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작사가 바뀌는 진통 끝에 제작에 들어간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의 남자주인공 김영민이 영화사측의 일방적인 캐스팅 취소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김영민의 소속사 관계자는 27일 스타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주 영화사 관계자가 김영민에게 전화를 걸어 캐스팅 취소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제작사 측은 김영민에게 '캐스팅이 바뀔 것이니 기다리지 말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민은 영화계에서는 아직 무명이지만 연극 '청춘예찬' '에쿠우스' 등으로 인정받은 실력파. 임권택 감독은 당초 캐스팅을 결정하기 전 그가 출연중인 '에쿠우스' 공연장에 직접 가서 연기력을 확인했을 정도다.
눈먼 소리꾼 송화의 남동이자 고수인 동호 역을 맡게 된 김영민은 지난 10월 말 '에쿠우스' 공연이 끝난 뒤 다른 연극의 주연 제의도 거절하고 북 연습에 매진하며 '천년학' 준비에 힘써왔다.
제작사가 태흥영화사에서 신생영화사 키노2로 바뀌는 과정에서 속앓이도 했지만 새롭게 촬영을 기대하던 그는 캐스팅 취소 통보 하루 전날까지도 북을 배운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제작사 키노2의 이희원 프로듀서는 "제작사가 바뀌는 과정에서 출연 배우는 물론 출연하는 배우들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프로듀서는 "제작을 맡을 때부터 전반적인 캐스팅 교체 의지가 있었다"며 "3월중 촬영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2월 중으로 캐스팅을 마무리짓게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영민의 캐스팅 취소가 완전히 결정난 것은 아니다"라고 밝히면서도 동호역에 김영민을 여전히 검토중이냐는 질문에는 답을 피했다.
한국이 낳은 거장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연출작이라는 의미있는 작품이면서도 '스타 출연자가 없다'는 이유로 결국 제작사와 투자사의 외면을 받았던 '천년학'이 또다시 출연 배우를 교체하는 상황을 맞은 셈. 이는 충무로의 스타 시스템을 두번 생각하게 하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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