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명민이 연기한 두 인물인 앤서니김과 강마에. 이 둘은 어떻게 다를까.
SBS 새 월화드라마 '드라마의 제왕'(극본 장항준 이지효 연출 홍성창)이 지난 5일 첫 선을 보인 가운데 극중 김명민의 역할인 드라마 제작사 대표 앤서니김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주목을 이끌었다.
앞서 김명민은 '베토벤 바이러스' '하얀 거탑' 등을 통해 전형적으로 독한 이미지를 가진 인물을 연기하며 독보적인 연기 활동을 해왔다. 특히 지난 2008년 '베토벤 바이러스'를 통해 전해진 강마에는 신드롬으로도 이어지며 악인도 매력적인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음을 시청자들에게 알려줬다.
김명민이 '드라마의 제왕'에서 맡은 앤서니김은 드라마의 성공을 위해서는 물불 안 가리는 이기적인 성향의 인물로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가 가진 모습과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난 5일 '드라마의 제왕' 첫 방송에서 그려진 앤서니김의 모습은 그야말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었다. 그는 드라마 제작사 대표로서 자신이 맡은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뛰어들었다.
앤서니김은 극중 PPL이 등장해야 한다는 말에 작가의 반대를 무릅쓰고 PPL 제품인 오렌지 주스를 등장시키고, 방송 테이프를 전달하기 위해 퀵기사를 불러 급히 달려가다 기사가 사고로 목숨을 잃어도 빈소에 찾아가 1억 원으로 '퉁' 치는 모습도 보였다.
앤서니김이 가진 욕망은 드라마의 성공, 이를 통한 경제적 이익 창출이라는 궁극적 목표 아래 이루어진 일들이지만, 이 목표가 앤서니김이 벌인 일들을 모두 정당화할 수 없을 것이다. 앤서니김에 대한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릴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도 자신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단호했고 완강했다. 더 완벽한 공연을 위해 단원들에게 독설도 서슴지 않는 그의 모습에 누군가는 불편해했고 누군가는 매력을 느꼈을 것이다.
"난 오케스트라라는 악기를 연주하는 거고 니들은 그 부속품이다. 아니, 니들은 그냥 개야. 난 주인이고. 그러니까 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 짖으라고"라는 대사가 가진 이른바 '돌직구' 대사는 더 이상 표현할 수 없는 강마에식 악담이다.
너무나도 뚜렷한 주관과 자신의 분야에 대한 지나칠 정도의 열정, 주변 사람들과의 불편한 관계 등 앤서니김과 강마에가 가진 모습들은 많은 부분 유사하다. 하지만 비슷한 캐릭터임에도 100% 같을 수는 없는 법.
이에 대해 김명민은 지난 10월31일 서울 목동사옥 SBS홀에서 열린 '드라마의 제왕' 제작발표회에서 "앤서니김은 야망에 눈이 먼 인물이라면 강마에는 순수한 열정을 가졌다"며 두 인물의 차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분명 자신의 열정을 결과물로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이 역력한 모습은 분명하지만, 강마에는 다소 현실과 거리가 먼, 다른 시대에서 건너온 듯한 인물인데 반해 앤서니김은 그저 야망에 눈이 멀고 목적을 위해 움직인다는 점에서 다른 이기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강마에에게는 없는 비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앤서니김이 과연 주변 인물들과 부딪치면서 강마에처럼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게 될지가 시청자들에게는 관심거리가 될 전망이다.
과연 앤서니김이 '악인'이 아닌, 어떤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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