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쉬'의 황정민과 윤아가 경수진 죽음 후 더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18일 오후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허쉬'에는 한준현(황정민 분)과 이지수(윤아 분)가 오수연(경수진 분) 죽음 후 각성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날 한준현은 오수연이 죽은 후 이를 덮으려는 매일한국 직원들에 분노했다. 국장 나성원(손병호 분)은 한준현에게 "왜 죽었냐", "경찰한테 참고인 조사 받았다면서. 행여라도 그런 말 안 했지?" 등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동료 기자 이재은(백주희 분)은 오수연 죽음을 "재수 없는 일"이라고 표현하며 짜증냈다.
오수연의 모습을 떠올리던 한준현은 부고 기사에 오수연 유서를 담으며 변화할 것을 암시했다.
이지수는 다른 사람과 다를 바 없는 한준현에게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현했다. 이지수는 한준현에게 오수연의 타살 가능성을 말하며 "나도 선배한테 기대하고 한 말은 아니니까. 그리고 설사 자살이라고 해도 선배도 '왜'라는 질문에서 자유로운 건 아니잖아요. 선배한테 책임감이라는 게 있는지 모르겠지만"이라고 날 선 말을 내뱉았다.
이지수는 오수연 장례식장에서 만난 한준현에게 "한 달만 지나면, 아니 장례식만 끝나면 다들 잊을 텐데 그 전에 나 때문이라고, 내가 수연 언니 등 떠민 장본인이라고 나설 사람 있겠어요? 한 명쯤은, 기자라면 한 명쯤은 파볼 수 없나요? 선배가 했던 실수 그대로 반복할 수 없잖아요. 6년 전에 선배가 반복했던 실수요. 6년 전에 선배가 반복했던 실수 다 알아요"라고 하기도 했다. 참지 않고 자신의 느낀점을 외치는 이지수였다.
한준현과 이지수는 더이상 침묵하지 않겠다고 했다. '허쉬'의 원작은 '침묵주의보'라는 책이다. 원작 책 제목에서 볼 수 있듯, '허쉬'는 침묵하며 살아온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야 할 일에 목소리를 내며 오수연의 죽음과 그를 둘러싼 언론사 내부의 비리를 파헤치며 사회에 메시지를 보낼 것을 암시했다.
드라마가 메시지를 던지는 방식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이상을 연출하며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 두 번째는 현실의 암면을 그대로 묘사해 고발하는 것이다. 지방대 출신 오수연의 죽음과 '미래가 나아질 거라고 생각할 수 없는 삶. 꿈을 미끼로 연명치료 같은 고통을 강요하는 세상에 아무것도 얻으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고통도 없을 거라며 안녕을 고한'이라는 유서를 보면 '허쉬'는 후자를 택한 듯하다.
현실을 보여주겠다고 마음먹었으면 초점이 중요하다. '허쉬'는 '침묵해온' 한준현과 '침묵해야만 했던' 이지수가 더는 침묵하지 않을 것을 담았다. 만약 이들의 외침이 정의 사회 구현과 같이 추상적인 이야기라면 뻔하디뻔한 드라마가 될 것이다. 오수연의 죽음이 한준현과 이지수에 열정을 붓는 각성 도구에 그치지 않기 위한 연출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다소 익숙한 전개였다. 약자의 죽음과 그로 인한 주인공들의 각성. '허쉬'에서 이 사회가 어떤 지점에 침묵하는지, 그 침묵이 어떤 부패를 만들었는지, 그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어떤 외침이 필요한지 정확히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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