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5일 KBS 2TV 주말연속극 '최고다 이순신'(극본 정유경 연출 윤성식 모완일)이 종영했다. 주인공 이순신(아이유 분)이 꿈과 사랑 모두를 쟁취하는 것으로 끝났다. 극중 부드러운 이미지로 '유신 바라기'애칭을 얻었던 박찬우(고주원 분)도 예비 아빠가 되는 기쁨을 누리며 이유신(유인나 분)을 지켰다.
박찬우 역을 연기한 고주원(32)을 직접 만났다. 그동안의 필모그라피를 보면 참 반듯한 남자의 표본인 그였기에 실제로 만나면 어쩔지 기대감도 컸었다. 어느덧 데뷔 10년차인 이 배우, 대면하니 진중하고 소탈한 사람이었다. 고주원과 함께한 '최고다 이순신' 인터뷰.

3년만의 컴백, 시원함 반 아쉬움 반
지난 2010년 군 입대한 그는 전역 후 첫 작품으로 '최고다 이순신'을 선택했다. KBS 2TV 주말연속극들이 흥행 불패 신화를 이어가며 여러 스타들을 대세로 만들었기에 그의 선택에 이목이 집중됐다. 6개월간의 대장정이 만만치 않았지만 드디어 끝냈다.
"이 작품에 함께 해서 좋았어요. 6개월 동안의 긴 촬영이 끝나서 시원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네요. 보통 작품을 끝내면 아쉬움과 만족감이 각각 나뉘는데 '최고다 이순신'은 젊은 배우들의 모습도 그렇고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아요. 초반에 제작발표회 때 말씀드린 것들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랄까요."
극중 박찬우는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던 이유신을 마음에 품어뒀다. 그리고 비밀연애에 이어 결혼까지 골인했다. 그가 밉상 남편이 되지 않은 건 아내에게 지극정성으로 잘해준 데다 중간자 역할을 잘 해냈기 때문이었다. 고주원에게 박찬우와 같은 상황이 온다면 어떤 선택을 할지 물었다.
"물론 친구와도 연애 할 수 있지만 감정이 생길까 싶어요. 서로 좋아하는 감정이 있는 상황이라면 모를까 아예 없다고 전제하면 힘들 것 같아요. 다만 저 같은 경우는 찬우처럼은 하지 않을 것 같아요. 극중 찬우 어머니처럼 집안이 반대하는 경우라면 상황을 좋게 만든 뒤에 소개시켜 드릴 것 같아요. 중간자 역할이요? 잘할 자신은 있는데 잘 할 수 있을까요?"

고주원과 유인나, 그리고 달달함
고주원과 연기호흡을 맞춘 유인나는 실제로 촬영현장에서 애교만점인 배우다. 그와 함께 연기하면서 어땠을까. 그에게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물으니 주저 없이 지난 5월 11일 방송분에서 나온 차에서 데이트한 장면을 꼽았다.
"인나가 밝고 유쾌한 친구에요. 그래서 처음에 기대도 많이 했어요. 인나가 출연한 MBC '최고의 사랑', 영화 '마이 블랙미니드레스'도 재밌게 봤으니까요. 이번 촬영하면서 밝고 즐겁게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덕분에 실제로도 많이 웃었고 재밌게 촬영했어요."
극 중간에는 박찬우 네 시월드도 등장했다. 시월드 특성상 조금 더 재밌게 풀 수 있는 요소들을 극단적으로만 끌고 갔던 아쉬움이 있었다. 고주원은 어머니로 등장한 배우 김동주를 언급했다.
"김동주 선생님이 연기를 정말 잘하세요. 그런데 선생님이 미혼이세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얘기를 들으면 깜짝 놀래요. 선생님이 당연히 결혼을 하셨을 것이란 예상이 많기 때문이에요. 선생님이 시월드를 정말 잘 표현해주셨어요. 쉽지 않으셨겠지만 연기하시면서도 인나에게 미안해하셨어요."
유인나와 함께해서 즐겁기도 했지만 힘들었던 부분도 있었다. 바로 극중 박찬우처럼 연인에게 달달함이 부족했기 때문. 박찬우를 연기하면서 요즘 말로 손발이 오그라들 때도 있었다. 프러포즈 장면도 본인은 쑥스러웠지만 여자 스태프들이 정말 좋아했다고 밝혔다.
"저의 원래 성격은 무뚝뚝하고 조용히 있는 편이에요. 남자들끼리 운동하는 걸 즐겨요. 그래서 인지 주위에 여자친구들이 많이 없네요. 여자친구들이랑 길게 대화를 잘 못해요. 남자친구들이 많은 남자와 여자친구가 많은 남자 중 저는 전자에요. 그래서 인지 촬영장에서도 남배우들이랑도 친하게 지냈어요. 저와 반대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많은 걸 배웠어요."

조정석·정우와 절친! 유인나·아이유는 인기폭발
고주원은 위에서처럼 남자 배우들과 친해졌다. 세 자매의 상대로 각각 등장했던 조정석(신준호 역), 정우(서진욱 역)가 대표적이다. 두 사람과 함께 연기하면서 어땠을까.
"조정석 형은 정말 일을 즐겁게 하고 재밌는 사람이에요. 같이 일하는 사람도 즐겁게 하는 분위기를 갖고 있어요. 때로는 고단하고 힘들 때가 있지만 정말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해요. 정우 형이요? 그저 상남자에요. 하하."
그러고 보니 '최고다 이순신'에서 아이유를 빼놓을 수 없다. 고주원은 국민여동생과 함께 연기하다 보니 주위 반응도 폭발적이라고 밝혔다. 데뷔 이래 주위 남성들로 부터 아이유, 유인나의 친필사인을 부탁하는 요청도 많았다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배우로서 걸음마 단계인 아이유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이유가 연기를 잘 해요. 출연진도 대기실에서 얘기를 많이 하면서 칭찬했어요. 아이유를 보면 연기도 잘 하고 자신감도 넘쳐요. 그 만큼 본인이 부단한 노력을 했기 때문에 생긴 자신감이에요. 그런 자신감은 보면 알아요. '저 친구는 준비도 많이 하고 열정이 많구나. 그래서 자신 있구나'를 느꼈어요."
"예능, 영화 다양하게 도전 해보고파"
그와 예능을 빼놓을 수 없다. 얼마 전 MBC '진짜 사나이'에 대해 언급하자 곧바로 주요 포털사이트 상위권을 장악했다. 그런데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그의 발언이 다소 와전됐다는 것. '진짜사나이'를 애청한다는 것이 어느 순간 출연하고 싶다고 커졌다. 그는 '진짜 사나이' 제작진과 출연진에 미안함을 전했다.
"예능 러브콜이 종종 오고 있어요. 다만 스케줄이 안 맞아서 못한 것도 있어요. 좋은 기회가 온다면 도전 해보고 싶어요. 데뷔하고 예능은 1년에 한 번 할까 말까였어요. 웃겨야 한다는 부담과 개인기 울렁증이 심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다 보니 자신이 생겼어요. 기회가 온다면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는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드라마 종영 후 휴식 겸 차기작 선정에 돌입한다.
"초반에는 논란이 된 부분도 있었지만 시청자들께 불편함을 드렸다면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저희 작품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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