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박 2일' 유호진PD가 어리바리 신입PD에서 베테랑 방송인들을 능수능란하게 속이는 메인PD로 성장했다.
15일 오후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3'(이하 '1박 2일')에서는 강원 홍천군에서 펼쳐진 가을 산장 여행 두 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시청자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든 것은 잠자리 복불복으로 진행된 추억의 예능프로그램 '산장미팅'이었다.
'1박 2일' 멤버들은 제작진에게 '산장미팅'으로 잠자리 복불복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어떤 여자스타가 나올지 궁금해했다.
이어 미팅을 진행할 파트너들의 프로필에 '얼짱 출신', '충무로의 흥행 보증 수표', '성격 미인', '1박 2일 출연했던 희극인', '90년대 인기스타'. '백상예술대상 수상 배우' 등의 힌트가 주어지자 "2박 3일 하면 안 되냐"고 속내를 드러냈다.
여자 스타들이 등장한다는 기대감 때문이었을까. 멤버들은 커플 선정에 어느 때보다도 적극적이었다. 특히 멤버들은 제작진이 던진 장미꽃을 받은 3명의 멤버에게 파트너 우선 선택권을 주겠다고 하자 온몸을 불사르며 투혼을 펼쳤다.
결국 정준영, 데프콘, 김준호가 파트너 우선 선택권을 받았다. 세 사람은 다른 곳에서 게임을 진행한 파트너들 중 4~6등 가운데 파트너를 우선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이에 정준영은 '충무로 흥행 보증 수표', 데프콘은 '백상예술대상 수상 배우', 김준호는 '90년대 인기스타'를 선택했다.
파트너를 만나러 가기 전, 멤버들은 갑작스럽게 입 주변을 정리하거나 가글을 찾는 등의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이는 몰래카메라였다. '산장미팅' 파트너는 다름 아닌 장미꽃 게임에서 3등 안에 들지 못한 '1박 2일' 멤버였다. '충무로 흥행 보증 수표'는 차태현, '백상예술대상 수상 배우'는 김주혁, '90년대 인기스타'는 김종민이었다.
안대를 풀고 서로를 확인한 멤버들은 소스라치게 놀라거나, 그 자리에 주저앉아 망부석이 되는 등의 반응으로 안방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전까지 '1박 2일'에서 역대급 몰래카메라가 나온 시기는 유 PD가 신입이었던 2008년이다. 당시 신입 PD로 아무것도 모르고 '1박 2일'에 합류했던 유 PD는 당시 '1박 2일' 멤버였던 강호동과 김C의 소름 돋는 몰래카메라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당시 방송에서 김C는 "집에 있는 아이가 아프다고 한다. 의식을 잃었다고 하는데 내가 어떻게 방송을 하겠나. 지금 가보겠다"고 몰래카메라를 시작했다. 이에 강호동은 "스태프들이 한두 명도 아니고 애 아프다고 방송을 안하나"고 김C를 몰아갔고, 이후 유 PD에게 "(김C) 가야돼. 안 가야돼. 솔직하게 말해라"라고 소리쳐 유 PD를 당황케 했다.
난감한 상황에 처한 유 PD는 땀을 뻘뻘 흘리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다. 이후 강호동과 김C가 갑자기 닭싸움을 시작했고, 멤버들이 "신입PD 몰래카메라 대성공"이라고 외치자 유 PD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허탈한 표정을 지어 다시 한 번 웃음을 자아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났다. 신입이였던 유 PD는 어느덧 메인PD가 돼 '1박 2일'을 이끌고 있다.
8년 전 베테랑 방송인들에게 이리저리 휘둘리던 신입PD는 없었다. 그는 오히려 '1박 2일' 멤버들이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고, 자신이 당했던 몰래카메라 이상의 반전을 멤버들에게 돌려줬다.
이번 몰래카메라는 유 PD가 8년 전 당한 굴욕을 씻는 통쾌한 복수의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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