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스로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드라마로 봤을 때 멋진 작품이 만들어진 것 같아서 기뻐요." '연기돌'로 주목받던 보이그룹 갓세븐 멤버이자 배우 박진영이 마침내 첫 주연을 맡았다. 작품을 마친 그에게선 주연의 부담감도 엿보였지만, 작품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이 함께 묻어났다.
박진영은 지난달 30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사이코메트리 그녀석'(극본 양진아, 연출 김병수)에서 신체가 닿는 순간 상대방의 비밀을 읽는 소년 이안을 연기했다.
2012년 KBS 2TV '드림하이2'로 연기를 시작한 박진영은 이후 JTBC '사랑하는 은동아', SBS '푸른 바다의 전설' 등에서 주진모와 이민호의 아역으로 출연하며 연기력을 인정 받았다.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을 통해 주연으로서 16부작을 처음 이끌었던 그는 "전 작품보다 호흡이 커서 부담이 컸다. 마지막 촬영까지 불안했는데, 다 끝나니 '내가 폐는 안 끼친 것 같다'는 안도감이 들었다"고 종영 소감을 털어놨다.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은 방송 전 '풋풋한 성장 드라마'를 내세웠지만 작품이 진행될수록 장르물적인 색채가 진해졌다. 밝은 캐릭터였던 이안의 감정선도 점점 어둡고 깊어졌다.
박진영은 "밝은 부분에 있어서 고민이 많았다. 감독님이 레퍼런스로 주신 캐릭터가 '슬램덩크'의 강백호였다. '내가 어떻게 그 정도로 밝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고 고민했던 지점들을 밝혔다.
이어 그는 어두운 감정 연기에 대해서는 "슬픔은 '나라면 어땠을까'에서 시작했다. '내가 이런 상황이라면?'이라는 가정으로 접근하니 자연스럽게 감정이 따라왔다"고 설명했다.

박진영은 아이돌이란 이름값에 기대지 않고 조금 느리지만 연기자로서 한 발 한 발 나아갔다. 이러한 시간들은 그를 배우로서 성장시키고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연기할 때 힘을 줘야 잘하는 거라고 생각한 시절이 있어요. 예전엔 카메라 앞에서 마냥 힘을 줬다면 이제는 굳이 힘을 주지 않아도 되는 신에서는 편하게 할 수 있어요."
가수와 배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박진영. 그에게 배우 박진영과 갓세븐 진영의 차이에 대해 물었다. 그는 "그저 노래하는 박진영과 연기하는 박진영일뿐"이라고 답했다.
"처음엔 배우 박진영과 가수 박진영이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결국엔 다 '나'더라고요. 무대도 내가 하고, 연기도 저로부터 시작해요. 장르가 다를 뿐이지 제가 달라지는 건 없어요."
연기와 가수 활동은 상호작용을 통해 각각을 발전시켰다. 그는 "연기를 하다 보면 이상하게 노래가 늘어있는 것 같다. 발성이 늘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공감능력이라던가 이해력이 미세하게 늘어가는 게 있었다"고 설명했다.

가수 이전에 배우로서 먼저 시작했다. 그럼에도 아직은 갓세븐이라는 타이틀보다 배우라는 타이틀에 대해 "어색하다"는 박진영이다. 그는 "열심히 하다 보면 차차 자연스럽게 '갓세븐 진영'이 익숙한 것처럼 '배우 박진영'도 사람들에게 녹아들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배우로서 더 욕심나는 역할을 묻자 그는 "더 늦게 전에 교복을 다시 입고 싶다"며 "학생 이미지를 확실히 뗀 다음 성인 역할로 가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그러면서 "얼굴에 주름이 있다는 댓글도 있었지만, 그건 제가 아이크림을 바르고 노력하겠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박진영은 오는 20일 갓세븐으로서 새 앨범 발표를 앞두고 있다. 6월부터 연말까지는 월드투어로 팬들과 만난다. 쉴 틈 없는 스케줄 속에 슬럼프가 찾아올 법도 하지만, 바쁨은 도리어 그에게 슬럼프를 극복하는 계기가 됐다.
"활동하며 슬럼프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힘들게 보내지는 않았어요. 슬럼프가 와도 그게 꼬리를 물면서 힘들 시간이 없었어요. 그럴 때마다 앨범을 작업해야 했고, 어떻게든 정해진 시간 안에 해야 하는 일이 있었어요. 덕분에 자연스럽게 슬럼프를 통해 성장이 된 것 같아요."
갓세븐은 '성장형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가 있다. 박진영은 배우로서도 성장을 약속하며 "꾸준히 노력하며 제 모습을 하나씩 드러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저는 '유연한 친구'에요. 성격이 너무 딱딱하지도 무르지도 않죠. 저를 한 번 보여주고 끝나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노력해서 하나씩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다음이 기다려지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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