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서지혜가 0부터 100까지 감정선을 쏟아냈고, 홍수현이 부들부들 떨며 눈물을 멈추지 않았고, 이상우가 8kg의 체중이 빠질 정도로 캐릭터에 과몰입했다. '빨간 풍선' 문영남 작가와 만났기 때문이다.
15일 오후 TV조선 주말드라마 '빨간 풍선'(극본 문영남, 연출 진형욱)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진형욱 감독, 서지혜, 이성재, 홍수현, 이상우, 정유민이 참석했다.
'빨간 풍선'은 우리 모두가 시달리는 상대적 박탈감, 그 배 아픈 욕망의 목마름, 그 목마름을 달래려 몸부림치는 우리들의 아슬아슬하고 뜨끈한 이야기를 담는다. '수상한 삼형제', '왕가네 식구들', '왜그래 풍상씨' 등 3연속 대박 시청률을 이끌어낸 '히트 콤비' 문영남 작가와 진형욱 감독이 네 번째로 의기투합해 기대감을 높인다.
극 중 서지혜와 이상우는 각각 교사가 꿈이지만 매번 임용고시에 낙방해 과외 일을 다니는 조은강 역과, 조은강의 20년 지기 절친 한바다(홍수현 분)의 남편이자 피부과 의사인 고차원 역을 맡았다. 이성재는 없는 집 장남으로 태어나 데릴사위로 처절한 처월드에 입성한 지남철을, 홍수현은 화려한 외모에 속도 깊고 뒤끝 없는 쾌활한 성격, 세련된 스타일까지 겸비한 보석디자이너 한바다를 연기했다. 정유민은 MZ세대답게 쿨하고 당당한 개인주의인, 조은강의 여동생 조은산 역을 선보인다.

진형욱 감독은 '빨간 풍선'에 대해 "이번에 문영남 작가님과 함께 네 번째 작품을 하게 됐는데 이전보다 풍부한 이야기를 담았다"며 "펑펑 울고 싶은 분, 웃고 싶은 분이 우리 드라마를 봤으면 좋겠다. 울다가 웃는 묘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진 감독은 문영남 작가와 네 번째 만남이 부담이 되진 않았냐고 묻자 "늘 부담스러웠다. 첫 작품부터 그랬고 두 번째, 세 번째도 그랬다. 늘 둘이서 '하던 대로 하자'고 했는데 이번에 선생님이 '더 욕심이 나고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나도 하던대로 하지만 섬세하게 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앞선 문영남 작가의 작품들과 다른점으로 그는 "그냥 가족극이라기엔 조금 더 많은 플롯이 들어간다. 인간의 욕망, 사랑, 관계 등 여러 감정이 풍부하게 들어간다. 볼거리들도 많아졌다"고 전했다.
진 감독은 '빨간 풍선'만의 매력으로 "이건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도저히 끊을 수 없을 것이다. 한 번도 안 본 분은 있을 수 있어도 한 번만 본 분은 없을 것이다. 중독성 있는 캐릭터의 향연"이라고 자신했다.





서지혜는 '빨간 풍선' 출연 이유에 대해 "문영남 작가님이 일일극의 강자이시지 않냐. 내가 맡은 조은강 역할이 특별하다. 인간의 본질과 욕망을 드러내는 매력적인 인물"이라며 "인물 소개만 먼저 보고 출연을 결정했다. 대본은 출연이 정해지고 봤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님이 '은강은 0에서 100까지 감정을 쓰는 캐릭터'라고 했는데 그 말이 내가 출연을 선택하는 계기가 됐다"라며 "굉장히 두근거리면서도 배우로서 도전적인 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서지혜는 "조은강을 연기하면서 힘들었다. 나라면 이러지 않았을 것 같은데 은강은 왜 그럴까 싶었다. 안에 있는 인물이 굉장이 다양해서 굉장히 힘들고 복잡하고 어려웠다. 재미있지만 고뇌하면서 촬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성재는 자신이 맡은 의기소침한 남편 지남철 역할에 대해 "고물상 바지사장 역할이다. 내가 맡은 역할 중 가장 어려운 일을 하는 서민적인 가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남철이 인간의 희로애락을 보여준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여러가지 복합적인 캐릭터를 연기해야 됐다. 하면서 짠하기도 했다"며 "일하고 집에 왔더니 밥통에 밥이 없고 가족들은 TV를 보고 있어서 나 혼자 라면을 끓여먹는 장면이 있다. 그 모습이 이 시대 가장의 힘듦을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우는 "작가님과 감독님에게 15년 전에 죄송스러운 게 있었다. 다시 잘해보려고 했는데 아직 잘하진 못한 것 같다. 앞으로 잘하려고 한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상우는 문영남 작가와 '조강지처 클럽'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그는 "'조강지처 클럽' 이후 너무 죄송스런 마음으로 불러주시길 기다렸다. 그런데 이번에 집중을 덜한 느낌이어서 앞으로 남은 게 많으니 더 집중해서 하겠다"고 말해 거듭 웃음을 자아냈다.
홍수현은 '빨간 풍선' 출연 이유에 대해 "내가 처음에 대본을 봤을 때 글로만 읽는데도 너무나 생동감이 넘치고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 대본을 읽은 후에도 한바다란 인물이 떠올랐고 어떻게 연기할지 설렜다. 문영남 작가님과 진형욱 감독님을 보고서도 선택했다"고 밝혔다. 홍수현은 '빨간 풍선'을 통해 데뷔 이래로 처음 짧은 칼단발에 도전했다. 그는 주변 반응을 묻는 질문에 "다행히고 다 잘 어울린다고 해주셨다. 다른 사람 같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오히려 나는 그게 좋았다. 지인들도 나를 잘 못 알아볼 정도로 파격변신인 것 같아서 좋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한바다가 보석 디자이너여서 세련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정유민은 '빨간 풍선' 캐스팅이 결정된 후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고. 그는 "감독님과 1시간 동안 첫 미팅을 했을 때 내 안의 은산을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봐주신 것 같다. 작가님과 함께 '잘 해보자. 열심히 해보자'고 말해주신 게 감사했다. 배우로서 잘하고픈 욕심도 생겼고 복합적으로 울컥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이상우는 욕망으로 흔들리는 인물을 연기하며 살이 8kg이나 빠졌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 좋은 모습으로 살도 빼고 임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대본을 보기만 했는데도 살이 쭉쭉 빠졌다. 한 8kg이 빠졌다. 화면엔 더 잘 나오는 것 같은데 그 안의 인물로 있으려니 머리에 쥐가 나고 힘들어서 살이 빠지더라. 보시는 분들은 저희가 괴로우면 재미있게 보시겠다"고 말했다. 그는 '욕망의 아이콘'인 '펜트하우스' 천서진 역할을 연기한 아내 김소연의 연기 조언을 받았냔 질문에 "결혼하고 같이 있으니까 서로 봐줄 수 있어서 집에서 보고 나오면 죄송한 마음이 안 생기게끔 연습이 돼서 나올 수 있다. 그런 부분은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서지혜는 문영남 작가에게 조언을 받은 부분이 있냐고 묻자 "선생님이 '감정을 잘 모를 때는 글에 적힌 감정선을 따라가라. 그러면 어느순간 네가 조은강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대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말 0부터 100까지 감정을 쓸 수 있게 내 마음가짐도 항상 준비하고 있다. 체력도 챙기란 조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문영남표 가족극'만의 매력을 묻자 이성재는 "작가님이 공감의 이야기를 그렸다.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재주가 있어서 '문영남표 가족극'이란 말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홍수현은 극 중 해맑던 과거와 친구의 배신을 당하는 과정을 연기하면서 연기에 초점을 둔 부분으로 "최근에 나온 대본을 보고 너무 부들부들 떨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감정을 다스리느라 힘들었다. 대본 그대로 연기를 하면 됐다. 서지혜 씨와 고등학교 시절부터 연기를 해서 진짜 친구로 느껴졌다. 친구와 이런 상황에 놓인 것, 남편과 이런 상황에 놓인 것이 내 이야기로 느껴져서 부들부들 떨리더라"고 했다.
이상우는 고차원 역을 통해 아내와 어머니의 고부갈등을 해결하지 못해서 갈등하는 모습도 보여줄 예정이다. 그는 "드라마 속에서만 했으면 좋겠고 실제론 생각도 하기 싫다. 드라마로 대리경험을 하는 것만 좋은 것 같다"고 손사래를 쳤다.
'빨간 풍선'은 오는 17일 오후 9시 10분에 첫 방송된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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