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석의 친구를 2019년에도 소개합니다.
방송인 유재석의 2019년 예능 행보가 익숙하면서 이색적이다. '유재석 예능'에서 조세호, 유희열, 이적, 정재형, 장윤주, 이효리, 차승원을 부쩍 자주 본다. 이른바 '유친소'(유재석의 친구를 소개합니다)로 정리할 수 있겠다.
유재석의 신작은 늘 기대감을 낳는다. 강호동, 신동엽과 함께 '예능계 1인자'인 그의 프로그램은 항상 주목하게 되고 화제의 중심에 선다. 그런데 유재석의 올해 예능은 좀 다르다. 방송사를 넘나들어도 꽤 기시감이 있다.
유재석의 대표작은 뭐니뭐니해도 MBC '무한도전'이다. '무한도전' 방영 기간이 무려 13년이니 그때 누적된 인맥이 지금에서 또 등장하는 것이 당연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론칭한 MBC '놀면 뭐하니?'와 tvN '일로 만난 사이'에서는 유재석의 추억 보관함을 여는 듯하다.
조세호가 유재석의 '자기야'가 된 지는 오래다. 지난해 '무한도전' 종영 막바지부터 KBS 2TV '해피투게더3·4',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과 조세호는 거의 강호동과 이수근의 조합처럼 콤비가 됐다.
'놀면 뭐하니?'에선 정재형과 장윤주가 '릴레이 카메라'를 받아들더니 유희열, 이적이 '유플래쉬' 음악 작업에 뛰어들었다. 이효리는 유재석과 '패밀리가 떴다' 식의 티격태격 케미로 '일로 만난 사이' 첫 회를 장식했다. '일로 만난 사이' 2회 게스트는 차승원이다. '무모한도전' 때 연탄 나르기로 만난 사이가 '고구마 캐기'로 만났다. 차승원은 동시기에 영화 홍보차 '유 키즈 온 더 블럭'에도 출연했다.

이들의 등장으로 유재석 예능에선 '익숙하고 편안한 웃음'을 준다. 유재석은 조세호의 우물쭈물함을 놀린다든지 유희열, 이적과는 서로 물고 뜯는 케미를 만든다. 역으로 그는 장윤주, 이효리, 차승원에게 당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다만 '예능'(entertainment), '버라이어티'(variety) 장르 특성상 늘 새로움을 바라는 시청자들 입장에선 현 유재석의 예능이 기시감으로 비춰질 법하다. 특히 최근 론칭한 프로그램들에서 '유친소'가 집중되기도 했다. 김태호PD와 함께 만든 '놀면 뭐하니?'는 '무한도전'과는 어떻게 다른 파격적인 실험이 나올지 기대한 이도 많았을 터다.
그런데 유재석은 '변화'를 위해 손쉬운 '자극성'에 손을 뻗기보다는 '휴머니즘'으로 장르를 굳히는 모양이다. 최근 그의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 '놀면 뭐하니?', '일로 만난 사이'를 보면 유재석이 길거리 인터뷰를 하거나 일손을 돕는 '시민들과 만남'이 자주 이뤄진다.
이 그림이 결코 '폭소'를 일으키거나 압도적인 시청률 성적이 나오는 방향은 아닐 수 있다. 과거 '무한도전' 전성기가 준 만큼의 '아스트랄함'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이 가운데 유재석은 '익숙한 듯 다른' 그림을 고민하고 있다. 그가 짜고 있는 예능판은 무엇일까. '뭔가 새로운 게 필요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유재석의 모습이 상기된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