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 매치'는 무조건 승자와 패자로 갈리게 되는 잔인한 룰이다. 둘 다 실력이 출중하더라도 승자만이 다름 단계로 올라서고, 패자는 짐을 싸야 한다. TV조선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의 본선 2차 경연 '1대 1 데스 매치'에서도 승자들 못지 않은 실력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패자들이 잇달아 등장해 몰입을 더했다. 시쳇말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의 줄임말)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무대를 보여줬다.
지난 30일 오후 방송된 '내일은 미스터트롯'에서는 '1대 1 데스 매치'를 펼치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김희재, 나태주, 김중연, 정동원, 신인선, 임영웅이 승리를 거둬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고, 추혁진, 영기, 양지원, 남승민, 미스터붐박스, 류지광이 패배의 쓴맛을 봤다. 물론 승리자들의 무대가 훌륭했지만, 패배자들의 무대도 인상적이었다.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였다.
진성의 '동전인생'을 열창한 영기는 빼어난 가창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노래 도중 박자를 놓치는 실수를 범했지만, 박수를 받기에 부족함 없는 무대였다. 개그맨 출신답게 종이 기타 퍼포먼스로 웃음도 가미했다. '원조 신동' 양지원도 노래 초반 음정이 흔들리는 실수가 있었음에도 어릴 적부터 쌓아온 탄탄한 내공을 발휘하며 박수를 받았다. 최유나의 '미움인지 그리움인지'를 부른 그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애절한 감성을 더해 열창했다. 경연 상대자 김중연과의 표 차이는 단 1표였다.
'트로트 영재' 간의 대결도 누가 승리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인상적인 경연이었다. 나훈아의 '사모'를 선곡한 남승민은 10대 답지 않은 깊은 감정과 깔끔한 음색으로 청중들을 사로잡았다. 마스터들과 다른 참가자들 사이에 "미쳤다", "너무 잘했다"는 감탄이 쏟아져 나왔다.
도시와 아이들의 '선녀와 나무꾼'을 선택한 미스터봄박스는 장기인 비트박스를 버무려 현란한 무대를 선보였고, 이장희의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를 부른 류지광은 특유의 '동굴 저음'으로 청중들의 마음을 녹였다.
비록 승자만이 살아 남는 '데스 매치'였지만, 패자들의 무대도 뇌리에 깊이 박힐 만한 강렬함을 선사했다. 시청자들의 몰입을 더한 이번 경연은 승자 못지 않은 패자들의 활약으로 '졌잘싸'의 진수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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