 이용한 에피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또 최근에는 메인 MC 강호동을 두고 나머지 멤버들이 합심해 공격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또 다른 관계 설정을 예고하고 있다.
'무한도전' 역시 외형적인 모습이나 방송에서의 활약을 구분해 정준하와 정형돈이 함께 분류되거나 박명수와 노홍철이 멤버들을 배신하는 캐릭터로 엮이는 모습 등이 연출되기도 한다.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의 멤버들도 다양한 인물관계도를 나타내고 있다. 메인 MC 이경규와 '김봉창'이라는 캐릭터로 각인되고 있는 김성민이 '천적 관계'로, 방송 초반에는 김국진과 이윤석이 동시에 이경규를 공격하는 모습을 선보인 바 있다.
또 이경규와 김태원은 다른 멤버들로부터 '어르신' 대접을 받으며 역설적인 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남자의 자격'의 신원호 PD는 "최근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캐릭터보다 관계를 중시하는 경향이 큰 것 같다"며 "멤버들이 서로 얼마나 친한지가 관심의 포인트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고 전했다.
시청자들은 멤버들간의 친밀도를 통해 방송에서의 행위들에 대한 진정성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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