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까진 매니저와 차를 타면 촬영 현장으로 가야 할 것 같아요. (작품에서) 덜 빠져나온 것 같아요.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같은 (성)철우에게서 빨리 벗어나야죠. 하하."
지난달 27일 종영한 OCN 수목 드라마 '구해줘2'(극본 서주연, 연출 이권)에서 성철우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김영민(48)은 드라마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듯 "아쉽다"며 연신 환하게 웃었다.
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한 김영민은 "(드라마가) 시작인 잘된 것은 아니었는데 시청자들이 많은 관심 덕분에 끝으로 갈수록 (시청률이) 점점 좋아졌다"며 "유종의 미를 잘 거둔 것 같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구해줘2'는 수몰 지역으로 선정된 '월추리' 마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로, 궁지에 몰린 마을 사람들이 사이비 집단에 빠져드는 과정을 그린 스릴러 물이다.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사이비'를 각색한 이 작품은 지난 5월 8일 첫 방송 당시 1.4%의 저조한 시청률로 출발했지만 상승세를 거듭해 3.5%의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시즌1에 미치지 못한 수치지만 짜임새 있는 전개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호평을 이끌었다.
극 중 성철우를 연기한 김영민은 신앙심이 충만한 목사였지만 점점 욕망에 휩싸여 악인으로 변해가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소화하며 시청자들에게 몰입감을 높였다.
"감독님과 천호진 선배가 첫 미팅 때부터 참고할만한 작품들을 추천해 주셨는데 큰 도움이 됐어요. 영화 '데어 윌 비 블러드'(There Will Be Blood)를 보면 주인공인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사기꾼 목사로 나와요. 저의 작품에서 철우는 사기꾼 같으면서도 진짜로 신을 믿으며 신을 이용해 세상과 대화하고 사람들과 관계를 하는데, 그런 인물을 초반에 설정하는 큰 도움을 얻었죠."

시즌1부터 유행어가 된 '될지어다'를 외친 것도 성철우였다. 그는 휠체어에 앉은 '구 회장'에게 안수기도를 하며 강렬한 장면을 연출했다. 김영민은 "'구해줘'의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대사를 내가 하면서 한 회차를 마무리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고백했다.
극 중 성철우의 열정적인 기도로 '구 회장'이 걷게 되자, 마을 사람들은 성철우를 맹신하게 됐고, 성철우는 마을의 정신적 지주로 떠올랐다. 하지만 모든 것이 최경석(천호진 분) 장로가 짜놓은 사기판이었다.
자신이 기적을 행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 목사와 이에 미혹돼 사리를 분별을 못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사이비 종교가 판을 치는 요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게다가 시즌1에서 악인으로 등장한 사이비 교주 백정기(조성하 분)와 달리 시즌2에서 성철우는 언뜻 보면 수수하고 평범해 보이는 인물이라 반전을 더했다. 김영민은 그런 성철우의 반전이 더 소름 끼치고 잔인하게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 나왔던 피지로 간 사이비 목사처럼 우리 생활에 깊게 파고드는 나쁜 종교들을 보면, 정말 친근하게 현실적으로 아무렇지 않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이번 작품이 얘기하려는 큰 틀 중에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인터뷰②에 이어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