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블리'가 대한민국 자율주행 시스템의 초라한 현주소를 지적했다.
29일 방송된 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이하 '한블리')에서는 전방주시 캠페인을 벌이는 가운데, 속도 및 차로를 자동 유지하는 반자율주행 기술인 주행 보조 시스템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이날 제작진은 미국의 무인 택시에 직접 탑승한 영상을 공개해 시선을 모았다. 제작진은 휴대전화 앱을 통해 택시를 불렀고, 잠시 후 차량에 센서가 잔뜩 달린 택시가 멈춰섰다.
제작진은 앱을 통해 차량 문을 연 뒤 내부 스크린으로 탑승을 확인하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운전석이 비어있는 모습을 보고 제작진은 "아무도 없다. 약간 공포스럽다. 아무도 없는데 차가 움직인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무인 택시는 내부 스크린으로 냉난방은 물론, 음악 변경, 경로 확인 등이 모두 가능했다. 이를 본 출연진들은 "와, 이게 되는 거냐", "진짜 발전이 빠르다"고 혀를 내둘렀다.
반면 대한민국의 자율주행 기술은 이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에는 3차로를 주행하던 차량이 보도를 타고 올라간 뒤 차로로 복귀하다가 2차로에 있던 차량과 충돌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한문철은 "차량이 횡단보도 쪽 낮은 연석을 들이받았는데 센서가 너무 낮으면 인식을 못 할 수도 있다고 한다"며 "크루즈 컨트롤을 놓고 잠시 방심한 사이에 사고가 났는데 100% 운전자 책임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블랙박스 영상에는 자율주행 기능으로 고속도로를 달리던 차량이 정지한 공사 차량과 그대로 충돌하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블박차주(블랙박스 차량 주인)는 제작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목적지에 거의 다 온 상태였고 도로가 한가해 안심됐다. 과속 단속에 걸리지 않게 100km/h로 설정한 뒤 10분 정도 타면 되겠다고 생각해 방심했다. 잠깐 문자를 보던 찰나에 순식간에 충돌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충돌 50m 전쯤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이미 제동 거리가 안 나왔다. 내가 잘못했지만, 공사 업체의 안전조치도 문제가 있다"고 토로했다. 블박차주는 사고 지점에 러버콘이 전혀 설치가 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공사 업체에 소송을 걸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율주행을 과신하지 말라고 말만 하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문학훈 교수는 자율주행이 단계를 '비자동화'인 0단계부터 '완전 자동화'인 5단계까지 나누었을 때, 대한민국은 '부분 자동화'인 2.5단계에 멈춰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차에 탑재된 기능은 부분 자동화 단계다. 절대로 운전자 안전 시스템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4단계로 넘어가는 건 어려운 상태다. 사람으로 얘기하면 기어가고, 걸어가고, 뛰어가야 하는데 우리는 기어가는 것도 버거워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자율주행은 완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운전자는 전방을 주시하고 핸들을 잡고 발은 브레이크에 위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