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

◆ "국내 드라마도 미드처럼 분량 60분 이하로 잘라야 긴장감 살 것"
권해효의 드라마 제작 현실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은 계속 이어졌다.
"'드라마의 제왕'은 현재 지금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그 드라마를 만드는 데 있어서 느껴지는 종사자들의 절박하면서도 어려운 과정들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권해효는 '드라마의 제왕'에서 그려졌던 긴박했던 상황들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강현민(최시원 분)이 보여줬던 '경성의 아침' 하차 위기에서 벗어났던 기자회견의 경우도 배우만 손해가 아니라 배우 하차에 의해 타격을 입을 제작사와 방송사 쪽에서도 최소한의 금전적 손해가 이뤄지지 않게 해야 한다는 일종의 '카르텔'이 형성되다보니 그 일을 해결하는 것이 마치 선인 양 그려지는 거라고 봐요. 분명 도덕적으로는 지탄받아야 할 부분이죠."
드라마의 성공을 위해, 시청률 대박, 금전적 이익 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나쁜 예로서 '강현민 기자회견'은 많은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이러한 일들이 존재하는 지의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분명 '드라마의 제왕'은 과한 경쟁이 가져올 수 있는 악영향을 가리켜 꼬집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권해효는 국내 드라마가 좀 더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 행해져야 할 부분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사실 드라마 속에서 배우가 연기하는 것은 어느 정도 정형화돼 있잖아요. 그래서 연기력 자체만으로 경쟁력을 키우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드라마 한 편의 분량을 60분 이하로 타이트하게 자르면 해결된다고 봐요. 그만큼 방송 분량이 짧아지게 되면 한 편 안에 담아야 할 내용이 더욱 타이트해질 것이고, 결국 극의 긴장감과 속도감은 더욱 높아지겠죠. 드라마 전개에 있어서 쓸데없는 장면을 과감히 버리고 극 내용의 밀도를 더 높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 "최시원, 엉뚱하지만 매력적..아이돌 출신배우, 상도덕만 지키길"
권해효. 이름만 들어도, 얼굴만 봐도 이제는 (몇몇 함께 세대를 같이 살지 않은 1, 20대 청소년들을 제외하고) 누구나 다 아는 베테랑 배우다. 하지만 그는 항상 "배우로서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직장을 그만 두고 연기자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 배우를 꼭 해야겠다고 결의에 찬 모습을 가진 후배들을 보면 저는 운 좋은 배우일 뿐이에요. 그저 연극영화과에 재학하면서 자연스럽게 연극 무대에도 서고 다른 활동들도 하면서 지금까지 온 것뿐이에요."
선배 연기자로서, 함께 하는 후배 연기자들의 모습을 보면 권해효는 어떤 생각이 들까. 특히나 진정성 있는 연기가 예전에 비해 더 주목을 받기 힘든 현실에서 오랜 경험을 배우로서 일한 권해효의 생각이 궁금했다.
"연기를 한다는 것이 물론 한 작품을 통해 성취할 수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시간은 필요해요. 그렇다고 연기를 못한다고 일부러 규정을 짓거나 잘못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도 옳지는 않다고 봐요. 방송 공간이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가 아닌,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익숙해지는가가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이와 함께 권해효는 실제 톱스타 강현민을 연기하고 있는 최시원에 대해 언급했다.
"(최)시원이 보면 전 재미있는 친구라고 생각해요. 뭔가 엉뚱한데도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눈에 보이기도 하지만 그 친구가 가진 자신만의 특별함을 어린 나이에 가지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으니까요. 전작 KBS 2TV 드라마 '드림하이' 때도 그렇고 아이돌 그룹 출신 연기자들이 보여주는 새로움도 분명 있다고 저는 생각해요."
권해효는 배우로서 가져야 할 덕목으로 "상도덕만 있으면 된다"고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스스로 연기하면서 저만이 가진 철학은 없어요. 다만, 상도덕만 지켰으면 좋겠어요. 배우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자신의 몸값을 올리려고만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자세는 있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권해효는 자신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말했다.
"특별한 계획까지는 아니고 제가 10년 넘게 영화랑 인연이 많이 없다가 작년이랑 올해에 다시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내년부터는 다양한 제작 방식의 영화 작업을 하고 싶어요. 뭐가 됐든. 그리고 방송에서 간간히 보여주던 단막극도 다시 해보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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