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2TV '개그콘서트'에는 다양한 장르의 개그 코너가 있다. 콩트, 풍자, 분장, 몸 개 그(슬랩스틱 코미디) 등 다양한 개그 장르는 시청자들에게 크고 작은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이처럼 '개그콘서트'가 시청자들을 웃길 수 있던 이유는 세대를 거쳐 진화, 변화했기 때문이다. '개그콘서트' 1세대 격인 백재현, 심현섭은 2000년대 초반까지 개그맨들의 맏형으로 프로그램 정착에 힘을 쏟았다. 이들의 활약에 '개그콘서트'에는 다채로운 개그 장르가 속속 등장,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백재현과 심현섭이 떠난 '개그콘서트'에는 박준형, 정종철, 오지헌 등이 몸 개그부터 풍자와 콩트까지 겸비한 개그 장르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뒤를 이어 김병만, 이수근이 슬랩스틱 코미디의 부활을 알렸다.
최근 '개그콘서트'는 김준호 김대희가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3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에서 박성호는 두 사람의 '개그콘서트' 내 영향력을 세계지도상 중국에 비유했을 정도로 이들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김준호의 대표 개그는 일종의 '만담 형식'의 콩트 개그. 그는 지난해 '감수성', '꺾기도', '갑을컴퍼니' 등 코너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하지만 김준호는 코너 시작 초반 강한 인상을 안겼다 뒤로 갈수록 약한 모습을 보여줘 아쉬움을 안긴다.
지난 27일 방송된 '개그콘서트'의 코너 '갑을컴퍼니'에서 김준호는 2분여 동안 같은 대사만 쏟아냈다. '갑을컴퍼니'에서 김준호 캐릭터가 술에 취해 대사를 반복하는 콘셉트지만 대사 하나로 다음 상황까지 예측이 가능하다. 다른 코너에서 보여주는 김준호의 개그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시청자들은 '개그콘서트'가 식상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개그콘서트'의 맏형인 김준호의 이런 개그는 후배들에게까지 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재 '개그콘서트'에서는 약 14개 정도의 코너가 매주 시청자들과 만난다. 대부분의 코너는 콩트 성격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요즘 대세가 콩트 개그니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답이 있다.
김준호는 현재 김대희, 김준현, 양선일, 유민상, 정경미, 박지선, 김영희, 김원효, 정명훈, 김지민, 김지호, 이희경, 양상국 등이 소속된 코코엔터테인먼트를 이끌고 있다. 매주 방송되는 17개의 코너 중 2, 3개를 제외하면 모두 김준호 식구들이 자리를 꿰차고 있다. 아쉬운 점은 이들의 개그 자체가 '김준호식'으로 흐르다보니 덩달아 초반 몇 회를 제외하고는 이후부터 단조로운 반복 개그로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희극여배우들'의 김영희가 몇 차례나 '핑크레이디' 아이템을 쓰고, '갑을컴퍼니' 김지호는 '희숙대리' 대사가 거의 매회 똑같다. 김지민은 '거지의 품격'에서는 참신해 보이지만 '불편한 진실'에서는 과연 언제까지 김기리와 매회 똑같은 패턴의 '닭살' 돋는 드라마 패러디를 할지 궁금할 정도다.
'개그콘서트'는 선배가 이끌고 후배들이 따르며 1999년부터 14년간 국내 대표 예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들의 힘은 개인별 능력도 있지만 8할 이상은 팀워크에서 발휘되는 것이다. 선배가 잘해야 후배들도 잘한다는 것은 간단해 보이지만 쉬운 일도 아니다. '맏형' 김준호의 분발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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