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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김기덕 "라디오만 36년..나는 행운아"②

DJ 김기덕 "라디오만 36년..나는 행운아"②

발행 :

김현록 기자
김기덕 <사진=MBC>
김기덕 <사진=MBC>

DJ 김기덕(62)과 18년간 함께하며 '2시의 데이트', '골든디스크'에 작가로 참여했으며 지금도 함께하고 있는 임유신 그린뮤직 CP는 김기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 사람은 라디오에 미쳤어요. 목숨보다 마이크가 중요한 사람이에요." 인터뷰 와중에도 김기덕은 뭔가가 떠오르면 직원들을 불러 열정적으로 지시를 내리고 일을 상의했다. 임 CP의 고자질이 하나 더 떠올랐다. "일할 땐 독사같다가도, 어떨 땐 순수한 아이같아요."


햇수로 37년, 만 36년을 라디오와 함께해 온 김기덕은 '골든디스크' 부스를 떠난 뒤에도 여전히 라디오와 함께다. 시대에 발맞춰 라디오와 함께 변화하겠다는 의지도 여전하다. 심지어 여전한 완벽주의자이기도 했다. 이어진 DJ 김기덕과의 인터뷰를 옮겨 싣는다.


-요즘엔 다른 분야의 스타들이 라디오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라디오도 들으십니까?


▶사실 요즘 라디오 진행자는 다른 분야에서 이미 인기를 얻은 사람이 되는 경우가 많죠. 시대가 그랬던 거죠. 지금 젊은 친구들이 진행하는 라디오를 사실 자주 듣지는 않아요.


-들어보면 어떠십니까.


▶스타일이 다르죠. 요즘 방송을 보면 재미는 있는데, 자기들끼리 재미있게 노는 걸 옆에서 같이 들으며 노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고 할까. 전통적으로 DJ는 음악의 전달자였는데 요즘은 조금 달라졌어요. 그 역시 시대의 흐름입니다. 저도 처음엔 반대하기도 했는데 지나고 보니 고집이고 역행이더군요. 엄청난 변화의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 거죠. 얼마나 재밌어요.


-라디오의 미래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매체는 점점 다양해지고 빠르게 변합니다. 음악도 LP의 시대에서 CD의 시대를 지나 이젠 파일로 주고받고 있지요. 카세트 테이프도 이미 넘어갔고요. 그 시대적 조류를 타야지요. 그러나 오직 변하지 않는 게 있다면 바로 음악입니다. 음악이 진리예요. 예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존재할 겁니다.


무엇이 변하더라도 음악의 역할과 기능은 여전할 겁니다. 그걸 새로운 매체에 맞게 변화시켜야지요. 앞으로 라디오 콘텐츠는 있지만 라디오란 매체는 사라질 수 있다고 봐요. 스마트폰에도 라디오가 들어가겠지요. 거기에 맞게 콘텐츠를 바꿔야 하고요.


'별이 빛나던 밤에'를 진행하던 김기덕 <사진=MBC>
'별이 빛나던 밤에'를 진행하던 김기덕 <사진=MBC>

-지금 하시는 사업도 그와 관련된 건가요?


▶위성DMB라디오 63번 오디오북이랑 62번 그린뮤직을 운영하고 있어요. 오디오북은 말 그대로 책을 읽어주는 건데, 도서관 납품이라든지, 이북(E book) 납품 등도 하게 되죠. 이미지컷과 텍스트를 함께 송출할 계획도 있습니다. 그린뮤직은 마음의 정화, 안정 등 음악의 기능적 측면에 초점을 뒀어요. 연주곡을 중심으로 새 소리나 바람 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를 많이 씁니다.


앞으로는 오디오 콘텐츠를 스마트폰같은 새 매체에 적용한다든지, 다양한 방송 스트리밍 서비스를 할 예정입니다. 이를테면 제가 선곡을 하는 거죠. 우울할 때의 음악, 슬플 떄의 음악, 아니면 연도별 100곡의 추천곡, 장르별 선곡 등. 이런 식이라면 제 목소리로 수백개 채널을 운영할 수도 있을 거예요. 그 중에 이미 3개를 시작했어요.


-혹시 아이폰 쓰십니까?


▶허허허. (그가 꺼내 보여준 휴대전화는 위성DMB가 나오는 구식 모델이었다!) 내가 직접 할 필요까지야. 아날로그적인 생각을 통해 다른 사람과 일을 하는거지. 나 사실 전화도 잘 안 받아요. 인터넷도 잘 안 해요. 다른 친구들이 알려주는 거지. 스마트폰은 그걸로 서비스를 하게 되면 그때는 꼭 써야지. 지금은 위성DMB 하는데 당연히 이걸 써야되고.


-DJ 활동도 계속하시는 건가요?


▶지금도 합니다. '오디오 북' 채널에는 '김기덕의 사랑의 인사'가 나옵니다. 다음주부터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 1000곡'을 선정해서 녹음에 들어갈 거고요. 다른 방송 매체를 통해서도 DJ 활동을 할 계획도 있습니다. 아, 다음 학기부터는 강단에도 복귀하려고 해요.


-젊은 시절부터 추구해 온 변화를 지금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에서는 완벽주의자에 가까운 완고함도 느껴지고요.


▶저 고집 세요. 성격도 급합니다. 그 고집이 바로 변화에 대한 고집인거죠. 그걸 수용하겠다는 고집. 그래서 같이 하는 스태프들한테는 '더럽게' 굴었지. 개인적으로는 잘 해요. 그런데 일은 달라. 내가 프로로서 청취자에게 봉사하는 건데, 그걸 소홀히 한다면 프로가 아닌거죠.


물론 제 자신에게도 엄격했습니다. 말을 타다 떨어졌을 땐 누워서도 거의 다 녹음을 했어요. 최근에 몇 번 했지만, 대타 세우는 건 상상도 못 했고요. 일에 대해선 완벽주의가 필요해요. 그게 내가 오래 할 수 있었던 하나의 비결이었던 것 같네요. 앞으로도 마찬가지에요. 어정쩡하게 일하는 건 죄입니다. 하려면 제대로 해야죠.


-지금 돌아보면 어떠십니까.


▶라디오 전문가가 없어진 게 씁쓸합니다. 아쉬운 점이죠. 앞으로 36년 방송할 사람이 없어요. 그 기록이 깨지기 쉽지 않을 겁니다. 배철수가 올해 20년 했는데, 오래 할 사람이 나오기가 어려울 겁니다. 내가 좋은 시절에 했지요. 저는 행운아였습니다.

김기덕 <사진=MBC>
김기덕 <사진=MBC>


김기덕(62)

1972 MBC 아나운서로 입사한 뒤 라디오에 투신, 한국 FM 음악프로그램을 이끌어 온 산증인. 팝음악 보급에도 앞장섰다. 1975년부터 1996년까지 DJ와 PD를 도맡았던 '2시의 데이트'는 단일 프로그램 최장 방송으로 영국 기네스협회의 인증서를 받기도 했다. 1996년에는 20년 이상 MBC 라디오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방송인에게 수여하는 '골든 마우스'를 수상했다. 1997년부터는 '골든 디스크'의 PD 겸 DJ로 활동했으며, 지난달 25일 방송을 끝으로 '골든디스크'에서 하차했다. 현재 와미디어 대표로 재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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