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균동(47.사진왼쪽) 감독이 신작 '비단구두 사가지고'를 들고 오랜만에 공식석상을 모습을 드러냈다.
'비단구두 사가지고'는 오는 15일~21일 국회도서관에서 진행될 '광복60년 기념영화제'에서 첫 공식시사회를 가질 예정으로, 이에 앞서 여균동 감독은 2일 오전 11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광복60년 기념전-시련과 전진' 기자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음은 여균동 감독과 일문일답.
- 단편을 선보였던 것 외에는 영화 '미인' 이후 5년만의 신작이다. '비단구두…'를 '광복60년 기념영화제'를 통해서 첫선을 보이는 이유가 있나.
▶실향민의 가짜 고향 방문기라는 소재적 측면에서 영화제의 성격과도 맞고, 내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민정기 화백이 '광복60년 기념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하기도 해 이래저래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비단구두…'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3류 영화감독 만수(최덕문)이 사채업자에게 빌려온 돈을 갚지 못하자, 사채업자가 돈을 갚는 대신 치매에 걸린 아버지 배영감(민정기,사진 오른쪽)의 소원을 들어달라고 한다. 배영감의 소원은 북에 가는 것이다. 그래서 만수가 배영감, 사채업자의 부하인 성철(이성민)과 북한에서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떠나는 저예산 로드 무비다. 남한을 북한이라고 꾸미고, 개마고원까지 가게 된다.
- 최근 개봉한 영화 '간큰 가족'과 비슷한 소재다.
▶소재 측면에서는 비슷하지만 접근 방식은 다르다. '비단구두…'는 사실적인 로드무비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가짜 고향 방문기인만큼 블랙 코미디적 요소도 있다.
- 작품이 담고 있는 특별한 주제의식이 있다면.
▶실향이라는 하는 것은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한을 북한으로 꾸민다는 것 자체가 모두가 불구성을 가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로 우리가 고향을 간다고 해도 과거의 흔적이 남아있을 것 같지 않다. 분단이라는 것이 단순히 이산이 아니라, 남북 공히 확장된 상실을 상징한다.
-민정기 화백은 어떻게 캐스팅하게 됐나.
▶민정기 화백은 서울대 연극반 선배다. 졸업후 연극반 모임이 올린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에서 난장이 역할을 맡았었는데, 연기를 잘했다. 오히려 안알려진 얼굴을 기용하면 다큐멘터리처럼 사실적으로 보일 거라는 계산도 있었다. 민정기 화백도 부탁을 드렸더니 흔쾌히 하신다고 하더라. 연기를 잘했다.
- 촬영하면서 특이한 에피소드가 있었나.
▶지난 3월 강원도 고성에서 전쟁장면을 촬영할 때 폭탄을 터뜨렸는데 바람이 심해서 산불을 낼 뻔 했다. 서바이벌 경기장에 간 배영감이 과거의 전쟁을 회상하는 신이었는데 온 스태프가 달겨들어 불을 끄지 않았다면 큰 일날뻔 했다. 한달 후 실제로 고성에 대규모 산불이 났는데, 그걸 우리가 낼 뻔 했다.
<사진=구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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