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일러 주의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미쳐버리는 '머니게임'이다.
최고 조회수 800만 뷰 돌파. 최근 대중을 사로잡은 콘텐츠로 '머니게임'이 화제다. 유튜버 진용진이 우리은행, BALLER, 현대자동차의 제작 지원을 받아 만든 거액 규모의 리얼리티 웹예능인데, 배진수 작가의 웹툰 '머니게임'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머니게임'은 제목처럼 4억 8104만 원의 상금을 놓고 8명이 함께 생활하다가 14일 후 최후의 승자를 가리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여기선 참가자들이 제작된 세트장 속 최소한의 생활 요건에서 '어떠한 거짓말과 절도를 해도 상관이 없다'는 특이한 룰이 있다. 여기서 '머니게임'의 드라마성이 극대화 된다.
'머니게임'은 인간의 욕망과 추악함을 동시에 보여준다. 게임 참가자는 1번 공혁준, 2번 빅현배, 육지담, 산범, 3번 박준형, 4번 논리왕 전기, 5번 이루리, 6번 파이, 7번 가오가이, 8번 니갸르로 여자 넷, 남자 넷. 대부분 유튜버이고 육지담과 가오가이만 래퍼다. 8명의 게임 참가자 사이에 연합과 배신, 고도의 정치질과 심리전이 관건이다. 게임 초반엔 공동 자금을 최대한 아끼며 1인당 수천만 원씩 상금으로 가져갈 수 있겠다는 계산을 하지만, 꿈의 유토피아는 붕괴된다.
디스토피아를 만든 첫 번째 장본인은 공혁준이다. 참가자들이 예상 외로 단합하는 걸 보며 "사람들이 다 너무 착하다"고 말한 그가 먼저 판을 어지럽히며 게임을 흥미롭게 바꿨다. 어그로 좀 끌 줄 아는 유튜버들이 '안전한 상금'과 '방송의 재미' 사이에서 고민할 때 가장 먼저 인터폰을 들고 '8일차 새 룰'(8일차 이후 매일 한 사람씩 전체 투표로 탈락하는 룰)의 정보를 샀다. '머니게임'의 세계에선 통상 물가의 100배 환율이 적용돼, 공동 자금에서 단번에 정보값 5000천만 원이 차감됐다. 당연히 최종 예상 상금 n분의 1 값도 축소됐다.


공혁준은 논리왕 전기와 연합. 이들은 파이를 끌어들이는 '필승' 전략을 짰지만, 파이가 연합을 거부하고 이 사실을 모두에게 누설해 공혁준과 논리왕 전기는 역풍을 맞았다. 역으로 4명 연합의 필승 전략이 알려져 '여성 대 남성'의 성별 파벌이 형성됐다. 이 부분이 현재 게임이 종료된 이후에도 젠더 갈등의 불씨가 됐다. 육지담이 투입 첫날 가장 많은 물품 구입으로 공동 자금에 해를 입히는가 하면, 박준형과 술판을 주도해 박준형과 가오가이가 몸싸움을 하기도 하고, 논리왕 전기와는 물과 기름처럼 지속적으로 말싸움을 해 많은 갈등의 중심에 섰다.
가장 처음 잔머리를 굴렸던 박준형은 재빨리 태세를 굽혀 남자 참가자 중에 가장 오래 생존하는 반전을 보여줬다. 초반 리더 가오가이는 파이와 로맨스 기류를 형성하며 파이를 100% 믿고 반란인 공혁준과 논리왕 전기를 탈락시키는 전략을 따랐지만 파이에게 배신의 칼을 맞고 말았다. 같은 날 파이는 가오가이에 대한 죄책감에 괴로워하다가 자진 퇴소해 충격을 줬다. 유력 우승 후보자 파이가 사라진 후 장내는 공허함과 혼돈에 휩싸였다. 그리고 파이와 가장 밀접하게 전략을 짰던 이루리와 니갸르가 어부지리로 상금을 획득해 최후의 반전을 안겼다.
'머니게임'은 참가자의 상금 분배 논란 등 여러 뒷이야기가 있지만, 드라마적으로는 꽤나 완성도가 높다. 여기서 주는 메시지가 단순한 권선징악이 아니어서 흥미롭다. 이상적인 방법만 추구한다고 생존할 수 있는 게 아니며, 기발한 꾀를 부린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선악을 재단하는 과정에서 범할 수 있는 치명적인 오류가 있기도 하며, 뜻하지 않은 데서 불쑥 행운이 찾아오기도 한다는 거다. 이루리의 마지막 말 "아무도 믿지 마세요"가 여운을 주는 이유다. 여러 참가자들이 입모아 말한 것처럼 '머니게임'은 짧은 8부작 안에 인생사의 축소판을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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