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지우의 곁에 선 4남매의 호연은 최지우의 존재감 못지않았다.
SBS 월화드라마 '수상한 가정부'(극본 백운철 연출 김형식 제작 에브리쇼)가 지난 26일 종영했다. '수상한 가정부'는 지상파에서 세 번째로 선보이는 일본 드라마 원작 소재 작품이라는 점과 최지우의 연기 변신 등으로 방송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자연스럽게 주인공 박복녀 역을 맡은 최지우의 연기 변신에 시선이 집중됐다. 무뚝뚝한 말투와 표정 없는 모습 등 이전에서 볼 수 없었던 캐릭터였기에 신선하기도 했고 다소 어색한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박복녀를 더욱 돋보이게 한 것은 바로 네 명의 아역 배우들이었다. 김소현, 채상우, 남다름, 강지우는 각각 은한결, 은두결, 은세결, 은혜결 역으로 분해 '결이네집'의 주인공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은상철(이성재 분)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되면서 겪은 복잡한 감정, 엄마를 잃은 슬픔을 박복녀와 함께 살면서 응어리를 털어버리는 모습 등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먼저 은한결은 은상철의 불륜 사실에 대해 가장 반발했었다. 이후 혼란스러운 가정 분위기 속에 사춘기를 겪고 학교에서도 좋지 않은 생활을 이어갔다. 그녀의 모습은 우리 시대에서 어머니가 없는 가정의 아이가 가진 아픔을 그렸다. 은한결은 이와 함께 동생들의 철없는 투정을 다 받아주고 때로는 화도 내며 장녀로서 해야 할 역할을 비쳤다.
특유의 욱하는 성질을 가진 은두결 역시 점차 삐딱한 성격을 고쳐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역시 사춘기를 겪고 있었던 은두결은 박복녀의 수상한 행동에 계속 의심했지만 결국 그것이 부질없다는 것을 알게 됐고 자신의 곁을 떠나는 박복녀를 향해 참회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셋째 은세결도 엄마의 죽음이 결코 내 인생에서만 좋지 않은 일이 아니라는 걸 알고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막내 은혜결은 '수상한 가정부'의 또 다른 '히로인'이었다. 특유의 철부지로서 모습은 극의 몰입을 최고조로 이끌어냈다. 은혜결은 시종일관 박복녀 곁에 함께 하며 박복녀의 눈물샘을 자극케 했다. "엄마 보고 싶어", "떠나지 마세요" 등 은혜결에게서 전달되는 솔직한 말들은 시청자에게 안쓰러운 감정을 전하게 했다.
마지막회 방송에서 이들은 박복녀와의 마지막 식사를 통해 함께 웃고 울었다. 떠나는 순간에도, 다시 만나는 순간에도 감동적인 순간을 연출해냈다. 이들이 보여준 모습들은 각박한 현대 사회 속에 가정이라는 의미가 가진 애틋함과 훈훈함을 느낄 수 있게 한 순간이었다.
윤상근 기자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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