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드라마를 보면 천하를 호령하는 왕이 담벼락을 타고 도망을 가는가 하면, 영웅 포스의 주인공이 정의롭기보다는 알고 보면 돈을 밝히는 추노꾼, 사립탐정이다. 이들은 우스꽝스런 동작과 코믹 감초들과의 호흡으로 KBS2TV '개그콘서트' 못지않은 코믹한 웃음을 선사한다.
반면, 예능 20년차 이경규와 김국진이 후배들 사이에서 '낑낑'대고, 1인자 MC 유재석이 눈물을 흘린다. 1분 전까지 경쟁자였던 '슈퍼스타K2'의 TOP11은 탈락자가 호명되는 순간, 누구랄 것도 없이 얼싸안고 눈물을 흘린다. 2010년 드라마와 예능의 트렌드를 짚어봤다.
◆ 코믹한 주인공들 줄줄이 등장.. 전반적 코믹 요소 ↑
MBC '동이'의 경우 이병훈 PD의 전작에는 못 미친다는 오점을 남기긴 했지만, 코믹한 주인공 숙종(지진희 분) 캐릭터만큼은 극 초반 30%의 시청률까지 올리는 견인차 역을 했다.
올해 상반기 최고 인기를 누렸던 KBS2TV '추노' 역시 주인공 대길(장혁 분)을 중심으로 최장군(한정수 분), 왕손(김지석 분)의 코믹한 화법, 오포교(이한위 분), 천지호(성동일 분), 마의(윤문식 분), 큰 주모(조미령 분) 등의 탄탄한 감초들이 어우러져 코믹· 액션 사극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가능성을 열었다.
'추노' 팀이 이끄는 '도망자' 역시 '추노'의 코믹한 요소를 계승했다. 사립 탐정 지우(비 분)를 비롯해 나까무라 황(성동일 분), 장사부(공형진 분), 제임스 봉(조희봉 분) 등 코믹 캐릭터의 절묘한 조화는 매회 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한다.
18일 첫 방송하는 MBC '역전의 여왕'도 코믹 부부 멜로를 표방한다. 주인공 김남주가 지난 시즌 '내조의 여왕'과는 다른 깐깐한 골드미스 황태희로 등장해 무능한 남편 봉준수(정준호 분)와 완벽한 코믹 호흡을 선보일 참이다.

◆ 리얼리티 예능, 장기 프로젝트로 진한 감동
리얼 예능 프로그램들이 16부작, 20부작 드라마를 꿈꾼다. 2008년부터 리얼 예능 프로그램들이 득세하면서 KBS2TV '해피선데이-1박2일', SBS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 등이 인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2010년 들어오며 리얼 예능 프로그램의 트렌드는 장기 프로젝트다.
MBC '무한도전'에서 달력 미션 등으로 간간히 해오긴 했지만, 올해 선보였던 '레슬링 프로젝트'만큼 공들인 프로젝트는 없었다. 무려 13개월 동안 이어진 레슬링 훈련 결과를 프로그램에 녹아내 감동을 자아냈다.
KBS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도 마찬가지. '남격 합창단'이라는 합창단을 구성, 합창단 오디션부터 거제도에서 열린 전국 합창대회까지 출전하면서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응원을 끌어냈다. 박칼린, 배다혜, 선우 등은 '남격 합창단' 프로젝트가 끝난 현재까지도 인기를 이어갈 정도다.
오는 22일 마지막 회가 방송되는 엠넷 '슈퍼스타K2'도 마찬가지다. 일반인 출연자들의 리얼 오디션 도전기를 그린 이 프로그램은 15%(AGB닐슨미디어리서치 케이블 유가구 기준)까지 치솟으며, 지상파 프로그램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슈퍼스타K2'가 이 같이 인기를 얻은 데는 14회까지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단순히KBS2TV '전국 노래자랑', MBC '대학가요제' 식의 노래 경연 대회가 아닌 출연자들의 노래 실력과 함께 그들의 뒷이야기와 아마추어에서 점차 프로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림으로써 감동을 배가시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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