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떠들썩한 섭외의 결과..죄송합니다', '저조한 인지도', '저조한 자신감'
24일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말미 등장한 시즌3(12월 1일 첫 방송) 예고편에 등장한 자막들이다. 시청자들을 피식 웃게 만드는 이 자막은 김종민, 차태현, 김주혁, 정준영, 데프콘, 김준호 등 시즌3 멤버들의 뜨악한 표정과 어울려 무엇인가 새로운 예능의 탄생을 예고하는 듯 했다. '1박2일'이라는 익숙한 '탈'(?)을 썼지만 그 이면에는 생경한 '날 것'의 모습을 하고 말이다.
짧은 예고영상이었지만 할 말은 다하는 '4차원' 정준영의 모습이라던가, 41살 맏형으로서 체력 탓을 하는 '맏형' 김주혁의 넋두리, 요즘 한창 예능에서 주가를 올리다 '1박2일'에 와서 얼이 나간 듯한 데프콘, 그리고 유일 예능인으로서 자신감보다는 '괜히 왔다'는 표정이 역력한 김준호(그는 막판 소속사 후배 개그맨 김준현을 제치고 합류했다)의 모습에서 '이 사람들이 과연 무엇을 할까'라는 궁금증이 들게 만들었다. 일단 좋거나 나쁘거나 호기심 자극은 성공한 셈이다.
새 멤버 4명이 이러하니 기존 김종민, 차태현과 이들이 이룰 조합은 굳이 상상을 않더라도 '좌충우돌'이라는 단어가 연상된다. 첫 방송을 염두에 둔 듯 통일성을 강조한 어두운 색깔의 겨울용 점퍼도 이들의 앞날이 결코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듯 했다. '1박2일'의 기본 정신인 '야생'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그래, 차라리 잘 됐다. 강호동도 없고, 이수근도 없고 '1박2일'로서는 시즌3을 맞아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는 셈이다. 시즌1부터 함께 한 김종민이 있다고는 하지만 시청자들이 잘 알듯 그는 '기득권'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새 출발'할 수 있는 조건은 모두 갖춰진 셈이다.
여기에 이명한, 나영석, 최재형, 이세희PD 등 멤버들을 쥐락펴락했던 연출자 대신 이제 겨우 6년차의 유호준PD가 연출을 맡은 것도 좌충우돌 이 새로운 예능의 앞날을 예측불가능하게 하면서 더불어 흥미를 더욱 높인다. 멤버와 연출자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만들어낼 조합은 사실 시청자들도 예측하기 힘드니 말이다.
총괄팀장 서수민PD는 첫 촬영 느낌에 대해 "불안해하는 차태현과 가늠하기 힘든 정준영의 매력에 당황스러워하는 멤버들, 동공이 풀릴 정도로 '멘붕'(메탈붕괴)에 빠진 PD..불신과 불안이 팽배했다"라고 요약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조합, 새로운 환경이 만들어낼 그림은 예측불가능, 그 자체"라고 평했다.
식상함의 거부, 예측하지 못한 그림. 일단 이것만으로도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을 가져볼만하다. '1박2일'이 MBC '진짜사나이'에 밀린 이유도 신선함에 눌린 식상함이었으니 말이다.
이제 '1박2일'은 '제로'(0)에서 다시 시작하게 됐다. 기득권도 없고, 도와줄 시청률도 없다. 맨땅에 헤딩하듯 다시 시작하는 '1박2일' 시즌3, 한번 기대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문완식 기자 munwansi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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