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금종려상 등 2005년 칸국제영화제 트로피들의 향배 결정을 하루 앞둔 20일 밤(현지 시간), 비록 본상은 아니지만 우리로선 반가운 수상 소식이 나왔다. 류승완 감독의 '주먹이 운다'가 칸 병행 섹션인 감독주간 및 비평가주간 부문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Fipresci Award)을 안은 것이다.
이 상은 범세계적 영화평론가 및 저널리스트 조직의 멤버들이 세계 각국의 유명 국제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참여, 수여하는 상으로 우리나라 역시 그 회원국 중 하나다. 흔히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으로 불려지며 한국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 때 심사, 수여된다.
한편 경쟁작 중에서는 황금종려상의 유력 후보작인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히든'이, 주목할 만한 시선에서는 멕시코 아마트 에스칼란테의 '상그레' 가 가져갔다.
이번 수상의 으뜸 의의는 국내에서는 대중적 성공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한 비평적 평가를 받은 영화가 독일, 이탈리아 등 10개국 10인 평론가로 이뤄진 심사위원단으로부터 최고작으로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후보작은 무려 감독주간 21편, 비평가주간 7편 총 28편이었다.
이로써 그동안 비평적으론 그다지 우호적 평가를 받지 못해온 것이 사실인 류승완 감독이 이제 당당히 세계 평론가들의 관심권 안에 본격 진입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못지 않은 또 다른 주요 의의는 다른 국제영화제도 아닌,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는, 그래서 무려 10명이 심사하는 칸국제영화제에서 쟁쟁한 경쟁작들을 물리치고 상을 거머쥐었다는 것이다. 이전에 피프레시상을 차지한 우리 영화로는 2002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 등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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