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낭만닥터 김사부' 한석규는 속내를 가늠하기 힘든 '김사부' 역할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연기 베테랑의 내공을 제대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극본 강은경, 연출 유인식)에서는 김사부(한석규 분)가 누명을 뒤집어 쓴 채 14년 동안이나 이름을 숨기고 산 사연이 완전히 밝혀졌다.
이날 방송은 '낭만닥터 김사부'의 열혈 시청자들이 애타게 기다려온 순간이기도 했다. 그간 김사부는 그의 억울함을 자신의 입으로 밝히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김사부의 주변인들은 그에게 진실을 밝힐 것을 권했으나 김사부는 "어차피 사람들은 진실보다는 가십에 관심이 많다"라고 말하며 모든 의혹에 묵묵부답이었다.
이어 김사부는 그가 아끼는 제자인 강동주(유연석 분)로부터 이들의 관계를 뒤흔들만한 의심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이마저도 "변명 같은 사실보다도 정면돌파가 낫다"라며 굳이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이날 밝혀진 진실은 이러했다. 김사부는 과거 부용주로 활동하던 당시 이뤄졌던 대리수술이 그의 지시가 아니었음에도 혼자 독박을 쓰고 여론의 물매를 맞은 것이었다. 그 이유는 바로 7명의 대리수술 의료진과 어린 강동주를 구하기 위함이었다.
과거 김사부는 사실을 밝혀봤자 거대병원의 부원장 도윤완(최진호 분)은 꿈쩍도 않고, 힘없는 의료진들의 생계만 위험해질 것이 뻔할 것으로 여기고 혼자 모든 책임을 졌다. 이에 더해 중학생 강동주가 응급실을 때려 부순 피해보상과 형사고소를 거대병원이 취하한 것 역시 김사부가 혼자 책임을 진 대가였다.
바로 이런 대목에서 김사부의 의술을 행하는 인물임에 앞서 의인으로서의 면모가 빛났다.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해명할 수 있었음에도 그는 자신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자 구구절절 사연을 풀어내지 않았다.
이제 단 1회만을 남겨둔 '낭만닥터 김사부'에서는 김사부의 속사정이 밝혀지며 그간 김사부가 드러낸 삶의 내공 너머에 더 깊은 마음 씀씀이가 있음을 보여줬다. 그리고 한석규는 심중이 깊어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김사부를 마치 제 옷을 입은 양 소화해내고 있다. 역시 그에게서는 '연기대상의 품격'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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