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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히트작 속에 나문희 있다

올해 히트작 속에 나문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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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명 기자

박진표 감독의 '너는 내 운명'(사진)에서 참고 참았던 관객의 눈물이 본격적으로 쏟아지는 지점은 아마 노모(나문희)와 늦장가를 든 아들 석중(황정민)의 '음독기도' 신일 것이다.


에이즈에 걸린 며느리(전도연)가 하도 미워, 그보다도 이런 여자를 끝내 잊지 못하는 아들이 하도 못마땅해 같이 극약 먹고 죽자는 노모. 그러나 아들이 홧김에 탕그릇을 들이키자 "에고" 펄쩍 뛰는 사람이 바로 어머니 나문희였다.


최진실과 손현주가 열연하고 있는 KBS 수목드라마 '장밋빛 인생'. 이혼과 죽음을 다룬 탓에 무겁게 진행되는 이 드라마에 거의 유일하게 긴장감 팽팽한 유머를 전해주는 등장인물이 있다면 역시 최진실의 시어머니로 나오는 나문희일 것이다.


죽은 남편의 두번째 마누라(김지영)를 '쭈꾸미'라 부르면서도 그저 속수무책으로 당할 뿐인, 그러면서도 딸(안선영)과 죽이 척척 맞아 며느리 괴롭히기에 열을 다하는 나문희의 존재 역시 이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다.


하나 더. 시청률이나 화제 면에서 올해 최고의 드라마로 손색이 없는 MBC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도 나문희는 별다섯개짜리 호텔 소유자이자 CEO 나현순 여사로 나왔다. 물론 아들 때문에 속만 새까맣게 탔던 주인공 현빈의 어머니다.


이처럼 올해 제42회 대종상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관록의 배우 나문희(64)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결과론일 수도 있지만 '흥행작에 나문희가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성 싶다.


그에게 대종상을 안긴 류승완 감독의 '주먹이 운다' 역시 올해 상반기 히트작 중 하나. 특히 '신파'의 혐의를 벗을 수 없는 이 작품에서 나문희는 결국 치매에 걸려 영화 후반 손자 류승범의 눈물을 펑펑 쏟게 한 주인공이었다. 물론 지난해 영화 'S다이어리'에서 딸(김선아)의 티셔츠를 입었다가 잔소리만 듣는, 약간은 주책맞은 어머니의 모습도 잊을 수가 없다.


그러고 보면 나문희만이 아니다. 올해 두 편의 영화로 '1000만 관객 동원 배우'가 되기 일보 직전인 김수미(54)도 빼놓을 수 없다. '마파도'의 엽기할매 역, '가문의 위기'의 조폭 대모 역. 모두 '일용엄니' 김수미 아니면 할 수 없는 역할이다. 여기에 MBC 주간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에서는 프란체스카(심혜진)와 친구였으되 '카사노바'로 인해 폭삭 늙어버린 흡혈귀 이사벨 역까지.


김자옥(54)은 또 어떤가. 올해 출연 드라마가 '내 이름은 김삼순'과 '굳세어라 금순아'라면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거다. '내 이름은 김삼순'의 박봉숙 역, '굳세어라 금순아'의 김정심 여사 역. 두 작품에서 김자옥은 그녀만의 연기 아우라를 펼쳐보였다.


역시 공력 있는 배우는 선구안도 뛰어난 걸까. 아니면 그만큼 우리나라 드라마와 영화를 움직이는 중견배우층이 얇다는 걸까. 어쨌든 역할이 주연이든, 조연이든 이들 연기 잘 하는 중견배우가 없으면 성공한 드라마나 영화도 없다는 것. 그래서 나문희가 지난 대종상 시상식에서 한 수상소감은 귓전을 때린다. "요즘 어려움이 많은데 무조건 우리 영화를 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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