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조한 성적을 보이던 토종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반란을 일으켰다. 새로운 문법으로 표현되는 콘텐츠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OTT 시장에 파란이 일었다. 올해 초 여전히 강세를 보이던 넷플릭스, 한국에서 새롭게 론칭한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 등장에 국내 OTT 플랫폼이 위태로워보였다. 하지만 보란듯이 성공한 국내 OTT들은 오는 2022년 더 새롭고 탄탄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 '선방' 티빙vs'떠오르는 샛별' 웨이브vs'분발' 카카오TV

쉴 틈 없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토종 OTT 중 가장 흥행한 건 다름 아닌 티빙이다. 티빙은 지난 21일 독립출범 이후 총 60편의 오리지널&독점 콘텐츠를 선보이며 12월 18일 기준 유료가입자가 256% 증가했다고 밝혔다. 유료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70만 명에서 올해 3분기 말 180만 명까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11월 기준 오리지널 콘텐츠로 유료 가입한 비중은 전체의 50%에 육박했다. 이렇게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양한 CJ 콘텐츠 IP 활용이다.
티빙은 tvN 예능 '신서유기' 후속편 '신서유기 스프링캠프',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 탈락팀 비하인드·콘서트 중계, 엠넷 '쇼미더머니' 시리즈 10주년 기념 시트콤 '이머전시(EMERGENCY)' 등 다양한 후속 예능 및 드라마를 제작했다. 또한 오리지널 예능인 '환승연애', '러브캐처 in 서울', '여고추리반' 등도 유료 가입자 수를 끌어들였다. 이 뿐만 아니라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은 올 하반기를 휩쓸며 단숨에 시즌2까지 제작하기로 확정됐다. 여럿 오리지널 작품을 흥행시킨 티빙은 올해 좋은 성적을 내며 내년 라인업도 기대케 한다.
웨이브는 지상파 콘텐츠 공략에 성공했다. '모범택시', '원 더 우먼', '검은태양', '경찰수업', '펜트하우스' 시리즈, '보쌈-운명을 훔치다' 등 다수 드라마를 독점 공개했다. 또한 '편먹고 공치리', '피의 게임' 등 예능은 웨이브 선공개로 진행해 독특한 홍보 방식을 택했다.
또한 웨이브는 최근 오리지널 드라마 '유 레이즈 미 업',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를 공개하면서 시청자들을 끌었다. 특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는 지난달 12일 공개 후 신규 시청자 유입 및 시청 시간 1위 기록, 주간웨이브 드라마 차트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했다. 또한 웨이브에서 16일 발표한 '2021 웨이브 어워즈'에서 단숨에 10위권 안에 들어 토종 OTT계 떠오르는 샛별이 됐다.

카카오TV는 올해 쉼없이 달렸다. 웹드라마 '이 구역의 미친X'을 시작으로 예능 '체인지 데이즈', '빨대퀸', '개미는 오늘도 뚠뚠', '우당탕탕 안테나' 등 장르불문 여러 콘텐츠를 선보였다. 지난해 9월 첫 공개됐던 카카오TV는 지난달까지 약 15개월간 누적 조회수 14억 뷰를 달성했으며, 총 누적 시청자 수는 5700만 명에 달했다. 특히 이경규가 진행하는 '찐경규'의 경우, 누적조회수 8000만뷰를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앞선 OTT에 비해 아쉬운 점이 있다. 화제성 측면에서 봤을 때, '체인지 데이즈'만 두각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는 다소 자극적인 부분은 있었으나 방영 당시 넷플릭스에서도 시청 순위 상위권에 들 만큼,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었다. 현재 카카오TV는 '며느라기2', '소름' 등 공개를 앞둔 상황. 오는 2022년엔 카카오TV를 각인시킬 수 있는 작품이 나타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도 눈여겨 본 韓예능

올 한해는 '한류'가 키워드로 정해질 수 있을 만큼, 국내 콘텐츠가 큰 성공을 거뒀다. 영화, OTT 드라마 등이 해외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꾸준히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에 집중할 거처럼 보였던 넷플릭스가 이번엔 예능에 눈을 돌렸다.
10월 '백스피릿'을 시작으로, '신세계로부터', '먹보와 털보', '솔로지옥' 등을 공개했다. 이중 가장 주목도가 높았던 건 '먹보와 털보'였다. 이는 MBC '무한도전'과 '놀면 뭐하니?'의 연출자 김태호 PD의 작품으로, 노홍철과 비(정지훈)가 바이크로 전국을 누비며 멋과 맛을 감상하는 프로그램이다. 김태호, 노홍철, 비의 조합은 앞서 MBC를 통해 보여진 바 있다. 이에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으며 공개와 동시에 시청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앞서 한국 콘텐츠에 5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대개 이는 드라마, 영화에 집중됐으나 앞으로 예능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독주하고 있는 지금, 폭 넓은 장르와 큰 스케일을 자랑하는 '넷플릭스형' 예능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디즈니플러스도 올해 한국에서 론칭하며 들고나온 작품이 다름 아닌 SBS 장수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의 스핀오프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노는 놈'이다. 이는 김종국, 하하, 지석진을 필두로 특별한 게스트들이 모여 업그레이드된 미션과 최고의 웃음을 선사하는 신개념 버라이어티. 아쉽게도 '런닝맨'의 주축인 유재석이 빠졌으나 핵심 멤버들이 총출동해 스핀오프를 이끌어갔다. 하지만 아쉽게도 특별한 성과는 보이지 않았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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