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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스껫볼' 하용진 "친일파 역할, 재수 없다고…"(인터뷰)

'빠스껫볼' 하용진 "친일파 역할, 재수 없다고…"(인터뷰)

발행 :

이경호 기자

tvN 월화드라마 '빠스껫 볼' 다케시 역 하용진 인터뷰

tvN '빠스껫 볼'에서 다케시 역을 맡은 배우 하용진 /사진=임성균 기자
tvN '빠스껫 볼'에서 다케시 역을 맡은 배우 하용진 /사진=임성균 기자


비열하고 악랄한 캐릭터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배우가 있다. 바로 배우 하용진(33)이다.


하용진은 현재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빠스껫 볼'(극본 김지영 장희진·연출 곽정환)에 출연 중이다. 극중 맡은 역은 연희전문학교 농구부 주장이자 친일파 귀족 자제인 다케시다.


지난 10월 21일 첫 방송한 '빠스껫 볼'은 격랑의 1940년대(1939~1948년) 한반도를 배경으로 어두운 일제 강점기를 농구를 통해 극복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다케시는 극중 주인공 민치호(정동현 분)와 강산(도지한 분)과 대립한다. 질투와 모략의 화신으로 민치호, 강산 외에도 주변 인물들을 위험에 처하게 한다. 조선 이름 변신준을 당당히 버리고 창씨개명에 앞장서는 친일파.


일제 강점기 시대에 한민족의 공분을 샀던 친일파 역을 제대로 소화한 하용진. 그가 스타뉴스와 만나 '빠스껫 볼' 비하인드 스토리와 자신의 삶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신인 배우 하용진? 데뷔 9년차 배우!"


하용진은 지난 2005년 MBC 드라마 '주몽'을 통해 데뷔했다. 이후 KBS 드라마 '대왕세종'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지난해 KBS 2TV '해운대 연인들' 방송 초반 종종 얼굴을 내밀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전, 아직 신인이죠"라고 공손히 말했다.


"9년 차라고 해도 사실 그간 인지도를 알린 작품이 없어요. 단역에 가까울 정도로 드라마 출연한 적이 많죠. 다행히 '빠스껫 볼'에서는 분량도 많아서 기뻐요."


그는 '빠스껫 볼'에 출연하기 전 2년 간 공백 기간이 있었다고 먼저 털어놓았다.


"소속사나 매니저 없이 활동을 해왔었어요. 개인적인 사정도 있어서 배우 인생을 포기하려고 했죠. 그러다가 한 모임에서 곽정환 감독님, 공형진 선배님을 만나게 됐죠. 저한테 작품도 같이 해보자는 제안도 해주셨고, 이렇게 한 작품에서 만나게 됐죠. 배우를 그만 두려고 했을 때는 간절함이 없었어요."


'빠스껫 볼'을 통해 앞으로 배우로 살아야 하는 각오를 다졌다는 하용진. 앞으로 배우를 그만 두겠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주먹을 꽉 쥐었다.


tvN '빠스껫 볼'에서 다케시 역을 맡은 배우 하용진 /사진=임성균 기자
tvN '빠스껫 볼'에서 다케시 역을 맡은 배우 하용진 /사진=임성균 기자


"친일파 다케시, 재수 없다고 피해"


드라마, 영화 속 친일파는 지독한 악인으로 표현되고 있다. 우리 역사 속 친일파에 대한 한은 씻을 수가 없다. 어느 배우든 친일파 역할을 맡는 다는 게 달갑지는 않을 터. 하용진은 어땠을까.


"촬영장에 분장을 안 하고 가면 다들 '다케시 왔어?'라고 하시죠. 그런데 5대 5 가르마 분장을 하면 '비켜, 재수 없어!'라고 놀리시더라고요. 한 때 다케시 역을 두고 고민을 한 적도 있었죠. '왜 해야 하지?'라는 회의감이 들 정도로 친일파 다케시는 편한 캐릭터는 아니었어요."


곽정환 감독 덕분에 다케시 역에 대해 마음을 열고 오로지 악행을 자행할 수 있었다는 하용진. 실제 성격도 독한 구석이 있는지 묻자 손사래를 친다.


"다케시에 제 실제 성격과 닮은 점은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다케시를 보면 '왜 이렇게 악행을 저지를까?'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해하기 힘들었죠. 저 그렇게 모질 지 못해요. 하하하"


하용진에게 '혹시 가족 중에 국가유공자, 공무원은 없는가?'라고 물었다. 친일파 역할 때문에 혹시 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하하하. 전혀요. 국가유공자도 없고, 공무원도 없어요. 진짜 있었으면, 지금 어떻게 됐을지 저도 모르겠어요."


'빠스껫 볼' 다케시 역의 하용진 /사진='빠스껫 볼' 방송화면 캡처
'빠스껫 볼' 다케시 역의 하용진 /사진='빠스껫 볼' 방송화면 캡처


"여자친구가 극중 캐릭터 닮을까봐 걱정"


하용진은 다케시 때문에 여자친구가 걱정 아닌 걱정을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여자친구가 항상 모니터를 해줘요. 극중 제 캐릭터가 워낙 나쁘다 보니까 여자친구가 걱정을 하죠. 실제 성격을 닮을까 그렇다고 해요."


그는 여자친구와는 2년 째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 직장에 다니고 있는데, 저보다는 두 살 어려요. 제가 지난 2년 동안 힘들 때 제 곁에 있어줬죠. 이해도 잘 해주고, 모든 게 다 매력적이에요. 하하하"


"'빠스껫 볼'에서 아쉬운 점? 돌아서면 아쉬운 연기"


하용진은 '빠스껫 볼'을 촬영하면서 가장 아쉬운 점에 대해 '연기'라고 손꼽았다.


"촬영장에서는 감독님이 '오케이!'라고 하시잖아요. 그런데 집에 돌아가는 길에는 항상 아쉬움이 남아요. '이렇게 하면 더 잘 나왔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죠."


그는 최근 영하권으로 떨어진 추위도 촬영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잦은 부상도 배우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요즘 날씨가 추워져서 힘들죠. 민소매 셔츠를 입고 촬영하다 보니까 실내에서도 추위에 벌벌 떨죠. 부상 위험도 늘 있죠. 당시에는 농구화가 없었다고 해서 단화를 신고 뛰는데 무릎에 무리가 많이 가더라고요. 농구하는 배우들은 발목 부상이 잦았어요."


하용진은 연기, 추위, 부상보다 더 아쉬운 점은 '빠스껫 볼'의 조기조영이라고 말했다.


"24부작으로 기획됐었는데, 18부로 종영하게 됐어요. 소식을 들어쓸 때 너무 아쉬웠죠. 제작진이 시즌2도 예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봐야 알 것 같아요. 시즌2 하면 물론 출연해야죠."


tvN '빠스껫 볼'에서 다케시 역을 맡은 배우 하용진 /사진=임성균 기자
tvN '빠스껫 볼'에서 다케시 역을 맡은 배우 하용진 /사진=임성균 기자


"원더걸스 예은? 봉순이다!"


'빠스껫 볼'에는 원더걸스 멤버 예은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걸그룹 멤버가 촬영장에 있으니 분위기도 남달랐다는 하용진의 전언이다.


"'빠스껫 볼' 촬영장에 남자들이 많은데 예은이 있으니까 분위기가 정말 좋았죠. 사진도 찍고, 다들 가까이 있으려고 난리죠. 하하하."


'빠스껫 볼'에서 봉순 역을 맡아 첫 정극 연기 도전에 나선 예은에 대해 하용진은 어떻게 봤을까. 걸그룹, 아이돌 예은이 아닌 연기자 봉순이라고 부르라고 곽정환 감독이 엄포를 놓았다고.


"감독님 때문에 다들 예은이를 봉순이라고 불렀죠. 하하하. 연기도 참 잘하는 친구예요. 사투리 연기도 잘 소화했죠. 그 친구의 노력이 시청자들에게 100% 전달이 안 되서 아쉽죠. 예은 외에도 도지한, 정동현 등 신인 연기자들이 정말 열심히 했어요. 시청률이라는 결과가 좋지 않아서 안타까울 따름이죠."


"'빠스껫 볼'이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으면"


하용진은 '빠스껫 볼'이 자신의 연기, 삶에 있어 터닝 포인트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남이 보기에 제가 맡았던 역할은 크지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제게는 배우로 입지를 다질 수 있었죠. 저를 믿어주셨던 곽정환 감독님한테 감사해요. 저를 믿고 여기까지 끌어주셨던 제 은인이죠."


하용진은 오는 17일 종영하는 '빠스껫 볼' 이후 좋은 작품으로 대중 앞에 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용진이 하는 작품은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할게요."


이경호 기자 s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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