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말을 아는 데도 계속 보게 된다. "
'정도전'을 보는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29일 KBS 1TV 대하드라마 '정도전'(극본 정현민·연출 강병택 이재훈)의 마지막 회가 방송된다. 위화도 회군, 선죽교 사건, 왕자의 난 등 '정도전' 속 굵직한 이야기들은 이미 역사 교과서 등을 통해 알려진 것들이지만 '정도전'은 매회 탄탄한 전개로 몰입도를 높이며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끌어 당겼다. 첫 회 시청률 11.6%(닐슨코리아 전국기준)으로 시작했던 '정도전'은 이제 시청률 20%를 넘볼 정도다.
마지막 회 역시 정도전의 죽음이 등장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역사를 통해 알고 있지만, 이를 어떻게 그릴 것인지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정도전'의 시대적 배경인 여말선초는 드라마나 소설을 통해 많이 다뤄진 만큼 어떤 시대보다 익숙한 배경이다. 여기에 이성계의 조선 건국 과정을 그린 KBS 1TV '용의 눈물'가 국민드라마로 사랑받았던 만큼, 아직까지 이 작품을 기억하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다. 때문에 '용의 눈물'과 어떻게 차별화 할 것이냐는 '정도전'이 안고 있던 숙제였다.
이러한 부분들을 '정도전'은 오히려 더욱 철저하게 역사적인 부분을 고증하면서 치밀한 구성으로 풀어갔다.

'정도전' 속 등장인물들의 의복은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복원한 것들이다. 이전까지 드라마나 영화에서 병사들이 무심코 손으로 들었던 칼자루도 허리춤에 꽂고, 전장에서 사용하는 깃발 하나까지 사료를 통해 제작했다. 주인공들의 갑옷, 갓 등도 마찬가지다. 이런 철저한 고증은 정통 사극이란 정체성을 보여주며 '정도전'이 시청자들에게 믿음을 주는 장치가 됐다.
생생한 캐릭터 구현 역시 알고 봐도 재밌는 '정도전'을 만들었다.
왕의 건국기가 아닌 '킹메이커' 정도전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고려의 문제, 조선 건국의 필요성 등을 설명하면서 공민왕, 최영, 이인임, 정몽주 등이 소개됐다. 특히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정도전의 정치적 정적 이인임은 '정도전'을 통해 새롭게 조명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배우들의 호연이 캐릭터의 생명력을 더했다.
타이틀롤 정도전을 맡은 조재현, 정도전의 정치적인 동반자 이성계의 유동근은 남자들끼리의 끈끈한 유대관계가 무엇인지 선보였다. 그동안 코믹한 이미지가 강했던 박영규는 정치 9단 수구파의 수장 이인임을 완벽하게 연기하면서 그동안 쌓아왔던 내공을 분출시켰다. 최영의 서인석, 정몽주의 임호 역시 마찬가지다.
극중 가장 막내라는 이방원 역의 안재모도 연기경력 18년의 베테랑인 만큼 구멍 없는 연기는 '정도전'을 끌고 가는 힘이 됐다.
한편 29일 방송을 끝으로 '정도전'은 막을 내린다. 후속으로는 류성룡을 주인공으로 한 '징비록'(가제)이 준비돼 내년 1월 방송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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