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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척척박사] 45.용어 어원사전 하나 없는 스포츠 강국?

[행정척척박사] 45.용어 어원사전 하나 없는 스포츠 강국?

발행 :

전시윤 기자
/사진제공=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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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우리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은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임시헌장을 만들 때 작성한 것을 1948년 대한민국 헌법 초안에 그대로 전승한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 정부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정신을 계승했음을 나타내는 증거로 제시된다.


대한체육회는 1920년 우리 민족을 건강한 민족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대의명분을 갖고 출범한 조선체육회가 전신이다. 조선체육회는 일제 강점기 강제 해산이 됐지만 해방 이후 다시 부활했다가 민족정기의 융성을 다짐하며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기반으로 대한체육회로 부활했다. 또한 한때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로 분리되었다가 2015년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을 통합했지만 대한체육회라는 명칭은 그대로 이어 나갔다. 조선체육회의 창립 정신을 이어나간다는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국가나 단체는 역사성과 정통성을 제대로 갖춰야 존재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대한민국과 대한체육회가 헌법 정신과 창립 취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경제와 함께 스포츠에서도 성공적인 발전 모델 국가로 평가받는다. 부존자원 하나 없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국민 경제를 일으켜 세계 10대 경제강국으로 발돋음했듯이 스포츠에서도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 한·일 월드컵을 유치하고 각종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서 세계 정상권 실력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하지만 스포츠 국력에 비해 스포츠 언어와 경기 용어 등에 대한 연구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큰 아쉬움으로 지적할만하다. 스포츠 언어의 기원과 유래에 대한 사전 하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는 스포츠 언어의 역사성과 정통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데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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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쓰는 스포츠 언어는 그야말로 '멀티 언어'이다. 스포츠용어가 대부분 영국에서 처음 만들어져 미국으로 퍼져 나갔고,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온 복잡한 역사적 요인 때문에 여러 언어를 섞어서 쓴다. 특히 일본 강점기의 영향으로 일본어의 영향이 많이 남아 있다. 대부분의 용어들은 다른 나라의 번역에 의지해 썼다. 구한말 혼란기에 이어 근대화에 들어가기도 전에 일본에 병합됨으로써 스스로 스포츠 언어를 개념화할 기회를 놓쳤다.


일본에서 해방된 이후 수십 년간 스포츠 용어 어원을 밝힐 변변한 사전 하나 발간하지 못한 것은 대단히 부끄러운 일이다. 스포츠 국력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온 국가답지 않게 스포츠 언어를 비롯한 스포츠 기본기가 선진국들에 비해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각 종목의 용어들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용하게 됐는지를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일제 강점기 현대 스포츠를 미국 선교사나 일본 등으로부터 받아들일 때 무작위로 쓰기 시작했다. 영국, 미국이나 일본 등에선 스스로 용어에 대한 이해와 고민을 거쳐 개념에 맞는 말들이 만들어졌지만 우리는 원작 없는 번역어를 그냥 썼다. 다른 나라 사람들의 번역에 의지하고 스스로 훈독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세계 스포츠 용어들은 그냥 만들어 진 것이 아니다. 각국의 역사적 상황과 문화가 스포츠에 녹아들며 나름의 역사와 복잡한 규칙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인기 종목인 야구만 해도 그렇다. 미국 폴 딕슨(Paul Dickson)의 '야구사전(The Dickson Baseball Dictionary)'에는 1만개의 야구 용어가 수록돼 있다. 풍부한 스토리와 용어 해석을 곁들이며 읽는 이들에게 재미와 정보를 제공해준다. 미국 야구 용어들은 독특한 야구 문화를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미국야구에서 시작된 용어들은 많은 다양한 표현과 단어, 반어법 등을 만들어내며 여러 분야에서 활용됐다.


1999년 미국 프로야구 올스타게임에서 '2,632경기 연속 출장'이라는 대기록으로 유명한 칼 립켄 주니어는 20세기 위대한 100인의 선수로 선정된 뒤, 보스턴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어릴 때 야구 카드로만 알았던 테드 윌리엄스, 칼턴 피스크 등과 같은 선대의 선수들을 알게 됐을 때, 가장 놀랐던 것은 비슷한 야구용어를 같이 썼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야구의 기본에 대한 이해를 같이하며 스트라이크 존 등 다양한 개념의 용어들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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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야구 용어 'team(팀)', 'ace(고수)', bench(벤치)', benchwarmer(후보)', 'bonehead(멍청이)', curveball(커브볼)', 'double play(이중 플레이)', 'fan(팬)', 'hit and run(히트 앤 런)', ''home run(홈런)', 'hot stove league(핫 스토브리그)', 'rookie(신인)' 등은 일반적으로 실용화된 영어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우리가 쓰는 야구 용어들은 대부분의 말들이 언제,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를 제대로 모르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일본식 한자어가 대부분이었고, 영어 중에도 일본식 영어가 상당히 많았다. 영어 용어도 그 뜻과 어원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쓰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스포츠 용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운동을 하는 것과 시작부터 스포츠 용어에 대해 제대로 알고 설명하면서 배우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헌법과 대한체육회가 역사성과 정통성을 확보해 국가발전에 이바지했던 것처럼 스포츠의 기본기를 담은 스포츠 용어 어원 등에 관한 정보를 담은 사전이 이제는 필요할 때이다.



-양재완 행정사법인 CST 공동 대표


문화체육 전문 행정사 법인 CST는

문화예술, 콘텐츠, 저작권, 체육, 관광, 종교, 문화재 관련 정부기관, 산하단체의 지원이나 협력이 필요 한 전반 사항에 대해서 문서와 절차 등에 관한 행정관련 기술적인 지원을 포괄적으로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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