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월 31일 오후 8시 경희대 평화의 전당. 수많은 인파로 평화의 전당 앞은 북적거렸다. 이날은 엠넷 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K6' 생방송 네 번째 무대로, 그간 CJ 일산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던 생방송 경연이 장소를 옮겨 '진검승부'에 나선 것이다.
이날 현장은 지난해와는 확연히 달랐다. 물론 지난 시즌5 때도 평화의 전당에 사람들이 몰렸지만, 시즌 분위기 자체가 침체돼 있다 보니 '북적'이나 '웅성' 수준은 아니었다. 이번에는 '김필', '곽진언', '송유빈' 등 자신들이 응원하는 참가자의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온 팬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오후 10시 관객들의 입장이 본격 시작됐다. '슈퍼스타K'는 여느 방송사 가요프로그램 공개 방송과는 다른 게 있다. 방청객들의 연령대가 다양하다. 10대부터 나이 지긋한 50대까지 객석을 가득 채웠다. 나이는 다르지만 하나같이 눈에는 '기대감'이 넘쳤다.
방송과 현장의 차이점은 TV화면에서 보지 못하는 '이면'을 볼 수 있다는 것. 특히 '현재진행형'으로 방송이 이뤄지는 생방송은 곁에서 이를 지켜보는 묘미가 있다. 어두운 무대 위에 김필, 곽진언, 임도혁, 송유빈, 장우람, 버스터리드 등 톱6이 등장하자 객석이 술렁였다. 하지만 사전에 제작진이 부탁한 '조명이 켜질 때까지 조용해 달라'를 지키기 위해 관객들은 숨을 죽였다.
11시 10분이 넘어서자 본격 '생방송 모드'로 들어갔다. 이승철, 윤종신, 백지영, 김범수 등 심사위원들이 객석 중간 심사위원석에 자리를 잡고, 톱6도 준비에 들어갔다.
이날 첫 무대와 두 번째 무대에 설 임도혁과 곽진언이 1층 객석 통로에서 무대를 준비하며 대기했다. TV에서만 보던 '스타'를 곁에서 본다는 설렘에 작은 소동이 일었다. 그런데 이 '스타'들은 대중의 관심이 익숙하지 않은지 부끄러움을 탔다. 특히 곽진언은 자신에게 관심이 쏠리자 부끄러운 듯 얼굴이 빨개지기까지 했다. 임도혁은 맞은 편 곽진언에 대한 관심이 크자 부러운 듯 예의 귀여운 미소로 곽진언 쪽을 바라보기도 했다.

이날 단연 압도적인 인기를 보인 것은 김필이었다. 그가 객석 사이를 지나가자 록스타급 함성이 터져 나왔다. 김필도 익숙하지 않았을 그런 환호였지만 그는 무덤덤했다. 이미 준비된 스타 같은 느낌이었다.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김필의 이러한 자세는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이날 현장에서 들어본 가장 최고의 무대는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를 부른 김필이었다. 임도혁은 신났고, 곽진언의 예상대로 편안했으며, 장우람은 무미건조했고, 송유빈은 거친 숨소리가 안쓰러울 정도로 힘겨워보였다. 버스터리드는 신났다. 하지만 김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안겼다. 그에게는 나머지 5명의 참가자에게서 나오는 아마추어 느낌이 없었다. 무대를 완전히 장악했고, 방청객들을 사로잡았다. 새벽 1시가 넘은 시각에 그런 감동을 안기는 것은 쉽지 않은 일.
앞서 방송에서 볼 때도 김필은 '꼭 우승하겠다'는 의지가 눈에 보였다. 현장에서 보니 화면에는 등장하지 않는 김필의 사소한 몸짓에서도 그 '의지'가 느껴졌다. 그는 매회 무대를 전쟁같이 치르는 듯했다. 우승상금 5억원을 그에게 안기지 않으면 안될 듯한 '포스'였다.
이날 버스터리드가 떨어졌다. 임도혁은 탈락했다 심사위원들의 슈퍼세이브로 구사일생 경연을 이어가게 됐다. 방송이 끝나고 방청객들이 빠져나갔다.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관객들의 등 뒤로 무대에는 여전히 톱6이 남아있었다. 이들은 떠나가는 버스터리드와 포옹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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