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이하 '맨친')이 씁쓸하게 퇴장하고 이제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3'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반등은 가능할까.
'맨친'은 지난 17일 샤이니, 김정난 편을 마지막으로 약 7개월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맨친'은 지난 4월 'K팝스타2'의 후속으로 편성, 잠정 은퇴 이후 컴백한 강호동의 첫 SBS 예능이라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시선을 모았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더했다.
분명 준비 과정은 야심찼다. 이전의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보다 더 리얼한 콘셉트의 버라이어티를 표방했고, 김현중, 유이, 김범수, 은혁, 윤시윤, 유세윤, 윤종신 등 투입된 멤버들도 나름대로 기대가 되는 조합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시청자들의 반응은 너무나도 싸늘했다. 멤버들이 해외의 각지를 돌며 24시간동안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는 신선함을 전달하지 못했다. 강호동의 전 흥행 작품인 '1박2일'은 물론 이미 여러 차례 선보였던 야외 체험 프로그램과 다른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첫 단추를 잘못 끼운 '맨친'은 기본적인 포맷을 다시 구성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맨친'은 제목과는 다소 거리가 먼 콘셉트의 '단점 극복 프로젝트'를 들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 다이빙 대회 도전과 자작곡 만들기 미션을 거친 '맨친'은 '집밥 프로젝트'로 거듭 변신을 시도했다.
나름대로 참신한 구성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맨친'의 포맷 변신은 시청률 반등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화려했던 집밥의 모습과 강호동, 정준하, 유이 등 몇몇 멤버들의 부담스러운 먹방 퍼레이드 역시 시청자들을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맨친'은 결국 씁쓸한 성적만 남긴 채 폐지됐다. 특히나 이번 폐지가 'K팝스타3'가 일요일 편성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결정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더 할 수밖에 없었다.
'맨친'의 부진 이후 지상파 일요일 예능 판도는 급격히 변화했다. 그간 정상을 이어왔던 '일요일이 좋다'가 한 자릿수 시청률로 고전한 사이 MBC '일밤'은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를 앞세워 15%를 넘는 시청률로 고공행진을 펼쳤고, KBS 2TV '해피선데이'도 '맘마미아'를 거쳐 파일럿 당시 좋은 반응을 얻은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연이은 화제를 이끌고 있다.
자연스럽게 'K팝스타3'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가뜩이나 엠넷 '슈퍼스타K5'의 부진 등 오디션 프로그램의 화제성이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K팝스타3'는 결코 쉽지 않은 상대를 만났다. 반드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만한 소재를 내놓아야 하는 시점이다.
일단 'K팝스타3'는 시즌1, 2와는 변화된 콘셉트를 들고 나왔다. 먼저 스케줄 등의 이유로 심사위원에서 하차한 보아를 대신해 감성 보컬리스트 유희열을 전격 투입했다. 또한 우승자에 대한 파격적인 혜택과 더 치열해진 예선 라운드, 가평에서의 특별 오디션 등 새로운 에피소드도 준비했다. 하지만 아직 섣부른 판단은 무리다.
'일요일이 좋다'가 '맨친'을 대신해 'K팝스타3'와 '런닝맨'의 조합으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지 지켜볼 일이다.
윤상근 기자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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