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준혁(43)은 인터뷰 내내 유쾌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준혁은 "혼자 있을 때는 조용하지만 같이 있으면 유쾌한 분위기가 되길 바라요. 무명 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하나의 노하우죠. 아무도 모르는 현장에 가서 빨리 친해지지 않으면 너무 힘들거든요. 그게 몸에 밴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연극과 드라마, 영화에 출연했지만 그가 빛을 본 건 그리 오래지 않았다. 그런 그가 요즘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에서 무술 사범 홍대홍 역으로 출연 중인 그는 무림고수 척사광으로 예상되며 네티즌들에 추리의 기쁨을 선사했다.
이준혁은 '육룡이 나르샤' 출연 후 길을 걸을 때면 '홍대홍이다', '동방쌍룡이다'라는 말이 들려온다며 웃었다.
'육룡의 나르샤' 화제의 척사광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땠을까. 그는 대본을 받기 전까지 척사광의 정체를 알지 못했다고 했다. '육룡이 나르샤'의 팬인 아내가 척사광의 정체에 대해 물었지만 대답해주지 못했다고.
이준혁은 "척사광의 정체가 담긴 대본을 촬영 당일 받았어요. 제가 척사광이 여성이라는 것과 척사광 집안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었죠"며 "(척사광이 배우 한예리로 밝혀진 것에 대해) 부럽다고 생각했어요. '난 네티즌들한테 죽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척사광의 반전은 한예리에게 돌아갔지만 이준혁은 홍대홍이라는 인물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중심에는 제자 무휼(윤균상 분)이 있었다.
"홍대홍은 무휼한테 사기를 치는 캐릭터지만 그 안엔 무휼을 제자로서 아끼는 마음이 있어요. 무휼이 계속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죠. 후에 무휼과 싸울 수도 있을 것 같고 무휼을 구하고 죽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이준혁은 홍대홍이라는 인물을 가볍게 풀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준혁의 노력 덕에 홍대홍은 이름만 들어도 웃음을 주는 캐릭터로 완성됐다. 실제로 홍대홍은 극의 분위기가 어두워질 때면 등장해 분위기를 환기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최근 홍대홍이 멀리 있는 참새의 눈곱과 성별까지 알 정도로 시력이 좋다고 말하는 장면은 침체된 분위기를 단숨에 띄웠다. 이 장면은 이준혁의 애드리브가 곁들여져 더욱 빛을 발했다.
"('육룡이 나르샤'에) 가벼운 인물이 많이 없어서 가볍게 풀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작가님이 글을 주실 때도 가벼운 뉘앙스라서 그 부분의 맛을 살려야겠다고 생각했죠. 대사도 더 넣고 애드리브도 하고요. 참새 장면도 눈곱까지는 대본에 있었지만 암컷이라는 말은 애드리브였어요. 이 장면을 찍을 때 변요한과 제가 웃어서 9번이나 엔지가 났었죠. (대사 삽입과 애드리브를) 허용해주시는 작가와 감독님이 계셔서 감사해요. 토씨 하나 안 틀리길 원하는 분들도 많으니까요."
(인터뷰②)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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