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한 층을 차지한 남성관에서 신사동 가로수길의 클럽모나코 멘즈샵까지 남자들의 놀이터가 늘고 있다. 남자들 노는 데 빠질 수 없는 이름, BMW M3도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가로수길에 ‘남자의 가게’라니, 발칙하다. 가보지 않을 수 없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비로소 이 공간을 기획한 디자이너 아론 르빈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다. 클럽모나코의 제품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 대신 빈티지 롤렉스, 알리치의 올웨더 노트북, 이탈리아 가죽 브랜드 앤더슨스의 우븐 벨트, '톰과 제리'의 척 존스 감독이 즐겨 쓴 블랙윙의 연필, 어니스트 알렉산더의 가죽 가방 등 남자들이 집착하는 대표적인 전리품이 한가득이다. 남자의 옷 방 같기도 하고, 다락방의 보물 상자 같기도 한 이곳은 클럽모나코를 중심으로 옷, 액세서리, 문구, 화장품 등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망라한 남성 전용 편집매장이다.
홍콩, 런던에 이어 3호점이 가로수길에 상륙했다는 사실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역시 문제는 상대적 박탈. 네일 숍에서 백화점 식품관까지 갈 곳 천지인 여자들에 비해 남자들의 공간이 늘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자연히 갖고 놀 장난감, 특히 가장 크고 비싼 장난감인 자동차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BMW M3는 살아 있는 전설에 속한다. 지난 28년간 M3는 4만 대 넘게 만들어지며 남자들의 추앙을 받았다. 성능도 가격도 큰 변함이 없다. 달라진 게 있다면 세월이 흐르면서 세단은 3, 쿠페는 4로 돌림자가 정리되었다는 정도? 스포츠 세단의 교과서답게 모터스포츠의 유전자와 일상의 주행성을 가장 잘 표현한 M3가 어느덧 5세대에 이르렀다.

NEW LOOK
야스 마리나 블루 컬러 효과일까? 아부다비 F1 서킷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든다. 5세대 M3의 디자인은 빼어난 성능과 핸들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M 로고가 있는 블랙 트윈 바 키드니 그릴과 세련된 트윈 헤드라이트, 세 개의 대형 공기 흡입구, BMW M 더블 스포크 휠 디자인 등 서 있기만 해도 ‘파이터’의 인상이다. 이제 그리 낯설지 않은 아가미 형태의 에어 덕트인 ‘M 길즈(Gills)’ 역시 디자인과 기능 면에서 박진감을 더한다.
ENGINEROOM
뉴 M3의 핵심은 보닛 안에 있다. 고회전 자연 흡기 엔진과 터보차저 기술의 장점을 더한 6기통 터보차저 엔진은 기존의 V8 엔진보다 약 10kg 가볍고 강력하다. 최고 출력 431마력과 최대 토크 56.1kg?m의 힘을 발휘한다. 출력과 토크는 각각 11마력, 15.3kg?m 더 높아졌고, 리터당 출력은 143마력으로 38마력 증가했다. 이는 M 디비전의 모든 모델 중 가장 높은 수치다. 7단 M 더블 클러치 변속기를 장착한 경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1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런 고성능에도 뉴 M3는 연료 소비와 배기 가스 양을 약 25% 줄였다.
RACE BLOODED
늘 그래왔듯이, 뉴 M3의 지상 과제는 인상적인 레이스 머신이었던 과거를 각인시키는 것이다. 트랙 주행에 최적화된 냉각 시스템도 바로 그런 예. 이 시스템을 통해 뉴 M3는 엔진과 터보차저 시스템, 변속기 모두 최적 온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BMW M 개발에 참여한 엔지니어들은 타고난 레이스 기질을 더욱 북돋기 위해 BMW 모터스포츠 소속의 프로 레이서들과 긴밀히 협력했다. 모터스포츠 기술을 일반 주행용으로 전환 적용하기 위해 현역 DTM 드라이버인 브루노 슈펭글러와 티모 글록이 뉘르부르크 링 북부 서킷에서의 다양한 테스트와 주행 설정 작업에 투입된 바 있다.

LIGHTWEIGHT
더 가볍고 더 강해진 차축 시스템은 성능과 직결된다. 더블 조인트 스프링 스트럿 앞 차축은 컨트롤 암과 휠 캐리어, 차축 서브프레임에 경량 알루미늄을 쓴 덕에 일반적인 차축에 비해 5kg이나 가벼워졌다. 뉴 M3를 위해 특별히 개발된 플레이-프리(Play-free) 볼 조인트와 탄성 베어링은 직접 전달되는 횡?종 방향의 힘을 최적화한다. 새로 적용된 5-링크 뒤 차축은 더욱 가벼워졌다. 모든 컨트롤 암과 휠 캐리어가 단조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휠에 위치한 부품들의 무게는 기존보다 약 3kg 줄었다. 서브프레임 내부에 위치한 리어 디퍼렌셜의 이중 탄성 탑재 방식으로 정확한 주행을 달성했고, 동시에 안락한 승차감도 잃지 않았다. 요컨대 순수 모터스포츠 기술과 일상에서의 주행 환경이 적절한 조화를 이룬 것이다.
DYNAMIC MODE
첨단 드라이브 로직이 내장된 7단 M 더블 클러치 변속기의 전자 관리 시스템은 가장 알맞은 트랙션을 위한 최적의 기어 단수를 알아서 선택해준다. 기어 변경 중에도 동력 단절이 없어 빠른 기어 변경이 이루어진다. 뒤 차축의 액티브 M 디퍼렌셜은 후륜으로 전달되는 구동력을 조절해 최적의 트랙션을 보증하고, M 서보트로닉스 스티어링 휠은 매우 스포티하면서도 직관적인 반응을 보인다. BMW M 카에만 있는 M 다이내믹 모드는 날카로운 동적 능력에 열광하는 남자들의 갈증을 해소해준다.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를 상쇄하기 위해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컨트롤(DSC)이 개입하는 동안 M 다이내믹 모드가 더욱 큰 휠 슬립을 허용해 드리프트 동작을 보다 손쉽게 하고 핸들링의 묘미도 폭넓게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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