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서바이벌 최강자' 이상민이 결국 스스로 게임을 내려놓았다. 11년 만에 돌아온 서바이벌 무대였고, 결승 진출을 위해 모든 일정을 비워둘 만큼 의욕적으로 준비했던 도전이었다. 그런 그가 갑작스럽게 기권을 선언한 이유는 다름 아닌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지난 7일 공개된 웨이브 서바이벌 시리즈 '피의 게임X' 7회에서는 본격적인 개인전을 앞두고 이상민이 돌연 기권을 선언하는 장면이 담겼다. "그럼 내가 한마디 해도 될까?"라며 플레이어들 앞에서 조심스럽게 입을 연 그는 "미안하게 집에 좀 일이 생겨서 오늘 기권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발표에 플레이어들은 어리둥절해했다. 이상민은 "아내하고 내일 병원을 가야 하는 일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아내의 병원 진료에 동행해야 하는 부득이한 개인 사정으로 인해 게임을 더 이어갈 수 없게 된 것이다. 촬영 당시 직접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던 이상민은 매니저를 통해 제작진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민은 "갑작스러운 일이라 모든 친구들한테 미안하지만, 그렇게 될 수밖에 없으니까"라며 동료 플레이어들에게 아쉽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자타공인 서바이벌 예능 강자인 이상민에게 '피의 게임X'는 단순한 예능 출연 이상의 의미였다. 2015년 종영한 tvN '더 지니어스 : 그랜드 파이널' 이후 11년 만에 다시 서바이벌 장르에 도전하는 무대였기 때문이다.
그는 최소 결승 진출을 목표로 모든 일정을 비워뒀다. 게임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 다른 스케줄까지 정리하고 준비했다. 실제로 프로그램에서도 든든한 맏형이자 지략가로 P1 팀을 이끌며 자신의 장기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그렇기에 기권에 대한 아쉬움은 더욱 컸다. 그는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 발생되다 보니까 미치겠더라"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또한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는데, 이거 보여줘아 되는데, 난 더 있었으면 좋았는데"고 게임을 계속 이어가지 못하는 데 대한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상민에게는 게임보다 먼저 챙겨야 할 가족이 있었다. 결승까지 가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모든 것을 준비했지만, 가족을 위해 결국 게임을 내려놓는 선택을 했다.
그렇다고 이상민의 11년 만의 도전이 실패로 끝난 것은 아니었다. 그는 '피의 게임X'를 통해 오랜만에 서바이벌 무대에 선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내가 살아있구나'라는 걸 느끼게 했던 날들이었다"며 "나오길 잘했다. 진짜 도전 안 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 일생 일대의 진짜 좋은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서바이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끝까지 살아남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의 갑작스러운 기권에 '허무하다', '김빠진다'는 반응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이상민에게 이번 선택은 패배가 아니었다. 게임보다 더 소중한 가족을 지킨 선택이었다.
그는 "이번 시즌에서는 여기서 끝이지만, 이제 나에게는 시작이다"며 "이빨 빠진 호랑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이빨 드러내는 호랑이가 되겠다"고 전했다. 게임에서는 기권했지만, 삶에서는 자신에게 더 중요한 선택을 한 이상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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