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니'들의 활약이 돋보인 한 해였다.
30일 고현정이 2009 MBC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한데 이어 31일 장서희가 2009 SBS 연기대상 대상을 받음으로써 2009년 안방극장 '여풍'(女風)을 실감케 했다.
고현정과 장서희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미실'과 '구은재'라는 근래 보기 드문 캐릭터를 안방극장에 선보였다.
이들은 특히 기존의 '대상 공식'을 깨고 수상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고현정은 조연도 대상을 수상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 '선덕여왕'에서 '미실'의 역할은 타이틀롤인 선덕여왕(이요원 분)에 비해 여러모로 불리했던 게 사실이다. 드라마라는 게 안팎으로 주연을 중심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현정은 '미실이 고현정인지 고현정이 미실인지' 모를 정도로 캐릭터를 체화, 안방극장에 '미실의 시대'를 열었다.
장서희 역시 불리하긴 마찬가지였다.
일일극 '아내의 유혹'이 화제성 및 시청률 면에서 지난해 SBS 안방극장에서 독보적인 존재였음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아내의 유혹'은 일일극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었다. 미니시리즈-주말극-일일극-아침극으로 이어지는 드라마의 공공연한 '서열'상 아무리 일일극에서 호평을 받고, 인기를 얻었다고 해도 대상 수상을 장담하긴 어려웠다.
장서희 역시 대상 수상 직후 "일일극이라 대상을 받을지 몰랐다"고 말해, 그녀의 대상 수상 의미가 어떠한지 짐작할 수 있다.
이들이 더욱 빛나는 것은 시련을 이겨내고 오늘의 영광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1989년 미스코리아로 데뷔, '모래시계'로 스타반열에 오른 고현정은 이후 재벌가와 결혼, 연예계를 떠났다 이혼 후 복귀, 오늘에 이르렀다.
아역 출신인 장서희 역시 지난 1989년 성인연기자로 데뷔 후 내내 단역을 전전하다 2002년 '인어아가씨'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지만 이후 뚜렷한 작품 없이 조용한 세월을 보내야 했다.
'미실' 고현정과 '구은재' 장서희의 대상 수상은 그래서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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