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건국의 주역이었던 정도전의 일대기를 다룬 대하사극이 첫 선을 보였다.
4일 첫 방송된 KBS 1TV 대하사극 '정도전'(극본 정현민· 연출 강병택 이재훈)은 정도전(조재현 분)이 난세 속에서 더 나은 국가 건설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날 방송은 1383년을 배경으로 정도전이 친구였던 정몽주(임호 분)를 떠올리며 여정을 떠나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는 길에서 배고픔에 굶주렸던 백성들과 전쟁의 처참한 광경을 목격 한 뒤 심란한 표정을 지었다.
정도전은 긴 여정을 끝낸 뒤 이성계(유동근 분)를 찾아갔다. 당시 이성계는 중앙이 아닌 고려 함주(지금의 함경북도 남흥)에서 지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강렬한 눈빛을 주고받았다. 정도전은 "이 자와 함께 난세를 끝장내고 새로운 나라를 만들 것이다"며 혼잣말을 했다.
이때 정도전 역을 연기한 조재현과 이성계 역의 유동근은 별다른 대사 없이도 화면을 장악했다. 영상미 역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화면과 친절한 역사 설명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대하사극에서 빠질 수 없는 내레이션도 등장했다.
다시 시간배경이 바뀌면서 1374년 공민왕(김명수 분)집권기이자 정도전이 성균관학관으로 있던 시절이 등장했다. 외부적으로는 국제정세가 불안정해고 내부적으로는 권문세가의 정치가 극도로 달했다. 공민왕은 노국공주의 영전 사업에만 몰두해 백성들이 궁핍했다.
이때 영전사업 현장에 사고가 발생, 백성 일부가 죽고 부상을 입었다. 위급한 상황에 민심이 동요하자 군은 무력진압에 나섰다. 같은 고려인끼리 죽고 죽이는 비극이 발생했다. 같은 시간 궁궐에서는 화려한 연회가 열렸다.
정도전은 이를 목격하고 충격을 금치 못했다. 정도전은 다른 성균관 동료들에게 영전 사업을 중단하게 만들자고 제의했으나 거절당했다. 정도전은 자신의 상소문이 이인임(박영규 분)에게 거절당하는 것을 보고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향후 정도전과 이인임이 대적하게 될 것임을 암시했다.
극 후반 이인임은 공민왕에게 눈엣가시인 외척과 정도전을 같이 처단하자고 제안했다. 다음날 정도전은 대성전에 명나라 사신들이 진입하는 것을 저지했고 때 마침 공민왕도 이를 목격했다. 결국 공민왕은 정도전을 옥에 가두라고 지시하며 극이 마무리 됐다.
'정도전'은 KBS가 2년 동안 준비한 작품으로 1회에서 당시 상황을 반영하기 위해 의상, 건물, 패검착용 등으로 세심하게 신경 썼음을 알렸다. 이 같은 장면은 최근 퓨전사극이 과도하게 등장하면서 역사왜곡 논란을 일으키게 하는 것과 달랐다. 명나라 사신 캐릭터들도 한국어가 아닌 당시 언어를 사용해 사실감을 살렸다.
1회 임에도 배경 및 부연설명보다 캐릭터 간의 긴장감이 있었다. 더 나은 국가건설을 하고자 하는 정도전과 권문세족 이인임의 카리스마가 대립구도를 형성했다.
한편 '정도전'은 조선건국 일등공신인 정도전의 화려한 모습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정치현장에서 혁명의 길을 걸어간 한 인간의 고뇌, 갈등을, 눈물을 담아낸다. 배우 조재현,유동근, 박영규, 서인석 등 연기파들이 총 출동한다.
제작진 역시 KBS 1TV '용의 눈물', KBS 2TV '해신'등을 연출한 강병택PD와 '자유인 이회영', '사랑아 사랑아'등의 정현민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제작진은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정통대하사극이 무엇인지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정도전'이 2014년 대하사극 열풍을 일으킬지 행보가 주목된다.
김성희 기자shinvi7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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