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게이머들이 기다리던 스마일게이트의 온라인 신작 ‘로스트아크’가 정식 서비스에 돌입했다. 한동안 MMORPG 소식이 없다가, 모처럼 나온 신작이기에 자연스레 많은 사람의 관심이 몰렸다. 오픈 베타 테스트 첫 날에는 순간 동시접속자 수 25만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로스트아크’는 넓은 오픈필드를 탐험하는 MMORPG를 표방한다. 전투 시스템은 다수의 적을 쓸어버리는 핵앤슬래시 방식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이런 전투의 묘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채로운 클래스(직업군)을 도입하고 공격 방법과 자원 운영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 외에도 생활과 항해처럼 전투 외적인 재미를 선사할 콘텐츠 마련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PC방에서도 ‘로스트아크’는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다. 출시 3일만에 PC방 게임 점유율 순위에서 3위를 기록한 것이다. 기존에 출시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나 ‘던전앤파이터’ 같은 작품 외에 한동안 MMORPG 신작이 상위권에 오른 경우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눈 여겨볼 만한 성과다.

그렇다면, 실제로 PC방 분위기는 어떨까? 정말 오랜만에 이례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작품이 등장했는데, 현장에도 그 열기가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을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PC방 업주에게 직접 연락해 '로스트아크' 현장 반응을 확인했다.

놀랍게도 현장 반응은 집계된 순위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다. PC방 업주의 의견에 따르면 새로운 게임에 대한 기대로 플레이를 시도해보는 사람은 있었지만, 서버 대기 시간이 길어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마일게이트가 서비스 시작 초에 진행한 ‘PC방 출석 이벤트’도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다. PC방에서 유저가 플레이한 시간에 따라 보상을 주기 때문에 점유율 상승에 기여할 줄 알았으나, 애초에 접속이 힘든 탓에 효과를 보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에 유행하는 불법 PC방 VPN도 이런 이벤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불법 PC방 VPN을 이용하면 집에서도 PC방에 왔을 때 받는 혜택이 적용되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필요한 출석 이벤트도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PC방 활성화를 위한 이벤트가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오랜만에 MMORPG 신작이 국내 시장에 나온 터라, 이번 ‘로스트아크’에 대한 기대감은 남달랐다. 그야말로 게이머들 입장에서는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다. 최근 출시된 게임들 가운데 유독 극적인 성과를 보여준 것은 그런 기대가 많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다만, 만 단위로 올라가는 접속 대기자 수는 근성 있는 게이머들도 감내하기에는 아무래도 힘들었던 모양이다. 특히 PC방은 시간당 이용료를 내는 공간인 탓에 더욱 대기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기세를 유지하려면 스마일게이트의 운이 중요하다. 옛말에 “쉽게 얻은 건, 쉽게 잃는다”는 말이 있다. 당장 나오는 수치적인 성과들에 눈이 멀어 게이머들이 실질적으로 겪는 불편들을 빠르게 해결하지 않으면 지금 같은 즐거운 축제 분위기도 금방 사그라들 가능성이 높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